성령신학, 성경적으로 건전하게 정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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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이제는 성령론을 바르게 정립할 때

삼위일체론적 성령신학
유태화 | 아바서원 | 476쪽 | 30,000원

삼위일체론은 교회사 초기부터 교회 안에 큰 문제를 일으켰다.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에 관한 반복된 논쟁은 결국 싸움에서 진 상대방을 이단으로 축출하기에 이르렀고, 다른 측면에서 이는 성경이 말하는 삼위일체론을 자연스럽게 정립해 가는 과정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정립된 삼위일체론은 성경을 진지하게 믿는 모든 교회가 공통적으로 수용하는 건전한 교리가 됐다. 초기 기독교가 기독론 때문에 삼위일체론을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면, 비교적 최근 교회가 겪고 있는 교리적-실천적 문제는 성령론 때문이다.

성령에 관한 가르침 자체가 너무 빈약한 것도 문제이지만, 목회 현장에서 성령님은 하나의 에너지나 기운, 힘과 같이 비인격적 대상으로 멸시당하고 있다.

오순절주의 영향을 받은 교회에서 성령님은 신자가 언제든지 동원해 원하는 바를 이루어낼 수 있는 초자연적인 능력처럼 이용된다. 정통 삼위일체론을 지지하면서도, 성령신학은 엉망진창일 수 있는 것이 안타깝지만 지금의 기독교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유태화 박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서 ‘삼위일체론적 성령론’이라는 논문을 썼다. 당시에도 성령론은 논란의 중심에 있었는데, 그 결실로 2024년 아바서원을 통해 이 책 <삼위일체론적 성령신학>을 출간하게 됐다.

그는 2003년부터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고 있고, <하나님 나라와 광장신학>이란 책을 2022년 낸 적이 있다(아바서원, 2022).

개인적 바람으로는 성령께서 내주하고 계신 성도 모두가 성령께서 친히 성경으로 자신을 어떻게 나타내셨는지, 이 책을 통해 진지하게 연구하고 알아가기를 바라지만, 솔직히 그렇게까지 읽기 쉬운 책은 아니다.

또 대부분의 성도는 교의적인 면(실천적인 면)에 관심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분명 그 부분을 세심하게 터치하고 또 분명한 결론을 제시하지만, 성경적 교리를 충분히 쌓고 나서야 적용점을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모두에게 충분히 읽을 가치를 제공한다. 먼저 성령론을 독립적인 연구 분야로 다루기보다 삼위일체론적 관점에서 정리했기 때문에, 단순히 성령 하나님에 관한 오해를 불식하고 올바른 지식을 얻는 것을 넘어 성부 하나님과 성자 하나님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역사하고 계시는지 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저자는 1부에서 성령에 관한 이해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발전돼 왔는지 요약하는데, 이는 삼위일체론적 성령신학이 최근 만들어낸 신학 이론이 아니라 성경을 통해 초창기부터 정립해 온 정통 교리의 맥을 잇는다는 점에서 주는 의미가 크다.

둘째로, 저자는 성령론적 기독론과 기독론적 성령론을 배타적으로 다루지 않고, 20세기 전반적인 흐름에 맞춰 상호 보완의 관계로 다룬다. 쉽게 말하면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을 기초로 성령에 관해 설명하거나 반대로 성령을 중심에 두고 예수 그리스도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양방향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통합한다는 말이다(2부).

셋째로 저자는 성령의 사역을 다루는데, 창조(3부), 구원(4부), 교회(5부), 그리스도인의 삶을(6부) 각각 다룬다. 여기서 실천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이슈가 될 만한 것은 바로 신사도개혁 운동(오순절 운동), 그리고 은사 활용의 문제다.

전반적으로 저자는 마틴 로이드 존스가 가지고 있던 관점과 유사한, 성령께서 일으키시는 부흥의 요소를 인정하지만 신자가 성령을 이용하여 주체적으로 일으키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저자는 오늘날 특별한 사도를 일으켜 온갖 성령의 초자연적 능력을 일으키는 현상을 경계하지만, 거듭난 신자라면 누구나 성령께서 언제든 역사하실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 둔다. 한국에 있는 많은 교회에서 성령님은 언제든지 불러내 병을 고치고, 방언을 하고, 귀신을 쫓아내고, 신비로운 일을 행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조종 대상이다.

저자의 교의적 연구 결과를 반영한다면 그런 일은 성경적 지지를 받을 수 없으며, 당장 멈춰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미건조하고 아무것도 바라거나 기대할 수 없는 신앙을 고수하라는 것이 아니다.

“회중 가운데 설교자를 세우고, 회중의 영육 간의 필요를 살피는 장로를 세우며, 회중의 실제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집사를 세움으로써 성령께서 당신의 교회를 살피고 양육하시기 때문이다. 특별히 성령께서 설교를 사용하여 회중을 그리스도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에로 소환하심으로써 기억을 새롭게 하고 마음을 다잡으며 새로운 헌신에로 돌려놓는 일을 감행하여 또 한 주간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특별한 문제 상황에 직면한 회중을 위해 설교를 듣는 과정에서 그의 특별한 상황에 개입하시고 들려지는 말씀을 매개로 사용하여, 고민하고 분별해야 하는 일에 대한 실존적인 교훈을 이끌어내시고, 결단함으로써 하나님의 백성으로 일상을 살아가도록 구체적으로 도와주시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성령께서 은사로서 예언을 사용하시는 공적 과정이다”(390-391쪽).

존 맥아더 목사는 <다른 불>이란 제목의 콘퍼런스와 그 결과물인 책을 통해, 오늘날 가장 모욕당하시는 하나님의 위격이 성령 하나님이시라고 고발했다. 2014년 출간된 책이지만, 그 고발은 지금도 유효하다. 지금도 일상에서 매주 예배당에서 성령 하나님에 관한 오해와 오용은 반복해서 발생한다. 이것을 바로잡는 일은 교리적이고 실천적인 면에서 모두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 성경적으로 성령신학을 건전하게 정립한 책이 있다. 이 책은 교의적인 측면에서도 유익한 교훈을 제시한다. 삼위일체론 안에서 성령을 바르게 다룬다. 이 책을 진지하게 읽어보라. 그리고 당신의 삶에서, 당신이 속한 공동체 안에서 성령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예배하라.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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