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비대면 예배라니… 눈물부터 난다
종교시설, 현저히 형평성 어긋난 조치
거리두기 준수하되, 유연한 대처 필요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소강석 목사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소강석 목사. ⓒ크투 DB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이자 예장 합동 총회장인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방역당국의 교회 예배에 대한 일방적 결정에 강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소강석 목사는 11일 주일예배 후 “하나님 은혜로 오늘 주일예배를 5번 인도했다. 앞으로도 1번의 예배가 남아 있다”며 “또 비대면 예배라니 눈물부터 난다”고 SNS를 통해 전했다.

소 목사는 “이런 4차 유행을 막기 위한 정부의 조치, 전혀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며 “지금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함께 우려하는 시기이고, 수고하는 방역본부와 의료진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제까지 방역당국이 교회에 희생만 요구하는지, 참담하기 그지없다. 이번 4차 유행의 원인도 정책 실패에서 기인했다고 본다”며 “과거 5단계에서 4단계로 지침을 변경하면서 과다한 홍보를 함으로써, 심리적 위안을 가져온 것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강석 목사는 “사실 방역 4단계를 설계할 때, 최종 단계인 4단계는 실제 시행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해서 디테일한 행동 지침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방역 전략은 수도권 3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 정도가 적절했다고 본다”며 “수도권 4단계를 시행하더라도 핀셋 지침이 없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소 목사는 “교회를 비롯한 종교시설의 경우, 4단계 강화의 원인 제공자들이 절대로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그 중에서도 교회가 가장 혹독한 피해를 겪게 됐다”며 “왜 종교시설을 필수 생활시설과 너무 현저하게 (다르게) 조치함으로써, 형평성이 어긋난 방역조치를 하는지 저는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개탄했다.

새에덴교회
▲11일 방역수칙을 준수한 새에덴교회 주일예배 모습.
그는 “저는 예장 합동 총회장이 되고 한교총 대표회장으로 섬기면서, 안전한 예배를 드리는 운동을 실천해 왔다. 저를 비롯한 한교총 지도부는 일부의 극렬한 반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백신접종을 홍보하고 저 자신부터 먼저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했다”며 “그런데 이번에 백신 인센티브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종교시설을 비대면으로 하라는 조치는 너무 황당하다”고 했다.

또 “한교총은 코로나 확산 조짐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7대 방역수칙을 마련해, 전국 교회에 권고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중대본이 너무 성급하게 결정을 하는 바람에, 우리나라 1대 종교인 한국교회는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며 “교회가 방역에 앞장서는 것도 이해하고 감염의 진원이 되지 말아야 하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한교총은 안전한 예배 운동 캠페인을 해온 것”이라고 항변했다.

소강석 목사는 “그러나 방역본부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조치를 하면, 저를 비롯한 한교총 지도부의 리더십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고 본다”며 “지금까지 대부분의 한국교회들이 한교총의 권고와 지침을 잘 따랐는데, 이제 산발적으로 방역본부의 지침을 따르지 않고 저항을 하는 사례들이 나타날지도 모르겠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미 가톨릭 교회에서는 비대면 종교 활동을 수용했지만, 20명 이내의 미사를 드리도록 전국 성당에 지침서를 보냈다”며 “20명 방안은 과거 비대면 시절에도 적용을 해본 케이스이다. 100석 미만의 교회는 10명 이내, 100석 이상의 교회는 20명 이내로 예배를 드린 경험이 있다”고 소개했다.

소 목사는 “그러나 수천 석 이상의 교회는 거리두기를 철저히 하되, 조금 더 모일 수 있도록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관제적·도식적 방역은 종교계에 더 많은 심리적 저항과 정서적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대본에서도 예배의 존엄과 신성함, 그리고 종교인들의 정서적 환기와 영적 호흡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셔야 한다”며 “물리적 방역과 동시에 정신적, 심리적, 영적 방역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짚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