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 성탄트리
본문: 누가복음 2장 8-20절

‘구주 성탄’ 하면 우리에게는 마리아와 요셉, 별을 보고 멀리 동방에서 찾아온 동방박사들, 그리고 이 기쁜 소식을 처음으로 전해들은 목자들이 떠오릅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 우리는 별을 찾아 아기 예수께 예물을 드린 동방박사들보다, 목자들에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당시 주목을 받지 못하는 목자들이 구주 성탄의 소식을 가장 먼저 들었다면, 이는 그냥 지나칠 문제가 아닙니다. 그만큼 중요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을 배경으로 ‘구주 성탄과 목자들’이라는 제목으로, 부제(副題)로는 ‘목자들이 구주 성탄의 소식을 왜 처음 들었나요?’로 질문해 답변하는 형식으로 묵상하고자 합니다.

1. 말없이 자기의 일을 감당했던 목자들

목자들은 말없이 자기 일에 충실했기 때문에, 행운의 소식을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그 지역에 목자들이 밤에 밖에서 자기 양떼를 지키더니 주의 천사가 곁에 서고 주의 영광이 그들을 두루 비추매 크게 무서워하는지라 천사가 이르되 무서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8-10절)”.

이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구세주가 탄생한다는 소식을 가장 먼저 들은 사람은 목자들이었습니다. 최고의 소식을 가장 먼저 들었다면, 그만큼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목자들에 대하여 ‘아 목동아’의 노래가사의 주인공쯤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알퐁스 도데의《별》에 나오는 뤼브롱(Lubron) 산에서 양을 치는 목동도 아닙니다. 이들은 멸시와 천대를 받으며 살아가는 하층 계급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자들이 왜 구주성탄의 소식을 가장 먼저 들었을까요? 개인적으로 그들이 말없이 자기의 일을 감당하는 성실한 점에 주목합니다.

목자들은 묵묵히 자기의 일을 감당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밤늦게까지 들에서 양떼를 지키며 살아가는 고달픈 생활이었습니다. 그런 목자들에게 천사가 나타나, 인류 최대의 ‘특종 뉴스’인 구주 성탄의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이는 목자들처럼 성실하게 살아간다면, 우리에게도 놀라운 행운이 올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2. 행동하는 믿음을 가졌던 목자들

목자들은 행동하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었기에, 구주성탄의 소식을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천사들이 떠나 하늘로 올라가니 목자가 서로 말하되 이제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께서 우리에게 알리신 바 이루어진 일을 보자 하고(15절)”.

그들은 빨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인 아기를 찾았습니다. ‘빨리 가서’라는 단어는, 지체함 없이 곧바로(at once) 행동으로 옮겼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가서 본다’라는 말은 이론도 연구도 아닌, 행동을 나타냅니다. 실로 목자들은 예언의 말씀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지체함이 없이 곧바로 베들레헴으로 찾아갔기 때문입니다.

목자들은 오직 하나, 예언자를 통해 약속하신 메시야를 대망하는 인내의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천사가 전한 구주 성탄의 소식을 전하게 됩니다. 실로 그들에게는 가슴이 벅찬 소식이요, 감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는 행동하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놀라운 축복을 체험한다는 말씀입니다. 이는 그 옛날 파스칼이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은 과학자나 철학자의 하나님이 아니다”고 말한, 바로 신앙의 체험을 일깨우는 중요한 교훈입니다.

3.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믿음을 가졌던 목자들

목자들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믿음을 가졌기 때문에 구주 성탄의 소식을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빨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놓인 아기를 찾아서 보고 천사가 자기들에게 이 아기에 대하여 말한 것을 전하니 듣는 자가 다 목자들이 그들에게 말한 것들을 놀랍게 여기되(16-18절)”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20절에는 “목자가 자기들에게 이르던 바와 같이 듣고 본 그 모든 것을 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찬송하며 돌아가니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목자들이 예언의 현장을 찾아 예언이 이루어진 사실에 대해 확인하고, 듣고 보았던 모든 것을 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영광을 돌린다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다는 말입니다.

목자들이 현장을 찾아서 확인하고 나서 취한 행동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큽니다. 목자들은 그 엄청난 사실을 확인한 장본인들이었지만, 그것을 자신들이 유명해지는 기회로 삼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이 ‘특종 뉴스’를 전한 주인공이라고 떠들어대지 않은 것입니다.

그들은 오로지 주님만 높였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주님을 빙자하여 생색을 내고, 결과적으로 자기의 이름을 스스로 높이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목자들에게서는 오직 하나님만 기쁘시게 하는,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는 믿음이 높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지, 언제나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려야 한다는 교훈입니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가는 인생의 길에서 저와 여러분이 목자들이 가졌던 믿음을 소유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놀라운 축복을 체험하는 기적의 주인공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하십시다!

“주님! 우리도 목자들처럼 언제나 묵묵히 사명을 감당하게 하소서! 듣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사람들이 되게 하소서! 그리고 주님의 일을 이루는 때마다 나는 없어지고 주님의 이름만 높이게 하소서! 목자들과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반드시 복을 내리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