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미술관은 영이 나광호 작가의 ‘겨울 호랑이 냄새 Winter Tiger Smell’ 展을 오는 23일부터 12월 15일까지 개최 중이다.

국민대학교와 동대학원의 회화 전공을 졸업한 나광호 작가는 2006년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기독미술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이후 인천국제공항모빌아트공모전 대상, 이랜드문화재단 최고인기상을 수상, 경기도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에서 단체전과 개인전, 레지던시를 진행해며 다양한 대중과 소통해왔다.

영은미술관의 아티스트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나광호 작가의 유화, 수채화, 판화 등의 평면에서 오브제까지 폭 넓은 작업 65점을 한 자리에 모았다.

나 작가는 어린아이들과의 미술수업을 많이 한다. 이 미술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유명한 그림들을 보여 주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창작할 수 있도록 ‘보고 그리기’를 한다. 작가는 아이들의 그림을 한 번 더 ‘보고 그리기’ 한다. 알려진 대가들의 작품을 ‘빌려와서’ 아이들의 눈으로 ‘해체’하고 다시 작가의 전문적인 눈으로 그것을 ‘재조합’하는 것이다.

그는 유화뿐 아니라 판화와 오브제 작업에서도 이와 같이 아이들과의 협동 작업을 한다. 그는 아이들의 그림을 실크스크린해 입체 조형물 외관에 조합하고, 입체를 다시 사진으로 촬영해 평면으로 만들고, 평면 사진을 실크스크린한 다음 색을 칠해 음영을 더해 입체적으로 만든다.

작가의 이러한 작업 방식에 대해서 듣고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은 이 예술작품의 가치,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저작권의 문제를 생각할 때 이 작품이 누구의 것인지, 원본이라고 할 수 있는 ‘명화’와 ‘아이들의 작품’과의 차이점 등의 문제 등 이런 애매모호한 지점에 나광호 작가가 의도한 점이 드러난다.

그는 “기술복제의 시대에 타인의 손과 눈을 빌어 예술의 원본성, 고유성, 오리지널리티란 유효한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에디션이 가능한 작업 방식을 통해 차용, 이미지에 대한 해체와 조합이 작업의 프로세스”라며 “나에게 없는 구불구불하고 틀린 형태의 선, 그리기의 원형에 대한 모습과 미술사를 통해 훈련 된 색채들과의 관계 맺기가 되는데, 이것이 회화성을 담보하고 다른 층위로 감각을 이동시키며 작가는 지속 가능한 편집자로서의 역할을 자처한다”고 했다.

한편 ‘겨울 호랑이 냄새 Winter Tiger Smell’ 展은 영은미술관에서 오는 12월 15일까지 열린다. 월요일은 휴관이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다.

이밖에도 나관호 작가는 오는 30일까지 구리시청소년수련관에서 나광호 프로젝트 ‘茭脗挏(교문동) 프로젝트 : 밀었다 당겼다 맞은 꼴’을 전시 중이다. 관람시간은 월-토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30분,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