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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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회를 한 주간 남기고 힘내라고

해맞이찬양대원(주로 노숙인으로 구성된 찬양대) 앞에서
지휘자에게 금일봉을 전달했습니다.

수년간을 찬양을 하며
음악회 무대에서도 연주를 하는 것이
너무도 소망스럽고 기뻐서
봉투를 준비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오후가 되자
최고 연장자가 대표로 다녀오라 했다고
제게 찾아와 묻는 것이었습니다.

"목사님, 오늘 아침 지휘자에게 봉투를 주셨는데
누구에게 준 것이냐고 난리가 났습니다.
우리에게 준 것이면 왜 우리에게 (현금으로)
주지 않는 것입니까?"

마치 지휘자가 떼먹은 듯이
말하는 것입니다.

"나는 지휘자에게만도
대원에게만도 준 것이 아닙니다.
모두에게 드린 것입니다.
오는 금요일 연습하실 때에
지휘자님께서 대원들을 위하여
필요한 간식이나 여타 필요한 것을
해드리라고 전한 것입니다. "

밤에 지휘자님으로부터 메시지가 왔습니다.
얼마 받았느냐고까지 물어왔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마다 절망을 겪습니다.
"빵만으로 돈만으로
인생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이 있어야 한다고
그토록 노래했건만!"

그 궁핍한 속이 은혜로 채워지기 전까지
과연 별 도리가 없는 것인가!
그날이 속히 오기만을 기도합니다!

*오늘의 단상*

배는 항구에 있을 때에 가장 안전하지만
이는 배의 존재 이유가 아닙니다. <괴테>

* '산마루서신'은 산마루교회를 담임하는 이주연 목사가 매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깨달음들을 특유의 서정적인 글로 담아낸 것입니다. 이 목사는 지난 1990년대 초 월간 '기독교사상'에 글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홈페이지 '산마루서신'(www.sanletter.net)을 통해, 그의 글을 아끼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