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담치료연구소 소장 김충렬 박사님께서 핵가족 시대에 아이들을 잘 키우길 원하는 부모들을 위한 세미나를 6월부터 개최합니다. 김충렬 박사님은 그간 많은 상담과 연구를 통해 아이들의 문제 행동을 개선해 왔습니다. 그 '맛보기'를 본지에 공개합니다. -편집자 주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부모와 마음이 맞지 않는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아이의 양육을 힘들어한다. 부모들은 대개 고분고분하게 말을 잘 듣는 아이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을 잘 듣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고통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원인을 잘 분석하면, 그렇게 어려운 문제만은 아니다. 아이들이 부모님과 마음이 맞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실 부모님이 아이의 욕구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이런 아이들은 얼굴이 아이처럼 순수하거나 편안해 보이지 않고, 대체로 화난 표정을 하고 있다. 이들은 언제나 불만스런 표정을 보이거나 언제라도 저항할 태세를 갖고 있으며, 웃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자기의 방식대로 뭐든 하려 한다.

심한 경우 욕설을 퍼붓거나 일탈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는 부모의 말을 거역하고 행동으로 말하는 것인데, 이들은 대개 부모에게 차별의 대상이 되는 아동일 수 있다. 집단에서 두드러진 아이이고, 행동통제에 어려움을 보인다 등의 특징이 있다.

부모들에게는 아동이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기를 바라는 심리가 있다. 그것이 양육에 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부모의 양육적 자세는 자연스러울수록 아동에게 좋다. 부모의 양육 태도가 자연스러울수록, 아이도 억지나 무리 없이 성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모의 자연스러움은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드러난다. 아동은 부모의 마음을 비쳐주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원만한 양육을 하고 있다는 의미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아이가 말을 잘 듣지 않는 것으로 드러난다.

이와 함께, 아동이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원인을 심리적 관점에서 다음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부모의 심리적 억압

첫째로 '심리적 억압'에 의한 현상이다. 아동이 심리적으로 억압되면 부정성이 작용돼 자연스러운 행동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억압(抑壓)은 심리적으로 강한 힘에 의해 눌리는 현상이다. 실제로 부모의 억압은 아동에게 부자연스러운 행동과 제한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억압(repression)은 사전적으로 '기(氣)를 펴지 못하도록 인간의 행동이나 자유 등을 강제로 억누르는 것'이다. 아동이 어떤 강한 힘에 의해 눌리게 되면 생각이나 행동이 자연스럽지 못하게 된다. 나아가 부모의 억압은 아동의 정신장애를 유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극적인 아이, 비굴한 아이, 굽신거리는 아이, 걱정 많은 아이, 심지어 성욕을 표현하거나 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아이들이 주눅 들고 두려움과 창피함을 느끼며 소극적으로 자랄 수 있다.

2. 아이의 욕구불만

둘째로 아이의 '욕구불만'에 의한 결과이다. 욕구불만은 아이가 부모의 말에 부정적으로 대응하게 만든다. 아이에게 욕구불만이 일어나면 부모의 말을 거부하거나 거절하는 행동이 일어난다.

아이의 기본적인 욕구는 반드시 충족돼야 한다.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심각한 정신장애가 유발되기 때문이다. 아이의 기본적인 욕구란 먹고, 갖고, 놀고 싶은 것이 다다. 아이는 먹는 욕구를 일단 충족해야 하고, 다음에 소유욕구, 그리고 놀고 싶은 욕구가 충족돼야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이런 욕구는 어떤 환경에 따라 가능할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지만, 불충족의 경우 상응하는 심리적 장애가 발생하기에 부모에게 상당한 지혜가 요구된다. 이런 세 가지 중 어느 것 하나라도 불충족되면 욕구불만이 초래된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가 강의하고 있다.
3. 부모의 지나친 양육 기준

셋째로 부모의 지나친 '양육 기준'이다. 그것은 아동에게 자주 좌절과 실패를 경험하게 만들어, 아동에게 무력감을 초래하는 요인이 된다. 부모의 양육 기준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 아이들은 자연·심리 환경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게 된다. 처한 환경이 원만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모의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아동에게 부모가 좋은 점수를 줄 리 없다. 이런 부모들은 배려심이 결여돼 있고 엄격하다. 아동의 형편을 생각하기보다, 자신의 기준에 부합되는가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

나아가 양육 기준이 높으면 부모들은 아동을 향한 요구가 많아진다. 기준과 요구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그 기준과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뜻이다.

아이가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자신을 반성할 필요가 있다.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도 보인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세미나 정보(12주 과정)
일시: 6월부터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30분-낮 12시
장소: 한국상담치료연구소 강의실
문의: 02-2202-3193, 010-3108-6954

김충렬 박사(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