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KWMA 국제총무. ⓒ크리스천투데이 DB

김연수 KWMA(한국세계선교협의회) 국제총무가 “한국선교는 지금 뼈를 깎는 듯한 개혁을 단행해야 할 시점에 다가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7차 한인세계선교사회(KWMF) 지도력 개발회의에서 ‘한국선교의 구조적·사역적·개인적 측면에서의 문제와 대안’이라는 발표를 통해 이 같이 지적했다.

김연수 국제총무는 “한국의 교회와 선교는 세계 기독교 역사에 자타가 공인할 만한 발전과 성과를 내왔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이제는 그러한 놀라운 성과와 발전 뒤에 있었던, 우리가 이미 알고 있었거나 미처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점들을 찾아 뼈를 깎는 듯한 개혁을 단행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문제점들이 그 동안의 열매와 성과를 무로 돌리거나, 아니면 한국선교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교회에도 큰 성장 저해 요인이나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 국제총무는 한국선교에 대해 구조적·사역적·개인적으로 측면으로 나눠, 각각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먼저 ‘구조적’ 문제에 대해 ▲성장주의 및 성과주의 ▲‘분열’과 ‘연합의 부족’ ▲선교담론의 취약성 ▲고비용 구조 등을 꼽았다. 특히 분열에 대해서는 “첫째로 교단의 분열, 둘째로 개교회주의, 셋째로 선교단체의 분열 때문”이라고 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안들로는 ▲문제의 본질을 인식하고 회개하며 기도할 것 ▲구조적인 해결책을 만들 것 ▲‘한국 선교의 생태계’를 생각할 것 ▲미전도종족 개척선교를 할 것 ▲건전한 선교담론 형성 및 청년층 선교동원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 ▲복음과 본질에 대한 선교교육을 강화할 것 등을 제시했다.

‘사역적’ 문제점으로는 ▲사역의 종류 ▲사역의 방법 ▲준비와 의식 등을 지적했다. 그 중 사역의 종류에 따른 문제점으로는 “교회 개척에 있어서 가시적 성과에 대한 지나치게 집중하고, 현지인도 할 수 있는 일에 많이 관여하며, 현지 사역자를 키우는 사역이 미약하고, 현지 상황에 맞춘 선교 사역이 결여돼 있으며, 각 교단별 사역이 서로 중첩된다”고 했다.

사역의 방법에 따른 문제점으로는 “사역과 상황에 대한 연구 없이 사역에 매진하고, 돈 중심의 프로젝트 사역에 열심이며, 선교사 자신의 영역을 보여주는 사역에 집중하고, 선교사들 간의 협력이 부족하며, 현지 교회와의 협력이 부족하고, 대도시에서의 사역에 지나치게 집중하며, 사역에 대한 자료화 의식이 미약하다”고 했다.

준비와 의식 측면에서의 문제점으로는 “선교사 정체성과 역할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고, 전문적인 사역 훈련이 미약하며, 협력적이라기보다는 경쟁적 사역 태도를 지니고, 현지에 한국교회의 지부를 세우는 듯한 자세를 갖고 있고, 훈련에서부터 타문화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가 부족하며, 현장에서의 문제점들에 대한 문제의식이 결여돼 있고, 현지 언어 습득의 중요성에 대한 의식이 미약하다”고 했다.

그는 해결책으로 ▲선교사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한 교육 강화 ▲타문화와 상황에 대한 철저한 교육 ▲선교지와 선교지 사람들에 대한 연구와 상황에 맞는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 강화 ▲초교파적·초단체적 협력에 대한 의식 강화와 방안 모색 ▲프로젝트보다는 사람을 키우는 사역에 매진할 수 있도록 훈련 ▲선교지 사역에 대한 자료화 강화 ▲훈련에서부터 “하나님 나라 의식” 고취 ▲자신학화와 자선교학화의 필요성 강조 등을 제시했다.
 
‘개인적’ 측면에서는 ▲한국인의 특성 관련 ▲선교사 훈련 부족 ▲한국 문화 관련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협동심이 부족하고, 완고하며, 보여주기식 사역을 하고, 지구력이 약하며, 비합리적·비전문적·감정적·즉흥적이고, 사람을 키우지 않으며, 타문화와 현지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자기 사역에 대한 해석이 없고,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 등을 그 예로 꼽았다.

그 해결 방안으로 ▲언어 습득, 선교사와 사역에 대한 이해, 나 중심의 세계관과 사역관 극복, 사역 전문성 강조, 자기평가 강조 ▲선교지 내에서의 전진 배치로 사역지와 사역 종류를 다양화하고 차별적 사역 실시 ▲아이들 교육 문제를 해소하고 차세대 사역자를 배출하기 위해 한국형 국제학교 설립 ▲선교사 친교회를 협의회로 전환하고 어느 정도의 중재권 부여 ▲사역지와 주거지의 일원화를 독려해 피상적인 사역 지양 ▲처음부터 이양을 염두해 두고, 사역 후배와 현지인 간 합리적인 리더십 이양 ▲한국의 영향력을 최대로 사용하는 선교를 지양함 등을 제시했다.

김 국제총무는 “사역적이고 개인적인 문제들은 결국 한국선교의 구조적인 면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며 “문제 해결에 있어서 그 어떤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일을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지일 것이다. 정말 한국선교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깊이 통감하면서 그것을 극복하자고 하는 뜻과 마음만 있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7차 KWMF 지도력 개발회의 참석자들. ⓒKWMF 제공

한편 지난 2월 24-27일 한인 선교사 15년차 이상의, 각 지역을 대표하는 선교사 지도자들 270명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모여 ‘KWMF(세계한인선교사회) 제7차 지도력 개발회의 및 중앙총회 선교대회’(대회장·대표회장 김종국 선교사, 사무총장 안성원 선교사)를 개최했다. 

“한국교회의 반성과 혁신”이라는 주제와 “한국선교의 미래를 준비하라”는 부제 및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사 43:19)라는 주제성구로 진행된 이 행사에 대해, 참석자들은 “하나님의 은혜가 크게 임한, 역대 최고의 대회였다”고 평가했다.

참석자들은 주제에 따라 그 동안 한국선교의 성장과 함께 부각된 병폐와 문제점들을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통렬한 지적과 방향 제시를 했다. 또한 아침·저녁집회에서는 영성 회복와 회개의 시간이 이어졌다. 주요 발제와 분과별 소그룹 발제에서는 선임선교사들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양한 주제들을 심도 있게 다뤘다. 

이번 대회에는 미국의 KWMC(기독교한인세계선교협의회) 고석희 사무총장, 한국 KWMA 정책위원들, 각 교단 선교부와 선교단체의 실무대표 등도 참석해 선교 현장과 한국과 미국이 선교 연대를 이뤘다. 또 해방 이후 1호 선교사인 최찬영 선교사(1955년 태국 파송)도 참석했다.

주강사로는 한국에서 이영훈 목사(한기총 대표회장, 여의도순복음교회), 김승욱 목사(세계변혁운동 대표, 분당 할렐루야교회), 박은조 목사(은혜샘물교회), 류정길 목사(제주성안교회), 정현기 원장(세계로병원 원장), 미주에서는 한기홍 목사(미주교회협의회 회장, 은혜한인교회), 정민용 목사(커버넌트펠로우십교회), 선교사로서는 임종표 선교사(케냐 주재 선교사), 박기호 선교사(풀러신학교 교수), 이재환 선교사(컴미션 대표, 전 감비아 선교사), 고석희 목사(KWMC 사무총장), 한정국 선교사(KWMA 사무총장), 김종국 선교사(KWMF 대표회장), 송충석 선교사(KWMF 공동회장), 김연수 선교사(인도네시아, SMI) 등이 나선다.

이번 대회에서는 KWMF의 로드맵을 담은 선언문을 작성·발표하기도 했다. 한인세계선교사회는 한국에서 파송한 26,677명(2014.12.31 현재)의 선교사들로 구성된 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