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을 갖고 금품수수 사실을 양심선언한 김화경 목사. ⓒ류재광 기자
길자연 목사측이 합동 교단 내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경선에 이어, 선거 당일에도 금품을 살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길자연 목사측은 이에 대해 강력히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기총 개혁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칭, 이하 비대위) 공동대책위원장이자 한기총 제21회기 스포츠위원장을 역임한 김화경 목사(예장 합동)는 15일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품수수 사실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비대위 공동대책위원장들인 (가나다 순) 김병근 목사, 이광원 목사, 이은재 목사가 동석했다.

그는 “2010년 12월 21일 오후 1시 50분경 기독교연합회관 3층 회의실에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투표를 위해 도착했고, 그곳에서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길자연 목사의 선거운동본부장 H 목사를 투표장 입구에서 만났다”며 “그는 즉시 저를 동 건물 4층 화장실로 데리고 가서 50만원(5만원권 10장)이 들어있는 봉투를 건네주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H 목사가 “차비 해라,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김화경 목사는 “그 당시 현장에는 한기총 실행위원 P 목사가 지켜보고 있었으며 상임위원장 K는 4층 계단까지 따라왔으나, H 목사의 제지로 다시 회의장으로 돌아가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김화경 목사는 기자회견 배경에 대해 “한기총 제22회기 대표회장을 선출하는 투표 현장에 있었던 실행위원으로서 하나님과 한국교회 앞에 목사의 양심으로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고뇌 끝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선거 당일 있었던 사실을 아뢴다”며 “더 이상 하나님의 공의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들이 발생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모든 희생을 감수하고 한없이 부족한 죄인 중의 괴수인 목사로서 하나님 앞에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금품 수수 당시가 아닌 지금에 와서야 양심선언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한기총의 금권선거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에, ‘선한 일에 쓰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었다”며 “그러나 한기총 개혁의 목소리를 내는 총무들을 난동자라고 비방하고 해임·추방해야 한다는 불법 문자를 보내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기총 비대위 공동대책위원장 김병근 목사, 이광원 목사, 이은재 목사도 동석했다. ⓒ류재광 기자

기자회견에서 이은재 목사는 “조합장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나 한기총 회장 선거라도 선거법을 위반하면 모두 검찰의 처벌을 받도록 되어 있는 것이 현행 선거법”이라며 “길자연 당선자께서는 이광선 대표회장께서 금품 살포에 대해 양심고백한 것과 같이 조속한 시일 안에 양심을 고백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목사는 “비대위는 길자연 당선자를 타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한기총의 불법과 타락선거를 바로잡고, 한국교회에 공의와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라며 “순수하게 외치는 비대위의 한기총 개혁을 방해하고 음해한다면, 지금보다 더욱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폭로된 내용에 대해 당사자인 H 목사는 “김화경 목사가 누군지도 모른다”며 “(금품수수는) 모두 사실무근이며, 이에 대해서는 고발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