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신학과 문화’를 가르치고 있는 로버트 존스턴 박사(Robert Johnston)와 캐서린 바르소티 박사(Catherine Barsotti) 부부가 3일 홍대 IVF 세미나실에서 열린 ‘영화와 영성’ 세미나에서 영화와 기독교 신앙에 대해 강연했다. 행사는 풀러신학교와 IVF가 공동주관했다.

▲로버트 존스턴 박사. ⓒ신태진 기자

먼저 로버트 존스턴 박사는 ‘영화 속에 나타난 신’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미국의 사회학자 조지 바나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성인 중 20%가 영적 체험의 통로로 예술과 문화생활을 한다고 말했다. 이 수치는 2025년이 되면 35%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영화가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물어볼 때, 영적 변화를 체험한 사람,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한 사람, 하나님을 만나지는 못했으나 교육적 의미를 발견한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캐나다에 방문했을 때 목회자로서의 삶을 준비하던 한 부부를 만났는데, 그들은 펭귄과 관련된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고 ‘하나님께서 멍청한 펭귄도 돌보아 주시는데 우리도 분명히 돌보아 주실 것’이라며 안정된 사역지를 뒤로하고 교인이 별로 없는 지역에 가서 개척할 것을 결심했다. 또 어떤 사람은 인생이 망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보고, 심리학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방법을 연구하고 삶의 진로를 바꿨다”고 영화를 통해 삶이 변화된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2차 세계대전 중 유머를 통해 가족의 생명을 구하는 유대인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라이프 이즈 뷰티풀(인생은 아름다워)’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버지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려줬다. 그러나 저에게는 교육 이상의 영적 만짐이 있는 순간이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영화가 영적이다. 하나님께서는 영화를 통해서도 계시할 수 있다. 그러나 교회는 이를 듣지 않고 지나침으로, 삶이 더 안 좋아지기도 한다. 우리는 영화 또한 하나님께서 만드신 창조질서에 속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화에 관한 논의에서 열쇠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눈’이라고 생각한다. ‘교만한 눈인가 사랑이 가득한 눈인가’에 따라 영화의 받아들이는 정도가 달라진다. 영화가 나에게 영향을 미치도록 마음을 여는 사람이 있다. 먼저는 영화를 따뜻하게 받아들이고 비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영화가 영적인 도구가 되려면 먼저는 듣고 보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캐서린 바르소티 박사. ⓒ신태진 기자

캐서린 바르소티 박사는 ‘교회 사역과 영화’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미국의 목사님들은 서서히 시각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비주얼 스토리텔링’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 같다. 교회에서도 소그룹제자훈련 등을 통해서 영화를 실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저희 부부는 이웃을 초청해 식사도 함께하고 영화도 보고 있다. 영화 시청 소감을 나누는 시간에 저는 그리스도인의 관점에서 내용을 나눈다. 그들을 설득해서 기독교인으로 만들겠다고 작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에게 신앙적인 영향을 미친다. 제가 중국에 방문했을 때, 무신론자였던 한 여학생은 ‘라이프 오브 파이’라는 영화를 보고 ‘신이 있다’는 의식을 갖게 되어, 교회에 나가 하나님을 찾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 그는 “저는 미국에서 은행원으로 일하던 중 멜 깁슨 주연의 ‘가장 위험한 해’라는 영화를 보고, ‘이 현실 가운데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고 스스로 질문하고, 다른 방향으로 은사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그 영화는 특종만을 추구하던 한 기자가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도우면서 그들과 진정한 인간적 관계를 맺어가는 내용이었다. 영화가 제 삶에 촉매제가 된 것”이라고 간증했다.

로버트 존스턴 박사는 풀러신학대학원 ‘신학과 문화’ 교수로서 ‘영화와 영성’(IVF)을 비롯하여 많은 책을 저술했으며, 문화와 예술, 영화, 연예 산업, 현대 소설, 연극 등 다방면에 걸쳐 신학적 연구를 하고 있다. 캐서린 바르소티 박사는 평생 경제학과 신학을 접목하는 작업을 해 왔으며, 다양한 비즈니스 경험이 있고 신학과 윤리학, 영성 분야에 대한 강의는 물론 영화 평론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