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일에 목사들이 사찰에서 축가 부르고 불경 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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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한림원 제5차 학술대회 개회사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지난 5월 31일 오후 안양 은혜와진리교회(담임 조용목 목사)에서 열린 한국기독교한림원(이사장 조용목 목사, 원장 정상운 박사) 제5차 학술대회에서 교회연합 운동의 역사와 오늘날 현실을 분석한 정상운 박사의 개회사를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정상운 원장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한림원
▲정상운 원장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한림원

여는 말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는 반성경적 시대정신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 종교 간의 차이는 진리와 거짓의 문제가 아닌 동일한 진리에 대한 인식의 차이라는 주장이 팽배하게 일어나면서 기독교만이 절대적이고 유일한 구원의 종교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부응하여 기독교 일각(一角)에서도 이슬람이나 불교와 같은 타종교에도 구원의 가능성이 있음을 말하며, 타종교 전통들도 하나의 동일한 신적 실재에 대한 다양한 인간의 경험과 반응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반성경적 주장들은 복음신앙의 근본진리를 흔들며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1. 로마가톨릭교회와 바티칸 2차 공의회

1962년 로마가톨릭교회가 개최한 21차 세계공의회인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결정한 것들 가운데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Lumen Gentium)’의 ‘비그리스도인들’ 내용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로마 천주교는 과거와 달리 이슬람교나 불교 등 모든 고등종교의 비그리스도인들도 구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종교다원주의적 반성경적 주장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사실, 자기 탓 없이 그리스도의 복음과 교회를 알지 못하지만, 성실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찾으며 양심의 명령으로 알려진 하느님의 뜻을 은총의 힘으로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영원한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고 말합니다.

타종교의 구원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양심 구원까지도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代贖)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반복음적인 주장입니다. 현 프란치스코 교황도 양심을 통한 구원을 말하고 있습니다.

2. WCC와 NCCK

1) WCC(세계교회협의회)

주지하는 바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태동된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창립 취지와 달리 회기가 거듭되면서 점점 본래의 목적에서 이탈하여, 성경적인 한계를 벗어난 자유로운 행보를 하여 왔습니다. 십자가 복음에 대한 신앙 고백적인 일치와 연합보다는 외형적인 기구적 연합과 일치를 추구하면서 앞서 말씀드린 로마가톨릭교회와의 연대뿐 아니라 타종교와의 제휴(提携)도 불사(不辭)하고 있습니다.

제10차 WCC 부산 총회 다음 해인 2014년 5월 2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로마가톨릭과의 연대를 이루어 신앙일치와 직제 일치를 위한 연합모임인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를 한국정교회도 참여한 가운데 결성하여 현재까지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NCCK 연합기관 소속 회원교단은 예장 통합과 기감, 기장과 기하성 등 9개 교단이 주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적으로 말씀드리면, 도대체 우리가 로마가톨릭교회와 만나서 무엇을 나누고 기도하며 협력하고 배워야 할까요? 앞서 말씀드린 21차 세계공의회인 바티칸 2차공의회 문헌 ‘구원 계획안에서의 성모의 역할: 천상천하의 모후(母后)로 개선하신 마리아’, ‘복되신 동정녀와 교회’를 보면, 지금도 천상에서 계속되는 마리아의 모성(母性)은 지상에서 위험과 고통 중에 있는 신자를 돌보고 행복한 고향으로 인도해 주고, 영혼이 육신과 함께 승천하였을 뿐 아니라 천지의 모후로서 추대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성모 마리아 승천을 1950년 8월 15일 전 세계에 선포한 이후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를 매년 지키는 천주교가 반성경적인 마리아 공경(숭배)을 기독교와의 연합와 일치를 위해서 이것을 과연 폐기하거나, 양보할 수 있을까요?

무엇을 위해 그리고 어떤 내용의 일치를 추구하려고 NCCK가 로마가톨릭교회와 열심히 손을 잡고 가는지, 강한 의구심과 염려를 떨쳐 버릴 수 없습니다.

2)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NCCK는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신앙과 신학적 전통을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대화와 협력으로 일치를 모색하고, WCC와 아시아 기독교협의회, 세계 여러 나라의 교회협의회 그리고 국내의 교회연합기관은 물론 해외동포교회협의회와 지역교회협의회와도 연대하여 서로 배우고 협력하며 함께 선교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합니까?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모두 맞는 소리 같지만, NCCK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결코 그렇치 않습니다. 복음신앙 안에서의 일치와 협력이 아닙니다.

현재 한국교회가 얼마나 영적으로 타락하고, 병들어가고, 죽어가고 있습니까? 다음 세대 복음선교 사역을 감당해야 할 신학교 신학생들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사찰에서 새벽 예불, 108배 등 1박 2일 템플 스테이로 진행합니다. 성탄절에 불교 승려가 교회 강단에 서서 축하 메시지를 버젓이 합니다. 석탄일에 목사들이 석가탄신을 축하하기 위해 사찰로 찾아가 축가를 부르고 불경을 손으로 필사한 병풍을 만들어 선물로 줍니다.

이게 사실일까요? 가짜뉴스이면 얼마나 다행일까요? 해마다 음력 사월 초파일 석탄일이 되면 NCCK는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하는 축하 메시지를 발표합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007년 축하 메시지(일부): “석존의 가르침에 따라 상구보리 하화중생하는 불자들의 존재가 다른 해보다 더욱 소중하고, 비움과 나눔 그리고 사귐을 통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분들이 더욱 필요합니다.“

2020년 축하 메시지(일부): “부처님께서 세상에 오시어 중생을 구제하셨던 일과 예수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셔서 행하신 일들이 다르지 않다.”

2023년 축하 메시지(일부): “‘마음의 평화, 부처님 세상’ 생로병사와 고해를 건너는 이들에게 베푸시는 부처님의 자비가 온누리에 평화로 가득하기를 빕니다.”

올해 5월 15일 NCCK 총무 김종생 목사는 부처님 오신날 축하메시지를 발표하며,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서로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고 더불어 사는 방법을 함께 깨우쳐 가는 것“이라며 여러 종교가 공존하는 길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서 5월 6일 NCCK 총무를 지낸 김영주 목사(현 남북평화재단 이사장)는 평택 보국사 사찰에 직접 가서 연등축제 축사를 하였습니다. 인터넷(YouTube)에 올려진 실제 행사 동영상을 보시면 종교다원주의와 종교혼합주의로 그동안 찌들었던 NCCK의 민낯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NCCK가 과거 암울한 시기 군사정권 아래 자행된 반민주화의 행태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서 우리나라의 민주화에 일조했지만, NCCK의 진정한 존립 이유가 무엇입니까? 무엇을 위한 교회연합운동입니까? 그동안 지나온 과거 행적이 십자가 복음전도와 그리스도의 피로 값주고 산 교회를 위한, 한국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복음적인 연합운동의 행보였습니까?

NCCK는 더 이상 십자가 구원의 복음 위에 서 있는 순수한 한국기독교연합단체인 교회협의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명칭과 활동이 너무나 서로 상반됩니다. NCCK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The National Council of Churches in Korea, 약칭 NCCK)’라기보다 실제로 원불교를 포함한 한국 4대종교 협의단체인 한국종교협의회(NCRK) 명칭이 오히려 걸맞지 않을까요?

NCCK는 타종교와의 공존(共存)과 화해(和解)라는 이름으로 타종교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지만, 사실상 기독교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유일성을 포기하고 있고, 종교다원주의를 지향한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점은 최근 NCCK 회원 교단인 감리교 내에서 일어난 NCCK 탈퇴운동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3. 감리교 바로 세우기와 2024 제4차 로잔 대회

1) 감리교 바로 세우기(개혁운동)

다행히 몇 년 전부터 NCCK 주류교단인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WCC와 NCCK 탈퇴안이 총회에 계속 상정되고, 중부연회를 필두로 충청연회까지 탈퇴안이 결의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 감리교 내 세속적 정치적 교권 다툼이 아니라 교단을 성경적 복음 진리 위에 바로 세우기 위한 자정(自淨)과 갱신(更新)의 개혁운동입니다.

지난 4월 23일부터 5월 3일까지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에서 개최된 미국 두 번째 규모의 교단 미연합감리회(UMC) 총회에서는 동성애를 지지할 뿐 아니라 동성애자 목사안수도 허용하는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존 웨슬리의 부흥운동으로 세워진 감리교가 포스트모던 시대 미쳐가는 혼란한 세상 앞에 무너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몇 년 전부터 WCC와 NCCK 탈퇴안을 총회 의제로 계속 제출한 한국 감리교 내 복음적인 목회자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감리교 개혁운동이 열매를 맺도록 이번 감리교 10월 총회가 말씀과 복음신앙 위에 바로 세워지도록 기도로 협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2)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

올해 9월 2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제4차 로잔 대회를 위해서도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로잔 운동이 1974년에 왜 일어났습니까? 우리나라에서 9월 개최되는 제4차 로잔운동(한국 로잔)은 WCC와 NCCK의 지난 과거 행보와 실체를 똑바로 보고, 처음 창립 때의 목적과 취지에 바로 서서 이 혼탁한 시대 본연의 자기 정체성에 따른 역할과 사명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4.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자정과 변화

현재 한국교회에는 앞서 말씀드린 NCCK를 비롯하여 한기총, 한교연, 한교총으로 크게 나누어져 있습니다. 분립 현상이라기보다 난립에 가깝습니다.

각자 연합운동에 대한 나름대로의 이유와 명분이 있고 저 역시 존중하지만, 그것에 앞서 각자 십자가 복음진리와 한국교회 역사 앞에서 연합운동의 당위성과 존립의 타당성이 있는지 엄중히 스스로 자신에게 물어야 합니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연합운동인가? 그리고 연합운동의 목표와 방향이 진정 그리스도와 복음과 한국교회 미래를 위한 것인가?’

우리는 바티칸을 중심으로 전 세계 하나로 일치된 거대한 로마가톨릭교회를 바라보며 반성경적인 부정적인 면을 봄과 동시에, 이 시대 일치와 연합의 힘이 가져다 주는 긍정적 면도 있음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십자가 앞에 먼저 자기 비움과 양보가 없는 지금과 같은 지리멸렬(支離滅裂)한 연합운동의 결과는 갈수록 한국교회의 사회적인 영향력을 감소시키고, 복음전도의 동력도 떨어뜨리며 퇴보하게 만들 것입니다. 지금 한국교회 연합운동은 어디로 향해 나가고 있습니까?

닫는 말

2022년 한국기독교한림원은 우리 시대 반성경적 종교다원주의와 혼합주의적인 주장에 맞서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구원의 복음을 이 시대 힘써 천명하고, 변증하며, 바르게 가르치고 전하기 위해 성경적 복음주의 신학과 신앙을 바탕으로 세워졌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개최되는 제5차 학술대회는 참으로 그 의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바쁜 와중에서도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방향“ 주제 아래 우리와 한국교회에 꼭 필요한 귀한 논문을 발표해 주시고 논평해주실 한림원 소속 네 교수님들과 말씀을 전해 주시고 축사를 해주신 두 분 총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뒤에서 기도하시며 물심양면으로 후원하고 앞서 힘있게 이끌어 주시는 존경하는 이사장 조용목 목사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립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정상운
한국기독교한림원 원장
성결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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