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나비 제28회 학술대회 열려
제28회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 학술대회가 ‘초고령 사회의 시니어 목회: 이론과 실제’라는 주제로 5월 31일 서울 서초구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 양재캠퍼스에서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는 1부 경건회, 2부 발표회, 3부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2부 발표회에서는 상임대표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의 기조강연 후 박명수 박사(서울신대 명예교수 사회로 소기천 소장(예수말씀연구소)가 ‘젊은이들의 환상과 늙은이들의 꿈(행 2:17)’, 김혜경 교수(백석대)가 ‘초고령 사회의 시니어 목회: 이론과 실제’, 윤영근 목사(할렐루야교회)가 ‘초고령 사회 목회의 이론과 실제’를 각각 발표했다.
◈노인에 대한 성경적·신학적 성찰
‘초고령 시대 노인에 대한 성경적·신학적 성찰’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한 김영한 대표는 “노인이 자기 지향적 연령주의에 사로잡히면 신체적·정신적 기능이나 능력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그대로 행동하지만, 타자 지향적 태도는 자신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삶의 태도로 인도할 수 있다”며 “노인들은 경험에서 오는 삶의 지혜를 나누면서, 창조주를 기억하고 그가 주관하는 세상만사의 도리, 늙어감의 과정을 순리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운을 뗐다.
김영한 대표는 “노화는 모든 인생에게 주신 하나님의 몫이요 일반은총이다. 노화는 죄가 아니며 모든 인간에게 주신 하나님의 인간 경륜”이라며 “교회는 성경에 나타난 나이 듦의 의미와 노인 됨의 가치에 대해 노인뿐 아니라 젊은이들에게도 설명하고 교육해야 한다. 하지만 누구보다 노인들 자신이 멋진 노년이 가능하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죽음은 불가피하게 다가오는 실재이기에 피할 수 없다. 어느 누구도 권력이나 돈으로나 막을 수 없다. 죽음을 삶에서 배제하고 회피할수록, 죽음의 실재는 더 밀착해서 내 존재를 위협하고 불안과 공포를 가져다줄 뿐”이라며 “노년기에는 내면에 영성 교육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고, 머지않아 다가올 죽음을 지혜롭게 준비해야 한다. 부활에 대한 소망과 신앙은 영원한 삶에 대한 신앙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초고령화 사회 노인 목회에 대해선 “노인들이 교회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노인들의 경륜과 지혜, 젊은이들의 도전과 열정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통합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시간 때우기용 오락 프로그램보다 후손을 위해 할 수 있는 일거리나 죽음의 의미를 성찰하는 등 교육적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복지 차원에서 교회 내 노인들을 위한 시설 확충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노인 목회는 노인들에게 소명감 있는 삶을 제시하고, 자기 자신을 가정과 사회에 기여하고 정당하게 존경받을 존재로 정체성을 확립시키는 것”이라며 “영성 훈련으로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를 심화시키면,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도 심화된다. 이를 통해 정체성을 확립하고 건강한 자기상을 확립해 이웃에게 필요한 자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늙어감을 단지 쇠약해짐이 아닌, 인생이 거룩하게 마감되도록 성찰하는 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노년기는 인생의 거룩한 마감의 시기”라며 “개인적 자존감, 긍정적 사고, 적극적 태도,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Coram Deo)가 노인에게 요구된다. 이러한 삶의 긍정적 요소들은 생명의 원천이신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앙적 자원에서 흘러나온다”고 권면했다.
◈젊은이들은 환상, 늙은이들은 꿈
이후 소기천 박사는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행 2:17)’ 등 성경에 나오는 꿈 이야기들을 원문 중심으로 살폈다. 그는 “성경에 꿈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일례로 야곱이 벧엘에서 꾼 꿈에 사용된 동사 ‘ἐνυπνιάσθη’는 ‘악몽을 꾼다’는 단어였다”며 “이 꿈이 악몽인 이유는 사람이라면 올라가는 것이 먼저이고 내려가는 것이 나중이며, 하늘의 천사라면 내려오는 것이 먼저이고 올라가는 것이 나중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소기천 박사는 “늙은이들이 어떤 꿈을 꾸는 것이 악몽인가? 우선 우상과 관련이 있다. 거짓 예언자들이 섬기는 우상이 악몽을 꾸게 한다는 의미를 전하려, 신명기 13장 1, 3, 5절에는 악몽을 꿈꾸는 자를 예언자로 연결짓는다”며 “이사야 29장 7절도 잠(ὕπνος)을 자며 악몽을 꿈꾸는 자가 당할 곤고함을 묘사한다. 이사야 56장 10절은 이스라엘의 파수꾼을 ‘악몽을 꿈꾸게 되는 자들과 같다’며 몰지각한 목자들을 경고한다”고 설명했다.
소 박사는 “그러나 악몽을 꿈꾸는 늙은이들과 달리, 환상을 보는 젊은이들은 계시의 주체자인 꿈꾸는 자가 된다. 늙은이들의 악몽과 달리, 젊은이들이 꾸는 꿈은 계시의 방편이 된다”며 “마가복음 14장 51절은 단수형 ‘νεανίσκος’가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를 따라간 청년으로 소개한다”며 “놀라운 사실은 마가복음 16장 5절에서 빈 무덤에서 흰 옷을 입은 ‘νεανίσκος’가 우편에 앉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두 구절에서 청년으로 번역된 ‘νεανίσκος’는 누구일까”라며 “예수께서 부활하신 무덤을 지킨 청년의 이미지는 천사라는 영광스러운 모습이지만,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현장에서 겉옷을 버리고 벗은 몸으로 도망한 수치스러운 청년은 마지막까지 예수를 따라간 마가복음의 저자가 자기를 숨겨놓는 장치”라고 풀이했다.
더불어 “요엘 3장 1절과 사도행전 2장 17절에서 젊은이들과 늙은이들의 순서가 바뀌었을지라도, 분명한 것은 늙은이들의 ‘ἐνυπνίον’을 젊은이들의 ‘ὅραμα’로 전환하려는 메시지가 강하다. 악몽이 환상으로 바뀔 때, 신앙의 유산이 이어지고 다음 세대가 세워지는 축복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모 헌드레드 시대’ 도래
김혜경 교수는 “저출산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호모 헌드레드(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후와 환경, 보건과 질병, 과학기술 발달과 가치관의 다양성과 복합성이 증가하는 신사회적 위기와 맞물려 현대사회의 위험과 위기 요인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교회와 개인의 신앙생활 양상도 이러한 거대한 사회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사회보다 오히려 빠르게 고령화되는 교회의 양극화, 후속 세대의 감소,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 시선으로 인한 교회 성장동력 약화, 탈종교화 흐름에 따른 가치관 변화와 이탈 등 다양한 교회 안팎의 문제들이 교회와 개인의 신앙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시니어들의 내적 다양성과 욕구도 분화돼, 시니어 세대에 대한 새로운 목회철학과 방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시니어 목회 실제 사례로 ①지역사회 돌봄과 사회교육 중심(덕수교회) ②공동체 돌봄과 마을목회(천안 단비교회) ③평생교육과 사회봉사 중심(정릉교회) ④사회적경제(마을기업) 연계(거창 대산교회, 화순 신실한교회, 예산 광시송림교회) 등을 소개한 그는 “시니어 목회는 현대 우리 사회의 교회가 감당해야 할 중차대한 사역 현장”이라며 “시니어 목회는 교회의 양대 사명인 복음 전파와 사회적 책임을 아우르는 통전적·사회적 목회”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교회는 누구든 마음 놓고 늙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하고,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한 누구든지 끝까지 봉사하고 또 봉사를 받으며, 양적 성장과 질적 성숙이 이뤄지는 상호 돌봄 공동체여야 한다”며 “교회 공동체는 세상 질서와 법칙을 이기는 하나님의 진리와 섭리에 따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초고령화 목회, 이론과 실제
윤영근 목사는 시니어 목회의 3가지 난제와 대안을 모색했다. 첫째로 ‘난 노인이 아니야!’라는 성도들의 의식에 대해 “이것이 제일 중요한 어려움이다. 그래서 여러 교회들은 ‘시니어’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는다”며 “‘노인’이라는 명사보다 ‘나이 듦’이라는 동사 개념으로 목회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노인부서’를 만들지 말고 성도의 ‘나이 듦’에 집중해 그 연령대의 필요와 ‘온전한 성도’를 이뤄가는 집중력만 있다면, 초고령화 시대 시니어 현장목회는 좋은 열매로 가득찰 것”이라고 제안했다.
둘째로 ‘노인대학에서 여행이 최고지!’라는 인식에 대해 “시니어 문화도‘노인대학’의 한정된 컨텐츠로는 사역의 한계를 쉽게 느낄 수 있으므로, 교육 사역으로 차원을 전환시켜야 한다”며 “전략적 대안으로 ‘소그룹 개발’을 추천한다. 교회에서 시니어 세대의 선교적 욕구를 해결하고 선교 훈련을 공동체적으로 함께 만들어 가면, 건강한 목회가 이뤄질 것이다. ‘여행’이라는 콘텐츠에 함몰되지 말고, 여행을 비롯한 시니어의 여러 필요들을 소그룹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철학이 필요하다”고 했다.
세 번째 가장 중요한 난제는 ‘시니어사역은 아직 중요하지 않아!’라는 리더들의 생각이다. 그는 “이는 사역을 주관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통계는 시니어 사역이 중요하며 좀 더 세밀한 목회적 관심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통계에 의하면 고령 교인들은 스스로 위축감을 느끼고 있으므로, 젊은이와 시니어 사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공동체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윤 목사는 초고령화 시대 온전한 성도인 고령 노인들을 위해, 교구·공동체·노인대학·주일예배 등 시니어 사역의 4가지 형태들의 설문을 토대로 ①조직 구성의 결정: 시니어도 교회의 정확한 구성원이라는 생각 ②리더 세우기 ③창의적 사역의 선순환: ‘조이풀시니어: 한국기독시니어 사역기관연합’을 통한 선한 사역 모델 본받고 실행하기 등 3가지 시니어 사역을 위한 실천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단독 사역보다 전문가의 손길과 연합의 통로가 필요할 때이다. 영웅의 시대보다는 연대의 시기가 중요해졌고 의미 있어졌다”며 “한국에서 3세대가 모이는 유일한 곳이 교회이므로, 사회적 문제와 세대 간 문제가 풀리는 것도 교회가 돼야 한다. 세대 간 화합과 다음 세대를 위한 시니어 세대의 역할을 모색하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했다.
이후 최성대 목사(라이프영성원 교수), 최준호 박사(충현교회), 주연종 목사(사랑의교회 포에버평생교육원) 등이 논평을 전했다. 3부 종합토론에서는 발제자와 논평자 외에 육호기 원로 선교사(GMS)와 최철희 선교사(시니어선교한국 고문)도 토론에 참여했다.
앞선 1부 경건회에서는 사무총장 김윤태 교수(백석대) 사회로 유종필 목사(동산교회)가 ‘본향을 향하여(히 11:13-16)’라는 제목으로 설교했으며, 이일호 목사(칼빈대 은퇴교수)가 축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