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들을 중심으로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신학적 입장에 대한 찬반 토론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선 목회자들의 의견이 조사됐다.

신학 잡지 ‘목회와신학’은 지난달 2일부터 9일까지 정기구독자 341명에게 이메일로 ‘WCC의 신학적 입장에 대한 견해’를 물어 그 결과를 4월호에 게재했다. 응답자들은 담임목사(68.62%)와 부목사(16.42%), 전임 사역자(5.87%), 전도사(5.87%), 기타(3.22%)로 구성돼 있었다.

▲ 목회자들에게 ‘WCC 총회의 한국개최’에 대한 입장을 물은 결과 <디자인=우미선>
찬성과 반대 절반씩…총회 개최는 찬성이 더 많아

조사 결과 ‘반대한다’는 의견이 51.03%(174명)로 가장 많았으나 ‘전적으로 지지한다’(13.49%, 46명)와 ‘일부 문제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받아들인다’(34.02%, 116명)를 찬성으로 볼 경우 찬성의견도 47.51%로 나타나, 반대와 찬성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를 응답자가 속한 교단별로 살피면 현재 WCC에 대한 교단별 입장과도 어느 정도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우선 보수적 교단인 예장 합동의 경우 총 97명이 응답해 ‘반대’가 91,75%(89명)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찬성’은 8.25%(8명)에 불과했다. 예장 합동과 같은 노선에 있는 예장 고신 역시 24명이 응답해 ‘반대’가 75%(18명)으로 가장 많았고 ‘찬성’은 20.83%(5명), ‘모르겠다’가 4.17%(1명)였다.

WCC 총회의 한국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예장 통합의 경우 전체 응답자 77명 중 ‘대체적 지지’(51.95%, 40명)와 ‘전적으로 지지’(32.47%, 25명)가 대부분을 차지해 예장 합동 및 예장 고신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감리교는 34명이 응답해 ‘대체적 지지’가 61.76%(21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적으로 지지’(23.53%) ‘반대’(11.77%) ‘모르겠다’(2.94%)의 순서로 응답했다.

WCC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종교 다원주의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91.95%(160명)으로 가장 많았고 ‘개인 구원 전도에 소홀하기 때문’(2.87%) ‘교단 방침이 그렇기 때문’(1.73%) ‘공산주의 이념 때문’(1.15%)이라는 의견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기타 의견(4명) 가운데는 ‘로마 가톨릭과 공조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있었다.

WCC에 찬성하는 이유에 대해 전적 지지를 밝혔던 응답자들(46명)은 ‘성경적 교회 연합 추구’(56.52%)라는 의견을 가장 많이 냈다. 다음으로 ‘교회의 사회참여 역할 확대’(34.78%)와 ‘기타’(8.70%) 순으로 답했다.

▲ 목회자들에게 ‘WCC의 신학에 대한 견해’를 물은 결과 <디자인=우미선>
오는 2013년 부산에서 개최되는 WCC 제10차 총회에 대해선 ‘찬성한다’는 의견이 29.03%(99명)이었고 ‘WCC에 일부 문제가 있지만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39%(133명)였다. 이에 반해 ‘반대한다’는 의견은 31.97%(109명)로 나타나 WCC 총회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이 반대한다는 의견보다 많았다. WCC의 신학적 입장에 대해 근소하게 나마 반대의견이 더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목회자들이 총회 개최엔 상대적으로 거부감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WCC 총회가 한국교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물은 결과 ‘교단별 대립이 심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39.59%(135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교회의 세계적인 위상을 높일 것’(37.24%)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23.17%)이라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