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한 한국교회가 깊은 애도의 뜻을 표명했다. 교계 지도자들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한국사회의 민주화와 남북평화에 기여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치하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신형 목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김 전 대통령은 일생을 정치인으로서 격동하는 대한민국의 현대사 속에 민주화와 남북 평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전했다.

이어 “온 국민과 함께 애도하며 유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이 함께 하시길 기도한다”며 메시지를 전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김삼환 목사, 총무 권오성 목사)는 “최근 병세의 악화로 병원에 입원하였지만 평생 여러 고초를 겪으면서 생사의 기로에서 언제나 다시 일어났던 일을 기억하면서 이번에도 건강을 회복하게 되리라고 믿었기에 서거 소식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NCCK는 “김 전 대통령은 독재 정권 치하에서 민주화를 이룩하고, 남북 대화와 정상 회담을 통해 민족 통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또한 대통령 재임 기간 중에 IMF 관리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국가 부도 직전의 경제 위기를 극복했고, 인권과 평화를 우리 사회의 기본 가치로 확립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이 역경 속에서 이루어 낸 이런 업적은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데 기여를 했고, 우리 민족의 자랑이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현 정부와 정치권, 또 국민 모두가 이 업적을 더욱 계승, 발전시키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 대변인 이억주 목사) 역시 깊은 슬픔을 전했다. 언론회는 “김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격랑기(激浪期)에 정치적인 발전에 공헌하였다. 특히 1970년대 이후에 민주화 운동에 이바지한 바가 크다. 또 인권 신장, 통일운동에도 일정한 기여를 하였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그를 지탱해준 힘은 신앙이라고 하였다. 최근에는 자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던 세력을 용서한 것도 신앙의 힘이라는 말을 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언론회는 “이제 우리나라는 김 전 대통령의 바람과도 같은, 국민 화합과 통합이 절실히 필요하다. 김 전 대통령이 병상에 있을 때, 전직 대통령들이 ‘병상 화해’하는 모습은 국민화합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었다”며 “이제는 국가의 장래를 위하여 ‘하나 되게’ 하는데 중지(衆智)를 모아야 한다. 정치인들도 지방색에 기반을 둔 정치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