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오피니언/칼럼

오모 강변의 흑진주 부족들

이튿날 나는 말코무와 함께 오모 강 탐방 순례 길을 나섰습니다. 매일 비가 내리는 악천후관계로 버스 운행이 끊겨 화물차로 이동했습니다. 에티오피아에는 미국의 콜로라도 강에 버금가는 오모(Omo) 강이 있습니다.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서남쪽으로 2백km 쯤 떨어…
반나체의 이 콘조 족 소녀는 외래 관광객들에게 가장

콘조와 징카 행 버스에서

3월 하순 아르바 민치에서 사흘째 맞이하는 아침이었습니다. 오늘은 멀리 오모 족 사람들이 모여 사는 오모 강 하류 지방으로 5일 간의 선교 순례 길을 떠나기 위해 버스 터미널로 달려갔습니다. 징카 행 버스를 타야하는데 정반대 방향의 첸차 행 버스에 잘못 올라…
[아프리카 자전거 순례 2만 리 34] 에티오피아, 자전거 여행

바나나 밭에서 만난 소년

호수 길의 드넓은 초원에서는 농부들이 하얀 호반새의 축복을 받으며 풍년가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도중에 순례자는 바나나 밭에서 일하고 있는 대여섯 명의 농부들을 만나 그들 가운데 한 소년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습니다. “쎌람, 데나 네!(안녕)” “쎌람, 데…
첸차의 나무꾼 소녀들

첸차의 나무꾼 소녀들

아침 일찍 순례자는 미니버스를 타고 첸차(Chencha)로 하루 여행을 떠났습니다. 아르바민치에서 북쪽으로 26km 떨어진 첸차는 도르제 족 사람들이 독특한 원뿔형 대나무 집을 짓고 사는 지역으로 이름나 있습니다. 버스는 구게 산맥의 산허리를 여러 구비 돌고 돌아 비…
[아프리카 자전거 순례 2만 리 32] 에티오피아, 자전거 여행

예수스 예베데할!

무랍바야 마을 근처에 당도하자 둥근 지붕의 초막집이 한둘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자전거 주행을 멈추고 길가 나무 그늘에 서서 땀을 닦으며 먼발치에서 초막집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거기엔 각기 아기를 안은 두 젊은 오로모 여자가 나의 거동을 유심히 쳐다보…
뒹굴며 주 찬양하는 나귀 예찬

뒹굴며 주 찬양하는 나귀 예찬

그날 오후에는 들녘에서 자유의 몸이 되어 한낮의 햇볕을 즐기고 있는 다른 나귀를 만났습니다. 몸의 털 색깔이 회백색인 나귀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호수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총새 과의 하얀 호반새가 날아와 그의 귀에 뭔가를 속삭이고 있었습니다. 당…
나귀와 자전거는 서로 닮았네

나귀와 자전거는 서로 닮았네

소도(Sodo)에서 아르바 민취를 향해 뻗힌 호수길 위에 그날따라 눈부시게 쏟아지는 태양의 양광(陽光) 속을 달리는 순례자는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고 있었습니다. -하늘이 주의 것이요 땅도 주의 것이라. 세계와 그 중에 충만한 것을 주께서 건설하셨나 이다. 남북을 …
까만 싸락눈 별들의 속삭임

까만 싸락눈 별들의 속삭임

나는 침낭을 꺼내어 그림자 위에 펴고 팔을 베개 삼아 누웠습니다.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파란 창공에 드문드문 펼쳐있는 솜털 사이로 무수한 검정색 싸락눈 별들이 깜박깜박 빛나고 있었습니다. 싸락눈 별들은 손을 내밀며 한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아바바(…
자전거보다 더 빨리 달리는 아이들

자전거보다 더 빨리 달리는 아이들

자전거 선교 여행을 시작한지 닷새째 되는 날 순례자는 대지구대(Great Rift Valley)에 속한 호수 지역의 교통 중심지 샤세메네(Shasemene)를 출발하여 그날의 목적지인 쿨리토(Kulito)를 향해 한적한 시골길을 달렸습니다. 그날도 순례자는 여느 날처럼 마을 앞에서나 나무 …
성령의 불붙은 에티오피아의 개신교

성령의 불붙은 에티오피아의 개신교

순례자는 낮 12시가 훨씬 지나 조그마한 도시 아르시 네겔레(Arsi Negele)에 도착했습니다. 그날은 주일날이었으므로 사람들에게 물어서 교회를 찾아 나섰습니다. 큰 길 가 오른편에 허술한 교회 입간판이 내 앞을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아 반가워라! 교회 입구 간판에…
찬양으로 병 치유를 받다

찬양으로 병 치유를 받다

길섶에 한동안 앉아있는 내 머리 속에서는 별별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그것은 전혀 있을 수 없는 사고였습니다. 그것은 너무나도 우연한 사고였습니다. 얼마 후 나는 자전거를 끌고 코카 호반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날 나에게 자전거 사고를 일으키게 한…
호수 길 달리다 자전거에서 넘어지다

호숫길 달리다 자전거에서 넘어지다

자전거 여행 둘째 날에 순례자는 말로만 들었던 ‘대지구대’(大地溝帶:Great Rift Valley)의 호수 지역 길을 신명나게 달렸습니다. 새천년인 2000년에 이스라엘의 요단강 계곡 길을 달렸을 때도 나는 이 장대한 ‘대지구대’의 무지개 선상 위에서 곡예를 즐기기도 했었…
[아프리카 자전거 순례 2만 리 23] 에티오피아, 자전거 여행

여행을 떠날 때 맨몸으로 가라

-여행을 위하여 아무것도 가지지 말라. 지팡이나 주머니나 양식이나 돈이나 두 벌 옷을 가지지 말며,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거기서 유(留)하다가 거기서 떠나라. 누구든지 너희 를 영접하지 아니하거든 그 성(도시)에서 떠날 때에 너희 발에서 먼지를 털어버려 저희 …

에티오피아 기독교의 뿌리를 찾아

교회 구내의 조그마한 예배당에 은익 되어 있는 그 비밀스런 법궤는 일흔서너 살 쯤 되어 보이는 늙은 수도승이 혼자 지키고 있었습니다. 뼈 가죽만 남은 수도승은 촉촉한 눈빛과 수줍은 미소로 순례자를 맞았습니다. 이름을 묻자 그는 자기를 단지 ‘아탕’(법궤 …

시바 여왕의 나라 악숨과 ‘언약궤’

순례자가 탄 버스는 티그라이(Tigray) 지방을 관통하는 ‘역사로’(歷史路)를 따라 에티오피아의 맨 북쪽 끝 고원지대를 향해 이틀을 달려 다음날에 악숨에 도착했습니다. 불모의 구릉으로 에워싸인 작고 볼품없는 농촌 도시 악숨 땅을 처음 밟았을 때, 그 어디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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