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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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의 하나님 나라

아디스 아바바를 떠나 버스 여행을 시작한지 엿새 째 되는 날, 나는 에티오피아의 깊은 역사와 초대교회의 뿌리를 찾기 위해 랄리벨라에서 악숨(Axum)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탔습니다. 버스는 해발 2천 미터에서 해발 3천 미터의 가파른 산길을 붕붕 방귀를 꾸면서 잘…

랄리벨라의 빛과 어두움

랄리벨라에 첫발을 내디디어 가난한 사람들의 마을을 순례했을 때 이 도시에 대한 순례자의 기대와 호기심은 연민과 동정심으로 바뀌었습니다. 한때 중세 왕조의 수도로 크게 번영했던 ‘빛의 랄리벨라’는 오늘날 곤궁하고 낙후한 ‘어두움의 랄리벨라’였기 때…

제8대 불가사의 랄리벨라

곤다르에서 웰디야(Weldya) 행 버스를 탄 순례자는 2시간 후에 가셰나(Gashena)란 조그마한 장터 마을에서 하차했습니다. 이날의 목적지인 랄리벨라(Lalibella)로 가기 위해서는 가셰나에서 다른 버스로 갈아타야 했기 때문입니다. 버스 정류장으로 이용되는 삼거리 길가에…

에티오피아의 검은 유대인 팔라샤

메드하네 알렘 교회의 주일 예배를 마친 후 야레드와 나는 곤다르에서 북쪽으로 약 6km 떨어진 월레카(Wolleka)라 불리는, 한때 팔라샤인(에티오피아 유대인)이 살았던 조그마한 마을을 순례했습니다. 암하라어 ‘팔라샤’(Falashia)란 ‘이방인’ 또는 ‘권리가 없는 사…

아프리카의 캐밀롯, 곤다르

에티오피아의 역사 유적지를 찾아 열흘간의 버스 여행을 시작한지 나흘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새벽 5시에 기상하여 묵상을 하고 말씀을 읽었습니다. 순례자에게는 주님과 영적인 교제를 나누는 이 새벽 시간이 가장 귀하고 소중합니다. 새벽 날개…

나일 폭포에서 만난 어린 양들

순례자는 청나일 폭포 근처에서 13살 전후의 청소년들을 만났습니다. 마을 근처에서 나룻배로 강을 건넌 후 폭포가 있을 것으로 짐작이 가는 쪽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데 두 소년이 나에게 뛰어오면서 안내를 자청했습니다. 소년들은 각자 손에 기다란 지팡이를 가…

청나일 강의 수원 타나 호를 찾아

청(靑)나일 강의 원류인 타나 호는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북서쪽으로 거리가 578km나 되는 첩첩산중의 고산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자동차 길은 해발 2천 미터의 산허리를 꼬불꼬불 돌아 가야 하는 1차선의 비포장 산길입니다. 청나일 계곡과 거대한 산괴는 장관…

데브레 리바노스 수도원의 학살 사건

에티오피아 인구의 9퍼센트를 차지하는 시다마(Sidama) 족의 생업 터전은 서남부 지방입니다. 시다마 족은 시다마 주족(主族), 헤디야 족, 캄바타 족, 알라바 족, 데라사 족 등 소 그룹의 다섯 부족으로 나뉩니다. 대부분이 정령 숭배자들인 시다마 족은 곡물, 연초, 엔…

에티오피아의 주요 여덟 종족 프로필

2월 27일 목요일입니다. 나일 강의 수원지와 에티오피아의 역사 유적지를 순례하기 위해 열흘간의 버스여행을 떠나는 날이었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출발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데 바로 옆방의 아보쎄 다마케사 씨(73세)가 잠을 자다 말고 일어나 친절하게도 나를 …

가난한 사람은 너희와 함께 있으리니

아디스 아바바 체류 기간 중이었던 3월 어느 날 순례자는 두캄(Dukam)과 비쇼프트(Bishoftu)의 중간 지점에 있는 쿠르쿠라(Kurkura)라는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 어느 조그마한 마을의 요하네스 아드마수 촌장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습니다. 영어를 잘하는 젊은촌장으로…

산 동굴에서 만난 엘리야들

순례자는 마침내 만나가사 산의 평평한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은 호젓한 곳이었습니다. 그 적막한 산에는 세 사람의 은자가 살고 있었는데 나는 두 은자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세 은자 가운데 한 사람은 동굴 안에서 피정(避靜)을 하고 있었으므로 만날 수가 없…

만나가사 산 순례 길에서

2월 하순 어느 날 새벽 5시 자명종 시계가 채 울리기도 전에 개들이 요란하게 짖어대는 소리에 단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날도 아디스 아바바 시청 주변의 집 없이 떠도는 거리의 개들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다하브 호텔 인근의 성 게오르그 성당의 사제보다도 더 일…

한 간의 초가도 천국이라

열흘간의 자전거 여행을 끝내고 아디스 아바바로 돌아왔을 때 저를 애타고 기다렸던 사람은 에티오피아 여행 초기에 저로부터 물질적인 도움을 받았고 값싼 호텔을 소개해 주었던 룬다사 씨와 그의 가족이었습니다. 한 달 전에 남부 지방으로 강제 퇴거를 당했던 …

앗, 달걀이 걸어간다!

박종국 선교사의 배후에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빛 없이 이름 없이 섬기고 베푸는 여종이 있습니다. 박 선교사의 아내인 장은혜 선교사(46)가 바로 그분입니다. 이화여대에서 영어 교육학을 전공한 장 선교사는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고 분부…

에티오피아의 한국인 선교사 부부

순례자가 에티오피아에서 선교 순례 활동을 폈던 2003년에는 이 나라에 우리나라 선교사가 단 두 사람 사역하고 있었습니다. 애초에 순례자가 목표로 삼은 선교 순례 여행지는 에티오피아가 아니라 바로 이웃나라인 수단이었습니다. 내전 중에 있는 수단 남부 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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