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관련 논란으로 소속 교회의 25%가 떠난 후 처음 열린 미 연합감리회(UMC) 총회에서 대의원들은 교단의 재정 상태에 대한 냉정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5일(이하 현지시각) UM뉴스(UM News)는 “대의원들 앞에 놓인 교단 전체 예산안은 40년 만에 최저액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교단 역사상 가장 큰 예산 삭감이기도 하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4월 23일부터 오는 5월 3일까지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진행 중인 UMC 총회에서 대의원들에게 제출된 2025~2028년 교단 예산안은 3억 5,310만 달러(약 4,860억 원)로, 지난 정기총회에서 승인된 예산보다 42% 줄어들었다.

이 예산안에 따르면, 약 3억 4,700만 달러는 미국에서, 610만 달러는 아프리카·유럽·필리핀의 교회 지역인 해외지역총회에서 각각 부담하게 된다.

총회 예산은 여러 교회로 구성된 지역기구인 연회에, 이는 다시 개교회에 선교분담금(apportionment)으로 배분된다. 또 미 연회의 선교분담금은 세계봉사기금, 아프리카대학기금, 흑인대학기금, 감독실기금, 교회연합사업협력기금, 교역자양성기금, 총회행정기금 등 7개로 나뉜다.

이번 예산안에는 미국 내 감독 수를 줄이고 아프리카 감독을 애초 계획한 5명 대신 2명만 추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감독실기금이 13~15% 삭감됐기 때문이다.

2016년 정기총회에서 승인된 예산은 미국 46명, 아프리카 13명, 유럽 4명, 필리핀 3명 등 총 66명의 감독을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예산안에서는 미국 감독이 32명으로 줄고, 아프리카 감독이 15명 늘어나 총 54명의 감독을 지원하게 됐다.

이에 따라 미국은 올해 감독 선거를 따로 실시하지 않게 됐다. 다만 감독 수와 예산 자체는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라고 UM뉴스는 전했다.

차기 감독회장인 트레이시 말론 감독은 “이번 총회는 교회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교인 감소와 교단의 현 재정 상태가 앞으로 사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UMC가 더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교단 차원의 사역을 지원할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

뉴욕연회를 이끄는 토마스 J. 비커튼 총감독회장은 “우리에게 닥친 여러 난관은 도전인 동시에 새로운 전환점, 즉 재출발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전 세계 연합감리교인들로부터 다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건강한 동기를 부여할, 설득력 있고 적절한 비전을 제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고 했다.

연대사역협의회의 의장인 북카탕가 연회의 만데 무욤보 감독은 “교회 재건 작업이 샬럿에서 열리는 2주간의 이번 총회에서 완료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는 이제 여기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