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은 시간을 같이하는 부부가 대화도 제대로 나누지 못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그것은 사실입니다. 서로 말을 나눈다고 해도 때로는 대화가 아닐 수 있습니다. 서로 지나치면서 인사했다고 혹은 서로 정보를 교환했다고 진정한 대화를 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관계 문제의 80%가 의사소통에 있다고 하는데, 많은 가정 상담가들은 결혼생활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가 대화의 빈곤이라고 말합니다.

“부부에게 있어서 보다 심각한 경고 신호는 의사소통의 단절에 있다”고 게리 콜린스는 말합니다. 부부관계를 원만하게 유지시키고, 만족스럽고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영위하며, 결혼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진실되고 개방적인 의사소통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사랑은 표현 없이는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사랑은 용모와 태도에서 나타나고 음성의 고저에서 들려야 하기에, 대화는 말로만 되지 않고 우리의 감정이 우리의 표정이나 음색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부부의 기능이 잘 수행되기 위해서는 부부간의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져야 하는데, 부부의 의사소통은 부부간의 상호작용의 중요한 부분으로 부부관계의 친밀함을 증진시키고 갈등 발생시 갈등 해결의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의사소통은 언어와 비언어적인 상징을 사용하여 이루어지므로 두 사람 사이의 의사전달 방식이나 해석에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 대화가 필요한데 대화를 방해하는 요소 또한 서로의 차이점 혹은 다른 점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서로의 차이에 대한 이해함이 바른 부부간의 의사소통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부부는 가까우면서도 가장 상처받기 쉬운 관계입니다. 너무도 가깝고 친밀하기에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습니다.

노타루스와 마크맨(Notarus & Markman, 1993)은 25번의 다른 연구를 한 결과, 건강한 부부와 그렇지 못한 부부간의 차이는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라고 했습니다. 또 건강하지 못한 부부가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상대로 하여금 자신에 대한 호감을 상실하게 하고 그에 대한 반격을 하게 만드는 부정적 발언을 함으로써 서로 간의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점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건강하지 못한 부부는 평상시에 다른 사람들에게는 점잖고 예의를 지키지만, 정작 자신을 지켜주고 돌봐준다고 믿는 배우자에게는 오히려 예의를 지키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배우자가 가까운 사람이기에 오히려 정성을 다하고 배려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더 귀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부부는 평생을 함께할,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동반자입니다. 그래서 의사소통 훈련은 결혼 예비교육 뿐 아니라 부부들을 위한 세미나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의 기술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공감 기술과 적극적 경청 기술입니다. 먼저 Empathy(공감) 이라는 것은 스스로를 상대의 입장에 두고 내가 이 사람이라면 무엇을 원하고 생각하고 느낄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며 반응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3의 귀를 가지고, 혹은 마음에 근육을 움직여 배우자의 가슴에 있는 ‘소리 없는 소리’ 또는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이 공감 과정이 진행됨에 따라 서로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해 받고 있다는 자각은 놀라운 힘과 만족을 주는 것입니다. 공감이란 ‘즐거워하는 자들로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로 함께 우는(롬12: 15) 것’으로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같은 수준에서 느끼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상대방의 눈으로 보고 그가 느끼는대로 느끼며 그 사람 속으로 들어가 그의 생각이나 말하는 구조로 세계를 보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가 깨달은 대로 이해할 수 있는 의사소통 방법이며 그의 감정과 행동을 알게 되는 능력입니다.

적극적 경청(Active listening)은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귀를 기울여 듣는 것 이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상대방의 말을 보다 적극적으로 파악함은 물론 상대방의 몸짓과 표정 그리고 음성에서 섬세한 변화까지를 탐지하여 저변에 깔려 있는 메시지를 감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상대의 언어적, 비언어적 메시지를 파악함과 동시에 그 사람의 메시지에 감정이입하는 단계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상대의 메세지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언어적 메시지 뿐만 아니라 상대의 비언어적 메시지까지 파악하는 것으로 많은 훈련과 노력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공감 기술과 적극적 경청은 상담의 가장 기초가 되는 기술이며 동시에 대화에 있어 최고의 기술로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도 여전히 부족한 영역입니다.

엘렌 화잇(Ellen G. White)은 핵심적 의사소통 기술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첫째, 때에 알맞은 충고를 하면 옳은 길로 인도하는 결과를 맺는다. 둘째, 순결하고, 친절하고, 진실된 언어를 사용하라. 셋째, 유쾌한 말만 말하고 존경하는 말만을 사용하라. 넷째, 상대방을 비난하고자 하는 욕망을 이기도록 하라. 다섯째, 상대방의 잘못을 기억하거나 결점에 주목하는 일을 그치라. 여섯째, 성급한 대꾸를 자제하고 침묵을 시도하라. 침묵 속에는 안전함이 있다. 일곱째, 사납게 굴거나 성내거나 야단치기를 거절하라.

할 수 있으면 미소하라. 이러한 기술을 일상 생활에 적용하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어려움이 있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조차 대부분 모르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의사소통의 기술은 결혼생활을 윤택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중요한 요소로 부부관계 뿐 아니라 자녀들과의 관계를 비롯한 모든 관계에 필요한 것으로 지속적인 계발이 필요합니다.

 기독교상담학 박사 김훈 목사

<약력>
-호주가정상담대학 한국어 통신과정 디렉터
-호주가정사역센터 대표
-전 캔버라 열방대학 성경연구학교장
-기독교 상담학 박사
-고려대학교 국제경영 석사
-총신대학 신학대학원 졸업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총신대학교 신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