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자아 실현이나 신분 상승 ‘도구’ 아닌… 삶의 ‘목적’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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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칼럼] 결혼 연령

지난해 조사에 의하면 한국 남자 평균 결혼 연령이 33.7세, 여자는 31.3세라고 한다. 그뿐 아니라 결혼하는 사람의 숫자도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어떻게 된 것일까?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게 하는 것일까?

여성 A씨는 20대에 커리어를 위해 만남을 줄이고 일에만 시간을 투자하다 보니, 훌쩍 시간이 다 지나가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30대가 됐는데 이제 결혼까지 조금씩 생각하지만 여러 사람을 다양하게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좀 마음에 드는 사람들은 이미 임자가 다 있는 것 같고, 그렇다고 맘에 없는 사람과 결혼하기는 싫었다. 그래서 지금처럼 일을 하면서 가끔 친구들을 만나며 살고 있다고 한다.

이 경우 특별히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지만, 결혼이 우선순위에 있지도 않았고 적극적으로 배우자를 찾지도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도 혼자서 살고 있다 보니, 자신도 그것이 그리 나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성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고, 세월은 훅 지나갔다.

남성 B씨는 어린 시절 불행한 부모님 모습을 보고 자랐다. 부모님의 결혼 생활이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아버지는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밤늦게까지 일하시고, 어머니는 늘 지치고 불만에 가득차 보였다.

부모님이 한 번씩 다툴 때면 느껴지는 차가운 집안 분위기가 너무 싫었다고 한다. 자신의 삶은 없고 자녀를 위해 희생하면서 불행하게 살았던 부모님 모습이 행복해 보이지 않았기에, B씨는 차라리 혼자사는 것이 훨씬 더 낫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 경우에는 결혼생활에 대한 기대나 희망이 없는 경우다. 부모님의 불행이 결혼에 대한 기대나 흥미를 갖지 못하게 했고, 오히려 결혼생활이 개인의 자유를 빼앗아 가는 족쇄와 고통이 될 수 있다는 데 더 초점이 있다 보니, 결혼을 안 하려 했다.

이런 이유 외에도 요즘은 미디어가 발전하고 SNS가 발달하다 보니, 예전에는 함께해야 했던 것을 혼자서도 시도할 수 있게 돼 외로움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는 부분도 한몫 한다.

예전에는 길만 잃어버려도 당장 누군가를 필요로 했다. 이웃에게 물어봐서 모르는 곳을 찾곤 했는데, 이제는 사람보다 스마트폰을 더 의존하고, AI를 더 의존한다. 이런 부분들이 타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외로움이나 사회적 교류에 대한 필요성을 덜 인식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다 보니, 결혼에까지도 영향을 주게 된다.

또 개인주의나 자유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사람들이 가정에서 소속감이나 존중을 느끼길 원한다기보다 가정도 자아실현의 도구로 만들기 원하게 됐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자아실현에는 도움보다 해가 되는 부분이 많기에, 점점 결혼과 가정을 이루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유주의 사상으로 성(性)도 자유화되면서, 혼전 성관계는 당연시하게 됐다. 책임져야 하고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전통적 결혼관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 이런 다양한 이유로 결혼 비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도 필자는 젊은이들에게 꼭 결혼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혼자 사는 삶은 함께 사는 삶보다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연구한 ‘행복 과학’에 따르면, 결혼한 사람이 결혼하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도가 높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 산하 디보스 센터에서도 결혼한 사람이 더 소득이 높고 더 오래 살고 더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오츠 슈이치의 책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에 의하면, 많은 사람들이 결혼하지 않은 것, 자식을 낳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한다. 누구나 해보지 않은 일을 후회하기 마련인데, 그 중 하나가 ‘결혼’이라는 것이다.

40-50대가 되면 사람들은 ‘제2의 사춘기’를 경험하게 된다. 중년의 위기를 겪으면서 상담실을 찾는 많은 사람들 중 혼자 사는 사람들은 대개 외로움을 호소한다. 중년이 지나고 나면 사람들은 여기저기 한두 군데씩 아프기 시작하고, 점점 신체적·정서적으로 약해져 간다. 혼자 사는 사람은 몇 명의 친구는 있을 수 있지만, 가족처럼 친밀하게 어려움을 나누고 돌봐줄 사람이 없어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도 약해진다.

사람은 서로에 대한 연대적 책임을 나누고 공동체적 힘이 있을 때 훨씬 더 건강하다. 필자가 일하는 ‘생명의전화’에서 자살 문제를 상담하면 내담자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를 평가하는데, 그 기준 중 하나가 ‘지원해줄 사람이 누군가 옆에 있는가?’이다. 가족이 함께 있는 경우 위험도 수치가 훨씬 더 내려간다. 가족의 한 마디 말과 지지가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결혼 적령기 많은 남녀들에게 코칭을 해주는 헨리 클라우드(Henry Cloud) 박사는 “생각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여자들은 좋은 남자가 없고, 남자들은 좋은 여자가 없다’고 말하며 만남의 기회들을 많이 만들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주위에 사람이 없다고 말하지 말고, 만남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결혼하기에 부족한 과거 상처가 있다면 상처를 치료하고 결혼에 대한 노력을 한다면 누구나 좋은 인생의 반려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하기보다, 어느 저자가 말했듯 결혼을 자아 실현의 도구가 아닌 ‘목적’으로 삼길 바란다. 이는 개인의 삶에 유익을 줄 뿐 아니라, 인류를 지속적으로 생존하게 하는 축복의 통로가 될 것이다.

▲김훈 목사.

▲김훈 목사.
김훈 목사 Rev Dr. HUN KIM

호주기독교대학 대표
President of Australian College of Christianity
One and One 심리상담소 대표
CEO of One and One Psychological Counselling Clinic
호주가정상담협회 회장
President of Australian Family Counselling Asso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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