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권력자도 법 아래 있어야
판사 개인 의견이나 정치 성향,
구속영장 발부 개입해선 안 돼
성경은 ‘독사의 자식들’ 경고해

이재명 구속 기각
▲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관련 보도 화면. ⓒ연합뉴스TV 캡쳐
법치주의는 민주사회의 핵심 원칙 중 하나입니다. 모든 권력은 법 아래에 있어야 하며, 아무리 높은 지위의 인물이라 할지라도 그들 또한 법의 제재를 받아야 합니다. 이 원칙은 사회 모든 구성원에게 평등한 권리와 의무를 보장하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영장전담판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직책입니다. 그들의 판단은 사람의 자유를 결정짓기 때문에, 그러한 결정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 그런 판단은 오로지 법과 증거에만 기초하여야 합니다. 판사의 개인적 의견이나 정치적 성향이 이러한 판단에 끼어들면, 사법제도의 근본적인 신뢰성이 무너질 위험이 있습니다.

증거 조작이나 인멸에 관한 혐의가 있을 경우, 구속 필요성을 고려할 때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때문에 이러한 혐의가 제기되었을 때 그것을 무시하고 영장을 기각한다면, 그 자체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판사의 결정이나 검찰의 주장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법의 원칙과 증거에 따라 정직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민주사회에서는 다양한 의견과 견해가 존재할 수 있지만, 그것을 초월하여 공의와 정의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치적 성향이나 개인적 확신이 판사나 어떤 공무원의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될 경우,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잘못된 신념이나 빗나간 확신은 정확한 사실 분석과 법리적 판단을 어렵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확신하는 순간, 그것을 둘러싼 다양한 상황과 증거, 그리고 다른 가능성을 무시하기 쉬워집니다. 이는 법리의 공의와 정의를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특히 영장 기각 사유와 같은 중요한 판단을 내릴 때, 정치적 확신을 갖는 것이 그 결정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판단의 근거는 순전히 사실과 법리에 기반해야 합니다.

판사가 자신의 확신을 기반으로 긴 설명을 제공하는 것은 그 확신의 타당성을 증명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지만, 이러한 접근은 논리적 모순에 빠질 수 있습니다. 확실한 사실과 법리를 기반으로 한 결정은 길고 장황한 설명 없이도 그 자체로 타당성을 갖게 됩니다.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러나 믿음의 세계는 객관적이지 않을 수 있어, 올바른 믿음과 자기중심적 착각 사이의 경계는 때때로 모호해질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주 그들의 믿음이나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주변의 정보나 사건들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곤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개인의 욕망이나 바람에 따라 믿음이 왜곡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이 왜곡된 믿음을 오랜 시간동안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마치 ‘진실’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확신은 중요하지만, 착각은 마약처럼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달콤할지라도, 그것이 제대로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치명적입니다. 특히 정치적 성향이 개입될 때, 이러한 자기 착각은 더욱 극심해질 수 있습니다.

정치는 각자의 가치와 이해관계, 그리고 세력의 대립이 뒤섞여 형성된 복잡한 현상입니다. 따라서 객관적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본인의 세계관과 일치하는 것만 선택적으로 인식하며,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태도는 제대로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이런 자기검증 기준이 왜곡돼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중요한 직책을 맡은 판사와 같은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이나 가치가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항상 고려해야 하며, 객관성과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두어야 합니다.

요한은 많은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이 세례를 받으러 오는 것을 보고 이르되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를 가르쳐 임박한 진노를 피하라 하더냐(마 3:7)”고 했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천국의 준비와 회개를 강조하던 요한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 앞에서 그의 메시지 톤을 바꿉니다. 그는 이들을 ‘독사의 자식’이라 부릅니다.

요한은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를 알려주어 곧 올 진노를 피하라고 했나?”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 물음은 처음 듣는 이로 하여금 그들이 회개의 마음을 가졌을 것 같은 인상을 줄 수 있지만, 실제로는 이들의 무의식적 태도와 진정한 회개의 부재를 지적하는 것입니다.

‘독사의 자식들’이라는 외침은 판사와 사법 담당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구절은 외면적·표면적 행위와 내면적·이면적 행위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를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판사와 사법 담당자들은 그들이 가진 권한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개인적인 믿음이나 정치적 성향이 그들의 판단을 왜곡하는 것을 피하며, 오로지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함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외모로 판단하지 말고 공의롭게 판단하라 하시니라(요 7:24)
Stop judging by mere appearances, but instead judge correctly(John 7:24, NIV)”.

최원호 박사 나는 열당한 나를 사랑한다
▲최원호 목사.
◈최원호 목사

최원호 목사는 심리학 박사로 서울 한영신대와 고려대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했습니다. <열등감을 도구로 쓰신 예수>, <열등감, 예수를 만나다>, <나는 열등한 나를 사랑한다> 등 베스트셀러 저자로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서울 중랑구 은혜제일교회에서 사역하며 웨이크사이버신학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원호 박사의 이중창’ 칼럼은 신앙과 심리학의 결합된 통찰력을 통해 사회, 심리, 그리고 신앙의 복잡한 문제의 해결을 추구합니다. 새로운 통찰력과 지혜로 독자 여러분들의 삶과 신앙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