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현실적 신화 같은 트로이 전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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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77] 제2차 전도여행(5) 드로아(3)

트로이 관광지 안내하는 여대생
K팝 좋아 공부한 한국어 유창해
트로이 다르다넬스 해협 전략적
위치, 에게해 교역으로 富 축적

▲트로이 유적지 정문 앞 넓은 광장.

▲트로이 유적지 정문 앞 넓은 광장.

사도 바울이 제2차, 제3차 전도여행 중 방문한 드로아(트로이)는 차나칼레 남쪽 25km에 위치하고 있다.

차나칼레 시내에서 트로이 유적지까지는 소형 버스가 운행하고 있으므로, 시내 버스정류장에서 트로이로 가는 버스를 타고 40분을 달려 드디어 오전 8시 30분 트로이 유적지 정문에 도착하였다.

필자는 차나칼레 시내에서 트로이 유적지로 가는 버스 안에서 한국어가 유창한 현지인 여자 대학생을 만났다. 알고 보니 이 학생은 트로이 유적지 안에 있는 기념품 상점에서 고대 트로이의 전통 의상을 빌려주는 일과 관광객을 위해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아르바이트 일을 하고 있었다.

‘부르주’라는 이름의 이 아가씨는 대학교 1학년인데, 한국 문화가 좋아서 한국어를 공부하게 되었다고 한다. 필자가 갖고 있는 한국어 책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것을 보고 필자는 놀랐다. 요즘에는 외국 여행 중 뜻밖에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을 가끔 볼 수 있다.

▲트로이 성(상상화). 트로이 유적지 전시자료.

▲트로이 성(상상화). 트로이 유적지 전시자료.

그녀는 유적지에 대해 필자에게 우리말로 자세한 설명을 해 주었다. 트로이를 현지에서는 ‘트로이아(Troia)’라고 부른다. 트로이 유적지 정문 앞에는 수백 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넓은 공간(주차장)이 있어, 이곳을 찾아오는 방문객이 많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트로이에서 바울의 행적을 이야기하기 전에, 역사적으로 유명한 트로이 전쟁과 유적지에 대해 잠시 이야기하려 한다. 고대 그리스에는 수많은 영웅에 대한 서사시들이 만들어졌는데, 그 가운데 시인 호메로스(Homer)가 기원전 8세기 말에서 7세기 초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서사시 일리아드(Ilias)와 오디세이아(Odysseia)만이 후세에 전해지고 있다.

일리아드는 현존하는 유럽의 시(詩)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서, 미케네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500여 년 동안 사람들의 입을 통해 내려오던 시들로 만들어졌다. 즉 미케네 문명의 절정기인 기원전 13세기부터 호메로스가 살았던 기원전 8세기까지 5세기 동안 여러 시인들이 이 서사시를 전승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하여 오늘날 튀르키예 서남부 지역인 당시 이오니아(Ionia)에 거주하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를 통해, 기원전 12세기에 그리스와 트로이가 10여 년 동안 싸웠던 트로이 전쟁(Trojan War)과 ‘트로이 목마(Trojan Horse)’ 이야기가 알려지게 되었다.

▲트로이 성벽(상상화). 트로이 유적지 전시자료.

▲트로이 성벽(상상화). 트로이 유적지 전시자료.

당시 트로이는 모직산업이 발달하였고 흑해 지역의 광석 산지들을 소유하고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중앙아시아까지 교역의 범위를 넓혔고 흑해 관문인 다르다넬스 해협을 장악하고 있었으므로, 그리스와 트로이는 이러한 이권을 두고 오랜 기간 동안 무력 충돌을 하였다.

또한 두 나라(그리스의 경우는 에게해 무역을 장악한 미케네 왕국)는 동부 지중해의 교역을 장악하기 위해서도 충돌을 하였다. 특히 트로이는 다르다넬스 해협을 장악하는 전략적 위치에 있었으므로 이 앞을 지나거나 풍랑을 피해 트로이 항구에 들어오는 그리스 선박들에 통행세를 부과하는 등 당시 트로이는 소아시아에서 부유한 도시 국가였다.

한편 펠로폰네소스 반도 동북부 지역에서 번영하던 미케네 왕국은 에게해 교역을 통해 부(富)를 축적하고 강력해져서 청동기 시대 그리스를 미케네 시대로 부를 정도였다.

당시 미케네에서 생산한 고품질 토기는 경쟁국인 트로이는 물론 서부 지중해와 이집트에까지 수출되어 각광을 받았다.

▲트로이 주민 생활(상상화). 트로이 유적지 전시자료.

▲트로이 주민 생활(상상화). 트로이 유적지 전시자료.

그러므로 미케네는 부유하게 되어 마치 로마 제국의 아피아 가도처럼 전차가 달릴 수 있는 도로가 미케네 지역 안에 만들어졌다(물론 그 길이는 아피아 가도에 비해 크게 떨어졌지만).

이러한 현실적인 배경이 있었음에도 많은 역사가들은 트로이 전쟁 이야기에 많은 그리스 신들이 등장하므로, 그 기록은 호메로스의 상상력에서 나온 신화의 하나라고 간주하였다.

그리고 트로이 전쟁은 스파르타의 미녀 왕비 헬레네가 트로이로 도주한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즉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스파르타를 방문하였을 때 만난 헬레네와 사랑하게 되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12명의 신 가운데 하나인 미(美)와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가 파리스를 도와주어 둘은 트로이로 도주한다.

이에 스파르타 왕의 요청으로 그리스 연합군이 소집되고 스파르타 왕의 형인 미케네 왕국의 아가멤논이 그리스 연합군을 지휘하여 트로이로 쳐들어가서 트로이를 점령하였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여신이 등장하는 등 신화의 냄새가 나는 비현실적인 것이다.

권주혁 장로
세계 136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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