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교회 연합 ‘사귐과섬김’ 생명포럼 개최
복음의 범위 이웃사랑과 창조질서 회복까지
나뉨 회개하고 생명돌봄 위한 연합 실천해야

‘생명돌봄’ 포럼
▲15개 교회 연합체인 사귐과섬김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26일 공동으로 주최한 ‘생명돌봄’ 포럼. ⓒ유튜브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신음하는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생명 돌봄의 거룩한 사명을 감당하지 못했음을 회개하고, 생명을 살리고 회복하는 데 앞장서자는 선언문이 발표됐다.

15개 교회 연합체인 사귐과섬김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지형은 목사)가 26일 공동으로 주최한 ‘생명돌봄’ 포럼에 참석한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이 같은 다짐을 전했다. ‘생명을 살리는 교회, 생명을 섬기는 교회’를 주제로 한 이 포럼은 만나교회(담임 김병삼 목사) 시온성전에 개최됐다.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가 발표한 선언문에서 이들은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신음하는 가운데 우리의 탐욕과 이기심의 실상을 깨달았다”며 “생명을 존중하고 돌보며 번영하게 하기보다 파괴와 죽음의 편에 선 일들을 회개한다”고 했다.

이어 “성부 하나님의 창조와 섭리를 따라 생명을 살리는 선교하는 교회가 되기로 결단한다”며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살리고 풍성하게 하려 십자가를 지신 은혜를 전하는 교회가 되기로 결단한다. 병든 세상을 치유하여 온전히 회복시켜 생명이 가득한 하나님의 나라를 만드시는 성령의 역사에 동참하기로 결단한다”고 했다.

이들은 실천 고백으로 ▲지구 행성의 생태적 환경윤리와 관련하여 한국교회가 건강한 사회적 지도력을 갖도록 ▲예수님 가르치신 복음의 관심과 범위가 이웃사랑과 창조질서 회복까지 있음을 균형있게 실천하도록 ▲생명을 귀히 여기며 성심으로 돌볼 수 있도록 기도했다.

또 ▲생명돌봄의 거룩한 사명을 위해 연합하지 못했던 약함을 회개하고 모든 세대와 모든 영역 안에서 생명돌봄의 구체적인 연합의 실천을 하도록 ▲하나님의 자연을 병들게 하는 일들로부터 우리가 먼저 회개하고 돌아서도록 기도했다.

교회 공적책임을 생태학적 분야로까지 확장
코로나 종식되면 사람들 ‘광란’의 시대 고대
교회 밖의 세상서도 간절히 돌봄 원하고 있어
생명 주도하려던 이들, 다시 종교에 손 내밀어
한국교회, 협력·연계 부족… 마을공동체 필요

‘한국교회와 생명돌봄 : 왜 생명돌봄에 관심을 두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한 기조발제에서 신국원 교수(총신대)는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받는 지금 교회의 공적 책임은 생태학적 분야로 확장되어야 한다”며 “장기화되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코로나와 더불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생태학적인 신학적 반성과 목회적 성찰을 미룰 수 없다”고 했다.

김선일 교수는 “100년 전 스페인 독감이 종식된 이후 1920년대는 ‘광란의 20년대’라고 불렸다. 이 시기에 제조업과 기술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소비가 팽창하고 재즈와 댄스문화가 창궐했다. 아마도 코로나 종식의 희망이 뚜렷해지는 시점에서 많은 이들은 또다시 광란의 2020년대를 고대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주변의 생명들을 돌보는 참된 기쁨의 희년이 없는 희희낙락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생명돌봄’ 포럼
▲왼쪽부터 정재영, 조성돈, 신국원, 김선일 교수. ⓒ유튜브 
성현 목사(필름포럼 대표)는 “생기 넘치는 어린 양들은 공동체의 규범에 순응하고 문화적으로 굶주리거나 문화적 영양분을 공급받기 위해 울타리를 뛰어넘는 경우가 있다”며 “‘생명돌봄’이라는 단어를 교회 안이 아니라 교회 밖에서 살아가는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달라. 교회 밖 세상도 돌봄을 간절히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질병 혹은 과학의 발달로 삶과 죽음의 경계가 무너지고 기준이 흔들리고 있다. 인간은 줄기세포, 존엄사, 안락사, 자살, 포스트 휴먼 등 탄생에서 죽음까지 지배하는 하나님의 주권을 내려놓았다”며 “그러나 그 이후 대책이 없기에 혼란과 불안에 떨고 있다. 종교로부터 생명의 주제를 빼앗았던 인간들은 위기 앞에 다시 종교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공동체’를 역설한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한국교회는 개교회 내부 결속력은 강하지만 다른 교회와의 협력이나 지역사회에서의 연계활동은 부족하다”며 이와 관련된 연합기구, 자문기관 설립, 시민단체 협력, 중간지원조직 결성 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마을공동체 활동은 교회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돕고 위험요소를 줄일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김진양 부대표(목회데이터연구소), 이도영 목사(더불어숲동산교회), 유미호 센터장(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조준목 목사(온누리교회), 양동수 대표(사회혁신기업 더함), 임용택 목사(안양감리교회, 라이프호프 이사장), 김진오 사장(CBS) 등이 발제했다.

또 김병삼 목사(만나교회), 김경진 목사(소망교회), 이세령 목사(복음자리교회), 이상화 목사(서현교회), 박노훈 목사(신촌성결교회), 백광훈 목사(문화선교연구원) 등이 패널로 나섰다. 개회행사에서는 이규현 목사(수영로교회)가 기도하고,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주승중 목사(주안장로교회)가 인사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