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광일 “이미 죽었거나 식물인간, 후계구도 시간벌기”
최정훈 “위급 상황에선 징후 발생, 살아있는 듯하다”
장세율 “김정은 건강상태로 국제사회 정치적인 활용”
김성민 “정부, 김정은 사후 2300만 동포 살릴 대책 없어”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의 사회로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최정훈 북한인민해방전선 사령관이 김정은 정권 붕괴를 위한 탈북민들의 역할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유북한TV 캡쳐
|
북한 김정은 생존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의 입장이 엇갈렸다.
26일부터 제17회 북한자유주간이 시작된 가운데, 27일 오전 10시부터 김정은 정권 붕괴를 위한 탈북민들의 역할을 주제로 생방송 토론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의 사회로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최정훈 북한인민해방전선 사령관,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이날 가장 큰 화두는 연일 전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는 김정은의 생존 여부였다. 이 중 허광일 위원장은 사망 쪽에, 나머지 3명의 패널은 아직 생존 쪽에 무게를 실었다.
최정훈 사령관은 “북한 내부에서는 오히려 김정은의 동선을 알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도 긴가민가하는데 감히 무슨 말씀을 드리겠나”라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북한 노동신문을 들여다 보면 그렇게 놀랄 만한 일은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 사령관은 “국제사회에선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등의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북한이 위급한 상황에서 발표하는 것들이나 사설 등을 보면 조금씩 (그 징후가) 나타났다. 하지만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닌 듯싶다”고 말했다.
장세율 대표 역시 항간에 떠도는 정보의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그는 “평양에 거주하면서 중국에서 장사하는 이들은 최고 수뇌부에 대한 동향을 절대 알 수 없다”며 “정보를 확인해 달라고 메시지를 보내면,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에게 전달해 또다시 거꾸로 보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가벼운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항간의 소문처럼 말에서 떨어졌다면) 목발을 짚고도 나타나는 게 김정은이다. 그보다는 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김정은이 죽게 되면 간부들이 즉시 자기 본 직위로 복귀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함경북도 도당 책임비서가 회령시 농장을 현지 시찰하는 정황들을 볼 때 이상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죽지는 않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정부가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를 국제 사회에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장 대표는 “그동안 미사일, 방사포를 아무리 쏴대도 전 세계의 이슈를 끌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와병설로 잡아냈다”며 이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허광일 위원장은 “죽지 않았으면 식물인간”이라고 단호히 말하며, “이미 죽은 김정은을 놓고 자기 후계 구도를 만들기 위한 시간 벌기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상반된 의견을 펼쳤다.
허 위원장은 “김 위원장이 죽었다고 해도 얼마든지 숨길 수 있다”며 “후계 구도가 북한으로선 가장 복잡한 문제로,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허 위원장은 “김정은이 죽었든 뇌사든, 사실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문재인 정권이 북한의 정권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솔직해야 하고,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국민적 의식을 계발하느냐가 중요한데, 국민적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성민 대표도 “외신도 중요하고 언론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의 발표를 보면 한 발 뺄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 국민에게 북한의 현 상황을 알려주는 것이 정부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문 정부가 김정은 사후에 어떻게 한반도를 지배하고 2300만 북한 동포를 살릴 것인가 대책이 없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