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광일 “이미 죽었거나 식물인간, 후계구도 시간벌기”
최정훈 “위급 상황에선 징후 발생, 살아있는 듯하다”
장세율 “김정은 건강상태로 국제사회 정치적인 활용”
김성민 “정부, 김정은 사후 2300만 동포 살릴 대책 없어”

2020 북한자유주간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의 사회로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최정훈 북한인민해방전선 사령관이 김정은 정권 붕괴를 위한 탈북민들의 역할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유북한TV 캡쳐

북한 김정은 생존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의 입장이 엇갈렸다.

26일부터 제17회 북한자유주간이 시작된 가운데, 27일 오전 10시부터 김정은 정권 붕괴를 위한 탈북민들의 역할을 주제로 생방송 토론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의 사회로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최정훈 북한인민해방전선 사령관,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이날 가장 큰 화두는 연일 전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는 김정은의 생존 여부였다. 이 중 허광일 위원장은 사망 쪽에, 나머지 3명의 패널은 아직 생존 쪽에 무게를 실었다.

최정훈 사령관은 “북한 내부에서는 오히려 김정은의 동선을 알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도 긴가민가하는데 감히 무슨 말씀을 드리겠나”라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북한 노동신문을 들여다 보면 그렇게 놀랄 만한 일은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 사령관은 “국제사회에선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등의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북한이 위급한 상황에서 발표하는 것들이나 사설 등을 보면 조금씩 (그 징후가) 나타났다. 하지만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닌 듯싶다”고 말했다.

장세율 대표 역시 항간에 떠도는 정보의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그는 “평양에 거주하면서 중국에서 장사하는 이들은 최고 수뇌부에 대한 동향을 절대 알 수 없다”며 “정보를 확인해 달라고 메시지를 보내면,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에게 전달해 또다시 거꾸로 보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가벼운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항간의 소문처럼 말에서 떨어졌다면) 목발을 짚고도 나타나는 게 김정은이다. 그보다는 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김정은이 죽게 되면 간부들이 즉시 자기 본 직위로 복귀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함경북도 도당 책임비서가 회령시 농장을 현지 시찰하는 정황들을 볼 때 이상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죽지는 않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정부가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를 국제 사회에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장 대표는 “그동안 미사일, 방사포를 아무리 쏴대도 전 세계의 이슈를 끌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와병설로 잡아냈다”며 이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허광일 위원장은 “죽지 않았으면 식물인간”이라고 단호히 말하며, “이미 죽은 김정은을 놓고 자기 후계 구도를 만들기 위한 시간 벌기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상반된 의견을 펼쳤다.

허 위원장은 “김 위원장이 죽었다고 해도 얼마든지 숨길 수 있다”며 “후계 구도가 북한으로선 가장 복잡한 문제로,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허 위원장은 “김정은이 죽었든 뇌사든, 사실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문재인 정권이 북한의 정권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솔직해야 하고,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국민적 의식을 계발하느냐가 중요한데, 국민적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성민 대표도 “외신도 중요하고 언론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의 발표를 보면 한 발 뺄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 국민에게 북한의 현 상황을 알려주는 것이 정부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문 정부가 김정은 사후에 어떻게 한반도를 지배하고 2300만 북한 동포를 살릴 것인가 대책이 없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