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탁 목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장 박진탁 목사. ⓒ김신의 기자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 이하 본부)가 20일 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 위한 ‘도너패밀리 장학회’를 출범한 가운데, 본부의 박진탁 이사장이 “기증자와 이식인이 서로 격려할 수 있는 교류를 늘리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진탁 이사장은 “1991년부터 장기기증 운동을 시작했다. 1999년도에 뇌사 장기기증인이 162명이었다. 그런데 2000년부터 뇌사와 관련된 업무는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이하 KONOS)로 이관됐다. 이후 뇌사 장기기증인이 해마다 급감해 2002년에는 36명으로 떨어졌다. 그래서 국가가 장기기증 설득을 위한 수단으로 1200만원씩 돈을 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는 나라가 없다. 제가 그러면 안 된다고 여러 번 기자회견했는데, 지금은 540만원씩 주고 있다”며 우리나라 장기기증의 현 상황에 대해 전했다.

이어 “자식이 죽고 장기를 기증했는데 통장에 1200만원이 들어오면 주위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어떤 유가족은 가족이 장기기증하고 교회를 다닐 수가 없어서 2년간 교회 못 간 분도 있다”며 “돈을 받으면 그렇게 후회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는 중간에 기관을 두고 기증인과 이식인이 편지도 주고받게 하고, 시간이 지나면 만날 수도 있게도 해준다. 얼마 전 한국인 故 김유나 양의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은 미국인 킴벌리 씨가 한국에 와 이식인과 기증인 가족이 함께 안고 울었다. 그렇게 했으면 좋겠는데 정부가 하지를 않는다”고 안타까워하며 “정부가 돈을 주는 것을 없애고, 기증자와 이식인이 서로 격려할 수 있는 교류를 늘리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랑의 운동과 아름다운 미담이 계속 이어지는 아름답고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한편 2000년 2월 9일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후 20년이 지난 올해 1월 말 현재까지 뇌사 장기기증인은 5,627명이다. 본부는 지난 2013년부터 도너패밀리(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를 결성하고 소모임, 문화행사, 일일추모공원, 추모전시회, 미술 및 음악 등을 통한 심리치료 및 이식인과의 만남 등 다양한 예우사업을 진행했다.

본부 측은 “6천여 뇌사 장기기증인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2만여 도너패밀리를 예우하는 차원에서 지자체와 협력해 추모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현재 국내법 상 허용되지 않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 간의 정보 교류를 위한 제도 개선 및 법률 개정 등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