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눈물
예수님의 눈물

김정형 | 복있는사람 | 208쪽 | 10,000원

디자인이 예쁜 책은 사고 싶고, 소유하고 싶게 만든다. 더구나 이 책 겉표지에 있는 눈물 자국은 독자로 하여금 내 눈물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제목마저 ‘예수님의 눈물’이다.

슬픔과 한숨과 고통 많은 이 세상에서 눈물 없이는 하루도 버틸 수 없을 것 같은데, 책에 떨어져 있는 눈물이 의미있는 하루를 살게 하는 주님의 눈물을 떠올리게 한다.

책에 떨어져 있는 눈물이 아픈 삶 속으로 스며들어, 용기를 주는 예수님의 눈물이고 누군가의 눈물 같아 뭉클함을 준다.

필자는 솔직히 저자가 누구인지 모르고, 그의 책을 읽어본 적도 없다. 그러나 책을 보며 예수님을 잘 알고 예수님을 사랑하며 예수님 같은 마음으로 사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학력과 전공과 섬기는 학교와 교회에 대하여,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모른다. 이 얇지만 감동이 있는 책을 한 자리에 앉아 읽고 덮은 뒤, 내 마음에 일어난 감동은 저자는 예수님을 따라가는 제자이자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글은 그 사람이 누구인지 분명히 보여준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물론 자신을 감출 수도, 속일 수도 있다. 그러나 글을 통해 나타나는 저자의 특징과 인격은 완벽하게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잘 감추는 사람이라도, 장점이든 단점이든 그만의 고유함이 빈틈으로 드러난다. 하물며 저자는 예수님에 대해 공개적으로 소개하고 있으니, 그의 고백과 신앙이 진실하고 소박하게 느껴진다. 그의 믿음이 깨끗하고 겸손하게 다가왔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사람들은 예수님에 대해 말하라고 하면, 자기가 만난 예수님에 대해 말한다. 더구나 요즘은 강단에서 이런 류의 간증과 설교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회중으로서 괴리감과 박탈감도 느껴지고, 불편한 마음만 커져갈 뿐이다.

그 사람이 전하는 예수님에 대해 아무리 들어도 내가 아는 성경에서 만나는 예수와 너무나 다르고, 이기적이고 편협한 신 같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과 이 세상을 위해 존재하시는데, 예수님이 오직 자기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은 미신적이고 병든 신앙의 반증일 뿐이다.

현대 교회에서 선포되는 예수님이 어떤 예수님인지 점검하게 된다. 강단에서 저런 정도의 예수만 증거되고 있다면, 이 또한 강단의 변질이고 교회의 수준이고 한계이다.

저마다 자기가 만난 예수님에 대해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자기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예수님을 그려낼 수도 있다. 그러나 1세기 모래 바람 날리는 팔레스타인과 역사의 격변 속에 살았던 예수님을 알고 그분의 말씀을 묵상하는 것은 전혀 다른 만남을 갖게 될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자신의 경험과 공부를 통해 만난 예수님에 대해 소개하지만, 무엇보다 훌륭한 학자답게 예수님 당시의 역사의 배경과 현실 속에서 이 땅에 하나님으로 오신 예수님을 소개한다. 그리고 불우한 환경과 가난했던 삶을 사는 예수님이 더 어두워지는 이 땅에 인간으로 오시고 빛으로 오신 것을 그려간다.

사람마다 교회마다 신적인 능력을 원하고 세속적인 성공과 부를 주는 분을 원하지만, 예수님은 그것과 상관없이 너무 평범하고 따뜻하고 웃음과 눈물이 많으신 분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십자가의 죽음을 앞두고 ‘너희는 나를 어떻게 아느냐’고 물으셨다. 동일하게 우리도 예수님이 누구신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한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도 오셨지만, 세상의 눈물을 닦고 잘못된 권위와 구조를 바로잡으며 이 땅에 모든 굽은 것을 곧게 하시는 예수님, 알라딘의 램프와 요술방망이가 아니라 평범하고 소박하며 일상을 소중히 여기시는 예수님, 인간의 탄생과 성장과 변화와 공부와 직업과 죽음과 모든 인간사를 경험하신 예수님을 떠올려본다.

꿈을 주시는 예수님

예수님은 불의한 권력이 지배하는 비참한 세상에서 가난한 삶을 사셨다. 그리고 그런 현실 속에서 가난한 삶을 사는 자에게 더 마음을 주시고 긍휼히 여겨주셨다.

가난이 좋아서가 아니라,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사회에서 차별과 억압으로 생기는 가난이 사람을 절망과 공포로 몰아가기에 더 긍휼히 여겨주신 것이다.

가진 것이 없으면 힘이 없어서 목소리를 내어도 들어주지 않으니, 주님이 더 귀를 기울여 그들을 들어주신 것이다.

필자가 책을 보며 참 감동이 되었던 부분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꿈을 주신다는 것이다.

한때 근본적인 신앙 속에서 살다 보니 믿음은 우리의 모든 꿈과 계획과 소망도 앗아가고 자유 없이 수동적으로 살게 되는 것 같은 답답함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리고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어떤 줄에 묶여서 의지없이 움직여 가는 것이 믿음이라고 여겨졌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결코 그런 분이 아니시고, 우리를 인격적으로 대하시고 우리를 소중하게 여겨주시는 분이다.

예수님은 꿈 없는 인생에게 빛나는 꿈을 주시는 분이고, 소망 없는 자에게 새 소망을 심어주시는 유일한 분이시다. 주님은 사방이 막힌 상황에서도 하늘을 향해 기도하게 하시고 길을 열어주시고 인생을 풍성하게 하시는 분이다.

예수님은 우리가 가진 꿈을 빼앗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만드는 분이 아니시다. 우리가 가진 비전을 앗아가 붕어빵 기계에서 만들어내는 붕어빵 되게 하시는 분도 아니다.

주님은 불의하고 불공정한 세상에서도 꿈을 꾸게 하시고, 가난한 삶에서도 소망을 주시는 분이다. 어둠이 깊어질수록 더 빛이 나는 인생이 되게 하기 위하여 예수님께 더 뿌리내리도록 하시고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되게 하시는 분이시다.

주님은 꿈이 없는 자에게 꿈의 공급자. 꿈이 작아진 자에게 꿈의 소생자, 꿈이 가려진 자에게 꿈의 안내자가 되신다.

이 땅은 사망의 기운이 맴돌아 모든 것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꿈도 포기하게 하고 인생을 절망으로 몰아가는데, 그런 현실 속에 꿈을 주시는 예수님은 유일한 소망이 되신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예수님이 주시는 꿈은 이기적이고 괴물이 되게 하는 꿈이 아니다. 오천 명을 먹을 빵을 홀로 독식하게 하는 꿈이 아니라, 다섯 명만 먹을 수 있는 빵이라도 오천 명이 나눠먹을 수 있게 하는 꿈이다.

죽음을 생명으로 바꾸는 꿈이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꿈이며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꿈이다. 주님이 주시는 꿈은 세상과 비교할 수 없는 생명과 기쁨과 공생하는 감사이다.

결론: 예수님의 눈물

필자는 예수님에 대한 책에 관심이 많다. 성도는 예수님을 믿고 사랑하고 예수님처럼 자기십자가를 지고 따라가는 사람이기에, 그분을 더 알고 싶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시고 나사렛에서 목수의 아들로 자라시고 성장하셔서 하나님의 때가 되어 갈릴리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하나님의 일을 시작하신 예수님.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루고 사람들의 죄를 해결하고 구원하며 평화의 일을 위해 하나님의 길을 걸어가셨다.

무엇보다 예수님은 인간의 모든 삶을 공감해 주셨다. 가장 높은 곳에 계신 하나님께서 가장 낮은 곳으로 사람의 몸을 입고 오셔서 지옥 같은 삶을 사는 자의 고통도 끌어안아 주셨다.

주님의 생애는 액체의 생애인데 인간의 삶 곳곳에 그분의 눈물 자국이 스며 있다. 그분의 눈물 자국은 사랑의 흔적이고 회복의 실마리이다.

작지만 책 곳곳에 담겨있는 주님의 눈물을 발견하면 주님의 품을 느낄 수 있는데, 우리 또한 그 눈물을 가지고 얼어붙은 세상을 녹이는 소망의 사람이 되길 기도한다.

방영민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서현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