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전 시위’ 확산의 중심 컬럼비아대, 일촉즉발 위기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학생들이 점거한 해밀턴홀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경찰.  ⓒ폭스뉴스 방송화면 캡쳐

▲학생들이 점거한 해밀턴홀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경찰. ⓒ폭스뉴스 방송화면 캡쳐

전미 대학가 반전 시위 확산의 근원지인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대학 측과 학생들 사이의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컬럼비아대 벤 창 대변인은 4월 30일(이하 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시위자들이 점거를 통해 상황을 악화시킨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지속된 규정 위반은 자명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건물을 점거한 학생들은 퇴학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컬럼비아대는 잔디밭에서 텐트 농성을 벌이던 시위대에 전날 오후 2시까지 해산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정학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 명이 여전히 농성장에 남아 있자, 대학 측은 예고한 대로 정학 조치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이에 캠퍼스 건물인 해밀턴 홀을 기습 점거했으며, 현재까지 시위대 약 60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의 이름을 딴 이 건물은 1960년대부터 컬럼비아대 시위의 중심이 됐던 곳으로, 1968년 베트남전 반대 시위 후 1972년 반전 시위와 1985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 (극단적 인종차별 정책) 규탄 시위대도 이 건물을 점거했었다.

컬럼비아대 점거 사태 후 캠퍼스 출입 통제에 들어간 상태다. 재학생은 물론 필수 인력을 제외한 교직원 출입도 차단했다.

시위를 조직한 학생단체는 “가자전쟁 중단과 더불어 대학 측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돕는 기업에 대한 투자금도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 4월 18일에는 네마트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이 철수 요청을 거부한 시위대를 해산해 달라고 경찰에 요구했고,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 100여 명이 무더기로 연행된 바 있다.

경찰의 진입 사태 후 컬럼비아대 캠퍼스에는 더 많은 텐트가 들어섰고, 전국 각지의 대학 교정으로 연대 농성이 확산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8일 이후 대학가 반전 시위로 미 전역에서 1,1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위를 둘러싸고 시위대와 대학 또는 경찰 간 충돌은 컬럼비아대는 물론 다른 대학가로 확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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