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5월은 가정이 달이면서, 유난히 기념일이 많은 달입니다. 세상에서는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고 있습니다. 교계에서는 언제부터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필자의 기억으로는 중·고등학교 시절 이미 어린이주일-어버이주일에 이어, 스승의 날 근처인 5월 셋째 주일을 '스승의 주일을 지켜오고 있었습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옛 선조들의 말씀이 무색할 정도로, 요즘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교사들이 겪는 고통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무너진 교사의 권위 때문에 힘들다는 하소연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는 실정입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무시나 모욕을 당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러다 보니 교사직에 회의를 느껴 교단을 떠나는 분들이 속출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가슴이 아프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긴 여정의 고난을 뚫고 열의에 찬 뜻을 품고 현장에 나왔지만, 정부 기관이나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들까지 교사에 대한 예우나 권위를 무참히 짓밟고 있으니, 떠나는 것이 당연하다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박봉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매여 있다는 교사들도 있습니다. 장래 희망이던 교사의 푸른 꿈이 차츰차츰 사라지고, 거칠어진 학생들, 그리고 찾아와서 마구잡이로 욕설을 퍼붓는 학부모들 때문에 교사의 사명감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오히려 직업 훈련장의 모습으로 변해 가는 학교의 모습이 실로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이 모두는 잘못된 부모들의 자녀 사랑이 지나칠 정도로 망가뜨리고 있음을 개탄할 뿐입니다. 아이가 적든 많든, 부모는 스승이 되어야 합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과 질서를 지키는 일 정직과 성실, 이웃을 배려함, 어른에 대한 예의범절과 선생님께 존경을 교육해야 함에도, 지나친 물질 요구에만 열을 올리며 바른 교육을 하지 않으므로 인해, 향후 아이들의 미래는 불확실한 암흑의 시대로 물들어감을 모르고 있는 현 시대가 참으로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부정한 방법의 청탁이 있는 곳도 아닌, 신선한 학교에까지 김영란법을 적용하는 것은, 정부기관에서부터 학교 교사들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뜻과 무엇이 다른지요? 지금은 물질이 풍부한 시대라 어린아이들의 용돈도 대개 1만 원에서 10만 원까지 주고 있는데, 부모나 부모로부터 받은 용돈을 아껴 존경하는 선생님에게 카네이션과 작고 예쁜 선물 하나 하지 못한다는 것은, 어린아이들에게 오히려 달갑지 않은 상처만 제공할 뿐입니다.

모든 청탁과 비리는 어른들이 다 만들어 놓고, 고사리 같은 정성어린 마음으로 거룩한 뜻을 기념하겠다는 순수한 학원 어린이에게까지 이를 물들게 하는 방법은 정말 옳은 처사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물론 부작용도 약간 있겠지만, 목적과 뜻이 좋다면 이를 수용하고 더 확대해야 하지 않을까요?

구약 시대에 등장하는 인물로 웃시야가 있습니다. "웃시야는 아버지 아마샤의 모든 행위대로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하며 하나님의 묵시를 밝히 아는 스가랴가 사는 날에 하나님을 찾았고 그가 여호와를 찾을 동안에는 하나님이 형통하게 하신지라(대하 26:4-5)". 유다 왕인 웃시야에게는 훌륭한 스승 스가랴가 있었기 때문에 그는 여호와를 찾으며 모든 일이 형통하게 되었습니다.

다윗에게는 스승이자 선지자인 나단이 있었기에 그는 이스라엘의 최고의 왕이 되었고, 사울은 스승이자 사사인 사무엘의 말을 듣지 않으므로 비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성경의 많은 인물 중에는 스승의 말을 새겨 하나님의 사역을 잘 감당하신 분들도 있지만, 순종하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행하여 비참한 최후를 당한 분들도 많음을 볼 수 있습니다.

스승은 참으로 귀한 직분입니다. 스승의 지시에 순응한 사람들은 대개 부흥했으며, 스승의 말에 함구하고 자신의 뜻대로 행했던 분들은 한결같이 패망함을 성경을 통해 배웁니다.

이렇듯 이 시대는 하나님 말씀에 목숨을 건 종들과 교사들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특히 우리 교계에서 교역자들과 교사들을 위해, 열심히 최선을 다해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들이 우리 자녀들을 위해 말씀으로 양육을 잘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들의 선한 행동과 따뜻한 보살핌과 열정을 하나님 앞에 우리 자녀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사가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힘을 모아 존경하며 격려를 아까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특히 부모들은 자녀 앞에서 교역자들이나 주일학교 교사들에 대한 부정적인 언어나 행동을 삼가야 할 것입니다. 그들은 자녀들의 영혼을 맡은 하나님의 충실한 종들이자 스승입니다. 그들의 권위나 존경에 손상을 입히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주님의 권위를 높이 찬양하듯 그들의 권위를 주님 대하듯 높이 찬양해야 합니다.

그리할 때, 그들은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지혜를 총동원하여 그들의 선한 모습들을 다 내어놓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육자에게도 말씀에 연구와 지혜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며, 아이들과 교인들을 위해 전념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류 최고의 스승은 바로 주님입니다. 교사들은 주님을 대신하여 하나님의 말씀에 붙들려, 그 말씀으로 우리를 지도하고 인도할 스승입니다. 웃시야처럼 스승의 지도와 훈련을 잘 받으면 하나님을 찾을 수 있고,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형통할 삶이 절로 찾아오게 될 것입니다.

스승의 주일에는 근속 상을 주는 교회들이 많습니다. 이 일은 참으로 선한 행동이라 여겨집니다. 어떤 분들 중에는 '상은 하늘나라에서 받으면 되지' 라는 분들도 계십니다. 성경을 오해하는 것입니다.

누구도 자신의 시간이나 물질을 사용하며 교사를 하려 하지 않는 현실입니다. 교회 안에 장로나, 집사, 권사를 투표하는 과정에서도 대개 교사는 뒤 전으로 밀려나기도 합니다. 앞에 보이는 성가대와 안내원들보다 눈에 드러나지 않는 봉사를 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적으로 생각해보면 참으로 서운한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10년 이상 교사 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정말 하나님의 참 제자인 동시에 참 스승입니다. 상급은 땅에서 받고, 하늘나라에서도 받는 것입니다.

요즘 시대에는 교인들이 세상에서 상급을 받는 일이 흔하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많은 교인들이 사회로부터 존경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표창을 받는 분들도 많았는데, 요즘은 보기조차 힘들 정도로 사회에서 기독교를 향해 보는 시각이 좋지 못함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 풀린다는 주님의 거룩한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교역자와 교사들, 그리고 교회 직원들에게 합당한 처우와 존경을 해 주셔서, 잃어가는 교사의 권위를 교계가 앞장서 세워야 하겠습니다.

이효준 장로(부산 덕천교회,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