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한기총 한교연
▲28일 추진위 모임에 참석한 교단장들이 서로 손을 맞잡은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유관재(기침)·김선규(예장 합동)·이종승(예장 대신)·전명구(기감)·이성희(예장 통합)·이영훈(기하성)·여성삼(기상) 목사. ⓒ김진영 기자
가칭 '한국교회총연합회'(이하 한교총)가 출범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의 통합을 추진해 온 '한국교회연합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28일 아침 서울 CCMM빌딩에서 모임을 갖고, 오는 1월 9일 한교총 출범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추진위 한 관계자에 따르면 한교총은, 비록 가칭이나, 한기총과 한교연이 통합한 단체의 새 이름이다. 이런 점에서 '제3의 연합단체'는 아니라는 게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또 아직 양 기관이 통합하지 않았음에도 한교총을 출범시키는 건, "미리 마당을 깔아준다는 의미"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한교총의 법인화 역시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교연이 한교총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 한교연 관계자 역시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교연은) 한교총과 관계가 없다"고 못박았다. 그렇다면 한교총은 기존 한기총과 '한국교회 교단장회의'(교단장회의)에 속했던 교단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도 변수가 많다. 우선 그 동안 통합 논의의 쟁점 중 하나였던 소위 '이단 문제'를 한기총이 어떻게 해결할 지, 설사 그것이 된다 해도 한기총 회원들이 전적으로 한교총 가입에 찬성할 지 등을 장담할 수 없다. 만약 한기총 내에서 의견이 나뉠 경우 한교총 출범 이후에도 그와 노선을 달리하는 이들이 한기총의 독립성을 내세우며 별도로 그것을 운영할 수 있다.

교단장회의 소속 23개 교단들의 참여도 불확실하다. 추진위 측은 한교총 출범에 현재까지 16개 교단이 찬성하고 있다고 했다. 그 말은 곧 나머지 7개 교단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교단장회의의 주요 교단들이 한교연에 가입돼 있는데, 한교총에 대한 한교연의 입장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이들이 과연 한교연을 탈퇴하고 한교총에 가입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한교총의 출범을 사실상 '제3의 연합단체'로 보는 시각이 있다. 결과적으로는 한기총과 한교연은 그대로 둔채 한교총이라는 새 단체만 또 하나 생길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교계 한 관계자는 한교총 출범과 관련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 청사진은, 과거 한기총이 보수 교계를 대표하는 거의 유일한 연합기관이었던 것처럼, 그와 같은 단일한 연합기관의 출연"이라며 "그러나 지금의 한교총은 그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교총이 '제3의 연합단체'가 아니라는 추진위 측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한교총 출범을 그 동안 있었던 한기총-한교연 통합 추진의 성과로 보는 시각이 많아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도 했다.

일단 한교총은 지난 22일 교단장회의 당시 합의한 선언문을 기초로 출범하되, 대표회장은 향후 5년간 선거 없이 예장 합동·통합·대신, 기감, 기성, 기침, 기하성의 7개 교단 총회장 중에서 추대하고, 예장 합동·통합과 기감 총회장이 공동대표를, 그리고 이들을 포함해 앞서 7개 교단 총회장들이 모두 상임회장단을 맡는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회원교단은 공동회장단을 구성한다. 아울러 모든 직제는 현직 총회장 중심으로 한다.

한편, 교단장회의는 지난 22일 선언문을 통해 △한기총의 2011년 7월 7일 개정 정관(약칭 77정관)을 기본틀로 한다. 이는 현재 한교연과 한기총에 속한 교단 중 77정관 이전 가입교단과 교단장회의 회원 교단(23개)를 포괄함을 의미한다 △현재 양 단체에 가입된 기관에 대해서는 별도 규정을 두어 합류하게 하며, 77정관 이후 가입된 교단은 재심한다. 화목을 깨는 이단성 시비가 없도록 선명하게 조사한다 등을 향후 방향성으로 제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