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토론회에 홍성식 목사, 안영로 위원장, 한영훈 대표회장, 전희준 장로, 박성배 목사(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부터) 등이 자리한 모습. ⓒ이대웅 기자

한국교회연합 찬송가대책위원회(위원장 안영로 목사) 주최 ‘한국교회 찬송가 대토론회: 한국교회 찬송가, 이대로 좋은가’가 2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대토론회는 대책위 위원장 안영로 목사 사회로 한영훈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의 인사말과 부위원장 박성배 목사(기하성 총회장)의 기도 후 두 차례 발표와 김훈 국장(한교연)의 광고, 김국경 목사(예장합동선목 총회장)의 기도 순으로 진행됐다. 한영훈 대표회장은 “오늘 대토론회는 어느 한쪽 편을 들자는 게 아니라, 해답을 찾자는 것”이라며 “어떻게 하면 한국교회를 위해 잘 풀어갈까 하는 측면에서 토론회를 열었기 때문에, 특정 기관을 비판하거나 코너에 몰어선 안 된다”고 전제했다.

발제는 한국기독교침례회 총무를 역임한 한국찬송가위원회 총무 홍성식 목사와 한국찬송가공회 회장을 역임한 한국찬송가작가총연합회 대표회장 전희준 장로가 발제했다.

홍성식 목사는 “개정된 21세기찬송가 645곡 중 1/5에 이르는 128곡이 한국인 작사·작곡자의 찬송곡”이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홍 목사는 “한국인들의 경우 저작자로서 합당치 않은 이들의 곡이 수록되거나 정치적 배려, 공회원 간의 친분을 앞세워 수록된 곡이 다수 확인돼 대내외적 지탄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20여년간 통일찬송가를 사용한 성도들이 오랜 동안 익숙하게 부르고 외우면서 은혜를 받아온 곡들이 상당 부분 수정돼, 목회자 및 성도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목사는 “특히 신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이들이나 젊은 저작자들의 곡과 가사가 다수 수록돼 저작자가 소속된 교단 등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찬송가는 저작자가 생존 시 만든 곡들 중에서 사후 곡의 우수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되거나 생존 중이라도 신앙에 흠이 없고 널리 애창되는 곡들을 엄선하여 수록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밝혔다.

저작권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교회에서 찬송가는 그동안 교회의 공적 자산으로 인정돼 왔으나, 21세기찬송가 발간 이후 저작권 사용료 청구 및 지불이 불가피해져 커다란 짐이 되고 있다”며 “외국 21곡에 대해 저작권료 지불을 요구받았고, 이에 따라 한국인 저작자들도 지불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외에도 21세기찬송가는 각종 문제점을 안고 있으므로, 한국교회에서 은혜롭게 부를 수 있는 위치를 이미 상실했다”고 전했다.

▲대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전희준 장로는 “21세기찬송가는 편집 기간이 10년이나 소요되면서 너무 오랫동안 귀한 시간을 허비했고, 전문위원들이 수시로 교체돼 너무 많은 전문위원들이 참여했으며, 이로 인해 편집 정책과 원칙이 수시로 변해 선곡과 수정 작업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전 장로는 “또 교계에서 호응을 얻고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2차에 걸쳐 시제품을 제작하면서 혹평을 받기도 했다”며 “선곡과 수정, 편집 작업에서 소수의 전문가보다 다수의 비전공자 의견을 따르면서 오늘까지 불량품을 사용해 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초판 발행본은 수백 곳이 오자 투성이어서 폐기처분하고 다시 발행했지만, 아직도 수정할 부분이 많은데도 책임지는 이도 없고 아무 부담 없이 아직도 판매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창작 가사들의 경우 비성서적이고 비신앙적인 내용들이 다수 발견되고 있다”며 “모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음을 알고, 잘못된 부분은 과감하게 시정하여 우리 심성과 정서에 맞는 우리의 찬송가를 많이 개발하여 후대에 아름다운 유산으로 꽃피우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영로 위원장은 “오늘은 수술이 아니라 진단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우리 후손들이 불러야 할 찬송가를 어떻게 했으면 더 좋겠는가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말씀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