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안희환 목사, 신현욱 소장, 임웅기 소장, 엄승욱 총무. ⓒ이대웅 기자

‘기독교 사칭 신천지의 사회·종교적 폐단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31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신천지대책 한국기독교연대 주최로 개최됐다.

연대는 “신천지는 최근 자살이나 살인사건 등 가정이 파괴되는 일도 종종 일어나고 있으며, 자신들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정치권과 사회단체를 가장한 활동도 늘고 있다”며 “신천지는 올해 안에 신도 수 15만명을 돌파한다는데, 대부분은 이들의 정체성을 잘 모르는 기독교인들이어서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신천지는 한 마디로 사회·종교·정치적 폐단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는 바, 한국교회는 그동안 지켜보는 자세를 취했으나 이제는 각 기관들이 연대하여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이제 한국교회 차원의 대책을 수립하겠다고도 했다.

이후 이들은 ‘사이비 종교단체 신천지’의 해악에 대해 “종말론을 이용하여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장악하고 조종하며 정치적 야욕을 추구하고 사회적 피해를 초래하는 ‘사이비 종교단체 신천지’의 행태에 대해 정부·정당·지자체·언론·인터넷 서비스회사들은 사회적 책임에 걸맞게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이만희 설립자를 향해 △정통 신학을 배운 적도 없으면서 성경박사를 사칭하고 12개의 목사 안수증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다닌 이만희는 사기행각을 시인하고, 종말론 세계관에 기초하여 허황된 교리를 주입시켜 정신적 손상을 입힌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손해배상을 실시하라 △건전한 기독교인을 은밀히 정신개조시켜 신천지 교인으로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운영하고 있는 ‘복음방, 신학원(센터), 위장교회’를 공개하고 즉각 폐쇄하라 △정치권과 지자체에 접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만남 등 다수의 위장봉사단체를 즉각 해체하라 등을 요구했다.

미디어(언론·방송·포털)를 향해서는 △천지일보는 신천지가 만든 신문으로 네이버는 2009년 천지일보 창간 직후 곧장 네이버에 뉴스를 송고하게 하므로 영향력을 갖게 한 배경을 공개하라 △기독교(개신교)와 천주교를 ‘실패할 곳, 멸망할 곳’으로 규정하며 목사 등 성직자를 개·돼지라 교육시켜 증오심을 조장하여 이들이 교인들의 지시에 따라 인터넷에서 비방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포털 등 인터넷 서비스사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 등을 요청했다.

참석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안희환 목사(기독교싱크탱크 대표)는 신천지의 안티기독교 활동을 폭로했다. 안 목사는 “2007년 이후 기독교를 비방하는 인터넷상 활동이 급증했는데, 특히 몇몇 기독교 인사들을 비하할 목적으로 제작된 ‘레인메이커’ 동영상이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며 “그런데 경찰 수사에서 레인메이커가 신천지 인물임이 밝혀지면서 이들이 얼마나 기독교를 인터넷에서 비방해 왔는지 조사했다”고 보고했다.

안 목사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목회자나 기관의 비방 동영상 중 신천지 이만희교’에서 만든 것으로 확인되거나 추정되는 것은 전체 779건 중 582건으로, 무려 74.7%에 달한다(2012년 4월 26일 기준)”며 “목회자 비방 동영상 유포자 중 신천지 신도는 319건으로, 전체 582명의 68.8%”이라고 발표했다. 이들은 기독교 비방 만화 ‘신툰’ 등 신천지 카페에 올렸던 만화들을 유명 포털사이트 만화 페이지에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기도 하다.

안 목사에 따르면 신천지는 기존 교회와 성당에 나가는 사람들을 포섭(섭외)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유명 목회자들의 약점을 비방하거나 왜곡·강화시켜 여론을 악화시키고 기독교인들이 회의를 느끼게 하는 것이 포교의 방법론이 됐다. 그는 “사법당국은 신도들에게 ‘거짓말과 거짓행위’를 교사하여 신뢰를 기초로 하는 교회와 성당의 신앙공동체에 불신풍조를 조장한 이만희에 대해 ‘사용자 책임’을 물어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현욱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신현욱 소장은 “이만희 교주와 신천지는 육체 영생불사를 외치는 종교 사기집단의 계보를 잇고 있는 한국의 수많은 사이비 교주 중 한 사람과 반기독교적 사이비 종교집단에 불과하다”며 “신천지의 포교방법은 철저히 신분을 감춘 채 속임수와 거짓으로 접근하여 친분을 쌓고 관계를 형성한 후 비밀 교육장소로 유인해 서서히 세뇌시키고 중독케 하여 미혹한다”고 전했다.

신 소장은 “특히 올해 14만 4천명을 채운다는 기대와 소망으로 그들의 전도열은 극에 달해 있다”며 “신천지로 인한 제반 문제들은 더 이상 단순한 종교문제나 기독교 내 분쟁 또는 갈등 정도로 치부해서는 안 되고, 사회적·국가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웅기 소장(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은 “신천지 집단은 거짓과 속임수로 가정과 사회를 속일 뿐 아니라 조직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양산해 가족 관념은 깨지고 학생들이 자퇴하는데, 이런 일들을 가족들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 실행에 옮기고 있다”며 “이러한 가출과 이혼, 학업포기 등을 면밀히 살펴보면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신천지 간부들이 조작하거나 신도들이 개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엄승욱 총무(신천지대책 전국연합)는 “초교파신문과 여기서 이름을 바꾼 천지일보는 기독교 내외의 각종 정보들을 파악해 이만희에게 보고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며 “특히 외곽단체인 사단법인 자원봉사단 만남 등을 통해 정치인들과 어울리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각종 사회문제를 저질러도 유착과 항의 등으로 공정한 사법처리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기자회견은 신천지 교도들로 보이는 무리들이 기자회견장 밖에서 항의하는 등 어수선한 가운데 열렸으며, 특히 천지일보 기자들은 출입을 봉쇄당하면서 거세게 항의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패널들을 향해 집중 공세를 펴기도 했으며, 기독교연대의 기자회견이 끝난 12시부터 바로 옆 국화실에서 ‘신천지에 대한 편파·왜곡 행위 중지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 反사회단체는 신천지가 아닌 한국 교계”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