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사밧 왕은 지체 없이 성전으로 올라가 하나님께 도움을 청했다. 아울러 온 백성이 금식하며 기도하라는 명을 내렸다. 백성들은 어린아이에 이르기까지 각처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와 성전에서 간구했다. 왕은 나아가 성전 뜰에 운집한 백성에게 그의 믿음을 피력하기도 했다. 주의 손에 권세와 능력이 있음과, 이 땅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자손인 우리에게 주셨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우리가 성전에서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들어 주신다는 믿음을 선포했다. 남녀노소가 모여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신이 야하시엘에게 내렸다.

“하나님께서 내게 말씀하셨습니다. 적군을 두려워 말라고 하십니다. 이 전쟁은 하나님의 싸움이라고 하셨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싸울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너희는 가만히 서서 내가 너희를 어떻게 구하는가 보라고 하십니다. 내일 그들과 싸우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기게 하실 것입니다.”

그들은 기도했고, 하나님의 계시를 믿었다. 군사들이 출정하기에 앞서 여호사밧 왕은 백성들에게 확신을 심어 주었다.

“모두들 하나님을 믿어라. 예언자를 통해 주신 말씀을 신뢰하라. 그러면 우리가 이길 것이다.”

여호사밧 왕은 무장한 군대를 앞세우지 않고 예복을 갖추어 입은 합창단을 앞세워 출정하게 했다. 합창단은 ‘주께 감사드리자. 주의 사랑은 영원하시다’라는 찬양을 부르며 행진했다. 유사 이래 이런 군대는 없을 것이다. 찬양하는 군대가 전진해 나아가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매복해 있던 모압과 암몬의 군대가 에돔의 군대를 적군으로 오해하고는 갑자기 공격하기 시작했다.

연합군의 느닷없는 기습공격에 놀란 에돔 군대는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순식간에 진멸되었다. 사기 충천한 모압과 암몬의 군대는 적과 아군을 분별하지 못하는지, 이번에는 서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골짜기와 들에 엄청난 시체가 쌓였다. 전쟁터에 도착한 여호사밧의 군대는 망루에 올라가 적진을 살펴보다가 깜짝 놀랐다. 살아 있는 적군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온 사방을 둘러보아도 모압과 암몬과 에돔의 군대는 모두 시체로 변하여 땅을 뒤덮고 있었다. 그들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과연 싸우지 않고 이기게 하신 것이다.

여호사밧의 군대는 죽어 나자빠진 적군들로부터 사흘에 걸쳐 재물과 보화를 거두어들였다. 나흘째 되는 날, 그들은 한 자리에 모여 하나님께 감사 드린 후 예루살렘을 향해 개선했다. 그들이 거둔 대승리의 소문이 주변의 여러 나라로 급속히 번져나가자, 주변의 나라들은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유다 왕국을 심히 두려워했다. 여호사밧 왕은 25년 동안 유다 왕국을 다스리다가 수명이 다하여 죽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많이 한 여호사밧의 뒤를 이어 32세 된 그의 아들 여호람이 즉위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