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대 이정배 교수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배아줄기세포의 윤리성 및 진위성 여부에 대한 논쟁이 올해까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감신대 이정배 교수는 월간 <기독교사상> 2006년 1월호 권두언을 통해 "종교인들은 과학의 맹목을 공격하고, 과학자들은 연구의 발목을 잡는 낡은 종교진리를 비웃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생명공학에 관한 한 천국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한국은 국민적 합의도, 법적 테두리도 부족한 상태"라며 "목적 지향적이기보다는 결과 예상적 과학기술이 되어야 하며, 확실성에 기대는 과학이 아니라 전체 관계성을 충분히 숙지하는 생명공학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성서는 생명의 길을 '좁은 길'이라 했다. '좁은 길'로 가는 사람은 적다고도 했다"라면서 "국익을 말하기는 쉽고 난치병을 고쳐 보겠다는 자신의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것도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개인의 사적 이익, 몸의 안녕과 생존, 치유와 관련된 것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서 보다 영속적인 것, 보다 공통적인 것에 관심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통적이고 영속적인 것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리고 자아나 찰나에 함몰되는 것이야말로 종교의 몰락이며 반생명적인 일이라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또 "자신의 욕망을 표출하는 일을 통해서 자율성과 주체성을 확인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조절하고 제어하는 능력 안에서 자신의 본질을 찾는 것이 성경이 말하는 '좁은 길'의 의미다"라고 이 교수는 밝혔다.

이 교수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새 문명의 길, 생명의 길이 어떠한 것인가를 창세기 9장 1~7절은 잘 말해주고 있다. 그것은 사람의 눈에서 억울한 눈물을 흘리게 하지 말 것과 동물을 피 채로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 간의 형평성의 원리, 자연간의 형평성의 원리를 깨지 말아야 된다는 말씀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2006년을 살면서, 더구나 자본주의 체제 하에 욕망덩어리로 살면서 우리에게 이러한 하나님 말씀이 들리지 않을까 염려된다. 자기 소리를 너무 크게 내고 살다보면, 다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의 문제는 너무나 자신의 소리를 크게 내고 인생을 산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는 것은 죽음으로 인도하는 '넓은 길'임에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특히 "무수한 사람이 배고픔에 울부짖고, 약이 없어 죽고 있으며, 독재에 시달리고 있다. 자연 생명체가 인간을 위해 실험용으로 희생되고 먹거리로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비참한 현실 속에서 자기 주장을 멈추고 하나님의 생명을 눈을 들어 생각해 본다면 우리의 정신은 종전과는 다른 것을 희망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