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한 박사.

한국교회 초기 여성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전도활동을 전개한 ‘전도부인’을 본격적·전문적으로 연구한 박사학위 논문이 발표됐다.

서울신학대학교(총장 유석성 박사) 201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한 김경한 박사(신학대학원 박사과정)는 하도균 교수의 지도하에 ‘한국 성결교회 전도부인의 활동과 복음전도 활성화에 관한 연구’ 박사학위 논문을 발표했다.

김경한 박사는 “한국교회 안에 여성 성도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여성 사역자들의 위치와 기능이 갖는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교회를 살리는 근본적인 해결책으로써, 유교적 남존여비 사상과 일제 식민지 정책 아래서 활발한 복음전도를 이끌어간 한국 성결교회 여성 사역자인 ‘전도부인’의 활동을 모델로 제시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1907년 한국 성결교회가 시작된 가운데, 당시 한국 전통 사회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같이 이야기하는 것조차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여성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또 그들을 교회로 인도하려면 전도부인이 아니고는 안 되었다는 것. 김 박사는 “전도부인들은 같은 여성의 시대적 아픔을 안고 위기에 처한 여성들에게 어머니처럼, 때로는 선생과 언니처럼 상담을 해 주고 복음을 심어주는 일을 했다”며 “나아가 그들은 한국 여성들의 개화를 도왔고, 샤머니즘에 빠진 여성들에게 미신적 장애물들을 제거해 주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도부인은 이처럼 한국의 전통사회 여성들을 향한 유일한 복음전도의 통로였으나, 이들은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로 대부분 가족으로부터 핍박을 받았거나 집에서 쫓겨난 이들이었다”며 “이들은 전적으로 헌신하기 위해 결국 집에서 나와야 했고, 이 같은 헌신과 노력을 통해 성결교회는 더욱 든든히 성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한 박사는 “장로교·감리교와 더불어 짧은 기간 큰 발전을 이뤘던 한국 성결교회의 내면에는 오로지 여성들을 전도할 수 있었던 유일한 통로인 성결교회 전도부인의 숨은 공로가 있었다”며 “이들은 본인들이 속한 지역의 온 집을 찾아다닐 뿐 아니라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미전도지역을 중심으로 복음을 전했고, 중생한 이들을 다시금 심방하여 성경을 가르치고 재차 복음을 전해 양육하고 훈련시키는 역할을 감당했다”고 밝혔다.

논문에서는 1907-1945년을 배경으로 한국 성결교회 전도부인의 실태 및 양성 배경과 과정, 애국운동 및 사회활동에도 관여하는 등 구체적인 활동 모습, 타교단 전도부인들과의 차이점, 양성기관의 훈련 내용, 전도부인이 복음전도 활성화에 끼친 영향, 이들을 통해 바라본 한국교회 복음전도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인 제언 및 실제 전도전략과 방법 등을 다루고 있다. 성결교회의 대표적 전도부인들로는 곽진근(축호전도 및 심방 모델), 최홍은(경성성서학원의 부흥사), 문준경(교회개척의 어머니), 백신영(부인회 조직 및 문서사역 동력가) 등을 내세웠다.

특히 전도부인 양성 과정에는 △전도의 정의와 목적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전도자의 자격과 역할에 관한 교육 △삶의 변화를 통한 개인간증 구비 △성령의 능력을 동반한 전도 요구 등이 중요시됐다. 이를 바탕으로 김 박사는 전도부인의 직접전도 활동에서 배울 점으로 △복음에 수용적인 부류를 향한 집중 전도 △전인적인 회복을 위한 동질집단의 원리 적용 △관계 중심적 생활전도 정착 등을 제시했다.

또 전도부인들이 창안한 ‘기-승-전-결 전도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본래 한시의 작법인 ‘기-승-전-결’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한자용어로, 하나의 문장을 만들어 낼 때 그 시작과 끝맺음이 분명히 나뉘어 있듯 복음전도에도 분명한 시작과 과정, 그리고 결말이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적절한 용어”라고 전했다. 이는 기도(전도에 관한 문제를 제기)-승리의 선포(전도에 관한 문제를 전개)-전도(전도에 관한 결정적 문제의 방향 전환)-결실(전도에 관해 거두어 끝을 맺음)로 이어지는 전도법이다.

김 박사는 “전도부인들은 다양하고 세련된 방법을 사용한 게 아니었다. 위와 같이 전도의 기본기에 충실했던 그들의 삶이 복음전도를 활성화시켰던 주동력이었음을 깨달아야 한다”며 “부족해 보일지 모르지만, 한국교회 안에서 가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복음전도 전략은 또다시 ‘기본기를 굳건하게 다지는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외에 전도부인 활동의 한계점으로는 △세상과의 접촉을 위한 기독교 사회운동의 부재 △여성 사역자를 위한 고등신학교육 미비 △편중된 사역대상 △교회 내 구조적 장애물로 인한 사역의 한계 등을 꼽았다. 끝으로 오늘날 복음전도 활성화를 위한 여성사역 개선 방안으로는 △신학교육을 통한 철저한 여성사역 준비 △여성 안수자들을 위한 여성사역의 다양한 모델 개발 △지역교회에서의 여성사역 활성화를 위한 교육 실시 △교단 차원의 지역별 네트워크 및 지원 시스템 구축 등을 제안했다.

김경한 박사는 “한국 개신교 역사 아래 전도부인들이 다양한 활동을 펼쳤지만, 무엇보다 중점적이었던 것은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로서의 사명이었다”며 “한국교회 성장의 든든한 기둥이자 핵심이었던 전도부인에 관한 연구를 통해, 부디 현대 교회에 올바른 복음전도의 이해가 정립될 뿐 아니라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복음을 전하다 조용히 사라져 간 이 땅의 복음전도자들에 대한 관심이 실제적으로 증가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