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지도자 초청 ‘나부터 사과 릴레이 캠페인’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오는 12월 13일 오후 서울 청계천에서 ‘사과를 건네며’ 펼치는 ‘나부터 사과드립니다’ 범국민 릴레이 캠페인에 대해,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통렬한 반성과 회개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며 동참의 뜻을 밝혔다.

이번 캠페인을 공동주최하는 한국범죄예방국민운동본부(대표회장 강영선 목사)과 나부터국민운동본부(총재 강지원 변호사)는, 28일 오전 7시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한국교회 지도자 30여명을 초청해 캠페인 설명회를 진행했다.

대한민국국민연합과 (사)푸른나무국제청소년네트워크가 함께 주관하는 이번 릴레이 캠페인은, 우리 사회에 고질적으로 만연돼 있는 ‘잘되면 내 덕분, 잘못되면 남 탓’ 문화를 청산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나부터 사과합니다”라는 적극적인 표현을 함으로써, 모두가 서로 존중·신뢰하는 세상을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자신이 사과하고 싶은 상대에게 ‘사과’를 건네며 사과하는 캠페인으로, ‘아이스 버킷 챌린지’처럼 SNS를 통해 국내외적으로 크게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최측은 기대하고 있다.

28일 설명회는 1부 기도회와 2부 설명회 순으로 진행됐다. 강영선 목사의 사회로 시작된 1부 기도회에서는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가 기도, 이영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가 설교, 림인식 목사(예장 통합 증경총회장)가 축도했다.

▲이영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가 설교를 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설교를 전한 이영훈 목사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십자가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것인데, 한국교회가 십자가의 은혜를 잃어버린 채 높아지려 하거나 가지려 하면서 인간의 바벨탑을 쌓아나가고 있다”며 “교권·물량주의, 금권선거와 이단사이비의 도전 앞에 처한 한국교회는, 사회에 대한 영적 지도력을 상실했다. 이는 우리가 하나님 앞에 바로 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회하고 자복하며 진정한 사랑과 용서를 실천해나가자”고 전했다.

김진옥 목사(한국범죄예방국민운동본부 상임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2부 설명회에서 캠페인을 소개한 배영주 목사(푸른나무국제청소년네트워크 대표)는 “나부터 회개 운동이 교회 중심이라면, 이번 캠페인은 범국민운동이다. 누구든지 사과를 주고받으며 얼어붙은 관계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고 했다.

김진옥 목사는 “얼마 전 故 방지일 목사님께서 자신에게 죄가 있다며 회초리로 종아리를 치셨던 ‘회초리 기도대성회’의 연장선상에 이번 캠페인이 있다”며 “당시 돌아가는 차 안에는 통으로 가득했었다. 이 캠페인에도 적극 참여해 대한민국을 깨워 달라”고 호소했다.

“故 방지일 목사님의, ‘고백 아닌 고발 모임’ 한탄 기억하자”

▲참석한 지도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이날 모임에서는 특히 캠페인에 대한 조언의 시간을 별도로 가졌는데, 한국교회가 캠페인에 있어 진실된 자성과 회개를 동반해야 한다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먼저 김진호 감독(기감 전 감독회장)은 “세월호 사건 당시 한 장관이 유가족들에게 모욕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그들 곁에 남아 함께 애통해 하니, 나중에는 유가족들이 그의 진심을 알아주더라”며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이 나 때문이고 교회 때문이라는 통렬한 회개와 겸손이 있다면, 한국교회를 향한 시선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는 “예전에 故 방지일 목사님과 함께 죄를 고백하는 모임에 참석했을 때, 방 목사님이 ‘죄를 고백하는 모임이었나, 아니면 죄를 고발하는 모임이었나’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며 “순수한 고백보다 고발을 하는 모임이 대부분인 것 같다. 행사에 그치지 말고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강지원 변호사는 “저부터 회개가 된다. 많은 조언과 충언들을 기억하며 심부름꾼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답했다. 행사를 후원한 임원순 목사(한국범죄예국민운동본부 이사장)도 “목숨보다 귀하신 지도자 분들이 이번 행사를 위해 참여해주신 것에 무척 감사하다. 그날 행사와 사과운동에 한 분도 빠짐없이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강영선 목사는 “캠페인을 통해 우리 사회가 남을 존중하는 분위기로 바뀌어, 모두가 신뢰하는 대한민국 정부·교회·사회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이 캠페인을 마련한 추진위원장 이주태 장로(대한민국국민연합 대표)는 “올 한 해 세월호 침몰, 경주 체육관 붕괴, 판교 환풍구 붕괴 등 안타까운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이 운동을 통해 나 자신부터 먼저 반성하고 회개함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분위기가 확산되어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이 밖에 림인식 목사(예장 통합 증경총회장), 피종진 목사(세계복음화협의회 총재), 배영주 목사(푸른나무국제청소년네트워크 대표), 신광수 목사(한국교회연합 선교국장), 심영식 장로(한국교회평신도단체협의회 대표회장), 강무영 장로(한국교회평신도지도자협회 사무총장), 한은수 감독(한국기독교스포츠총연합회 공동회장), 서상기 목사(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 대표회장), 이상모 목사(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 명예회장), 신신묵 목사(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 주대준 장로(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 대표회장), 정근모 장로(한국해비타트 이사장), 이상형 사관(한미기독교목회자협의회 사무총장), 이만의 장로(환경사랑실천운동연합), 김동철 단장(남남북녀평양예술단) 등도 참석했다.

한편 캠페인은 13일(토) 오후 2시부터 서울 청계천광장(동아일보 사옥 옆)에서 진행된다. 2시부터 식전행사(문화행사), 3시부터 ‘나부터 사과드립니다’ 퍼포먼스(사과 전달)가 예정돼 있다. 향후 정부기관·종교단체·시민단체·기업 등과 협조해 정기적인 캠페인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