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제레미 펨버튼 사제(왼쪽)와 그의 동성 연인 로렌스 커닝턴(오른쪽)이 결혼식을 마친 후 걸어나오고 있다. ⓒ펨버튼 트위터

캐논 제레미 펨버튼(Canon Jeremy Pemberton)이 영국성공회 내에서 최초로 동성 연인과 결혼한 사제가 됐다.

영국성공회는 “사제의 삶은 반드시 교회 가르침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면서 펨버튼과 그의 파트너인 로렌스 커닝턴(Laurence Cunnington)의 결혼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의 결혼식은 23일(현지시각) 진행됐으며, 이는 영국성공회가 교회 사역자들의 동성결혼을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한 지 두 달 만이다.

성공회 측은 또한 동성결혼한 사람은 성직 안수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1년 전에는 동성 간 결합 상태(결혼은 하지 않았으나 동거하는 형태)에 한해서 예배 참석을 허락했다. 단, ‘축복받는’ 예배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비카 피터 오울드(Vicar Peter Ould)는 “영국성공회가 취한 입장의 문제점은, 사제들에게 결혼 밖의 성적인 관계성을 확정짓는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백지위임장을 제공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펨버튼은 자신의 결혼과 관련해 “나는 이 남성을 사랑하고 그와 결혼하길 원한다. 이것이 내가 바라는 것이다. 이는 결혼하길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갖게 되는 마음과 같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펨버튼은 이미 5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링컨 병원의 원목으로 일하고 있다. 또한 사우스웰과 노팅햄 교구를 맡아서 사역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2년 텔레그래프에 보낸 서신에서 “수십명의 사제들은, 영국 성공회가 교회 내 동성 결혼을 허락하지 않을 경우, 교회 내의 교인들이 다른 곳에서 결혼하도록 조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텔레그래프는 교회 내 보수적인 복음주의 지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지도부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영국 성공회는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