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투데이 결혼정보 & 웨딩 특집] 결혼, 그 높은 고지를 향하여


크리스천데이트 연애특강

 성장의 디딤돌, 연애

 교회에서 열심히 섬기는 사람들은 의외로 연애 경험이 적은 경우가 많다. 그들이 특별한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분별력 있고 지혜롭게 교회 일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매우 매력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앞에 선 경험도 많으니 리더십이 있고, 다양한 사람을 품어주다 보니 이해의 폭도 넓으며, 아는 사람이 많으니 인기도 많다. 그런데 왜! 청년 리더들은 20대의 중반을 훌쩍 넘기도록 솔로의 길을 걷거나, 신통치 않은 연애경력을 가지게 되는 걸까.

  내 주변에도 그러한 사람들이 있다. 지리산에서 도라도 닦았는지 매사에 철인적인 인내심을 보이다가, 연애에 있어서만큼은 손톱만큼의 끈기도 사라져버리는 사람들. 추진력과 계획성을 동시에 갖춘 멀티 태스커임에도 연애는 항상 뒷전. 어쩔 땐 자기가 솔로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이별을 간증처럼 떠벌리기도 한다. 왜 혼자입니까? 물어보면 그들의 대답은 언제나 신실하다. '연인 관계가 영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아서', '영적 성장에 더 집중하고 싶어서'. 그렇다. 그들은 매우 영적인 사람이었다.

 때때로 우리는 영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 우리가 가진 것들을 포기할 때가 있다. 매우 귀중한 일이다. 하나님을 위해서 내가 가진 즐거움과 편리함을 포기하는 것은 분명 숭고한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영적인 사람과 그리스도인다운 사람은 동일한 의미인 걸까?

 그리스도인답다는 것은 무엇인가. 나 역시 미숙한 성도로서 정확한 정답을 이야기할 순 없지만, 예수님은 적어도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형성'을 뒤로 미루고 노닥대는 분은 아니셨다. 오히려 영적인 것 이외의 모든 것을 배척하던 제사장과 서기관들은 예수님의 신랄한 디스대상이었다. 예수님에게 '독사의 자식들'이란 욕을 듣는 게 어디 보통 일이겠는가.

예수님께서는 33년동안 골방에 갇혀 수행만 하다 십자가에 달리신 게 아니라 친히 발품을 팔며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어주신다. 어쩌면 예수님의 진짜 사역은 우리와 사랑의 ‘관계’를 맺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창녀 마리아나, 삭개오나, 사마리아 여인이나, 바로 우리에게 다가오신 것처럼 말이다.

당신은 “자자, 눈먼 것과 앉은뱅이 된 것을 고쳐주었으니 다 되었지? 내가 지금 피곤하고 시장하니까 썩 물럿거라. 평생 듣도 보도 못할 기적들을 보고 영적 세계의 말씀을 들었으니 봉잡은 거 아니냐. 배 좀 고프고 피곤한 것쯤은 대충 넘어가자.”라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예수님은 물고기 두 마리와 떡 다섯덩이를 가지고 축사하사 친히 우리의 배를 불려주시는 분이다.

 연애는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는 일이다. 수많은 관계 중에서도 가장 개인적이고, 특별한 관계를 말이다. 이런 소중한 '관계'를 막 다루면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들먹이며 행패를 부리는 것은 고민해봐야 할 일이다. 심지어 '영적성장'이라는 명분으로 연애를 터부시 하며 배척하는 건 그다지 영적인 일도 아니다. 인격적인 상대와 건강한 '관계'를 설정하고 유지해나가는 일 역시 배움의 장이요 훈련이란 것을 깨달았으면 싶다. 정반대의 이야기지만 '기도해봤더니 너랑 난 운명이야. 너는 나랑 사귀어야만 해.'라는 식의 접근법 역시 사라져야 한다. 기도응답이 무슨 포스트잇도 아니고 내 멋대로 편리하게 붙였다 뗐다 써먹는 존재로 만들어선 안된다. 정말로 기도응답이라면 상대를 붙잡고 구구절절이 브리핑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루어질 것이다.

 영적인 커플이 되고파 데이트 때마다 성경 읽고, 큐티하고, 두손 잡고 중보하지 않아도 된다. '이 남자를 만났더니 방언이 텨졌어요. 이 여자와 사귀고 부터 예언의 은사가 내렸답니다.'같은 극적인 상황은 장담한다. 절대로 없다. 억지로 영적인 것을 끌어다 쓰지 않아도 당신과 그 사람의 만남은 충분히 신성한 것이며, 아름답다. 미안할 때 사과하고, 배려하며 존중하고, 마음을 가지고 장난치지 않는 것. 그거면 충분하다.

 당신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서라도 연애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가만히 입벌리고 있으면 떠먹여주는 밥숟갈이 아니라는 말이다. 성장이 애들 키크는 것마냥 밥만 먹고 잠만 자면 해결 될 일이던가. 심지어 요즘 애들은 키 좀 커보려고 얼마나 노력하는데. 성스럽고 위대해야 하는 강박을 버리고 나의 짝을 찾기 위해 노력해보자. 칠년을 하루같이 사랑하게 될 야곱과 라헬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당신에게 찾아온 소중한 '관계'를 꼬옥 붙잡을 수 있기를 축복한다.

[출처] 크리스천데이트 christiandat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