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독일
▲유석성 총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서울신대 교수진들이 독일을 방문한 모습. ⓒ서울신대 제공
서울신학대학교(총장 유석성 박사)가 '종교개혁의 나라' 독일을 방문해 현지 명문대학들과 학술교류를 나눴다.

유석성 박사와 김영인·지인규·황덕형 교수 등은 최근 서울신대와 교류협정을 체결한 독일 튀빙겐대학교와 예나대학교를 잇따라 방문해 양 대학이 함께하는 학술대회를 가졌다.

먼저 7월 3일 튀빙겐대학교에서 양 대학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3회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서울신대 측을 고려해 주제를 '성결'로 정한 이번 학술대회에서, 유 총장은 "2014년 국제학술대회를 시작한 뒤 3년간 풍성한 학문적 결실이 있었다"며 "학술대회로 그치는 게 아니라, 교회와 사회에 영향력을 주는 신학 담론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황덕형 교수는 '존 웨슬리의 성결 개념: 종말론적 관점으로부터'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웨슬리 자신도 '성결' 개념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매우 비판적으로 여겨질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개념이 기독교인들 가운데서 별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그의 설교인 '완전에 대하여'에서는, 왜 '성결' 개념을 수호해야 하는지 이유를 말하고 있다"고 했다.

그 이유는 먼저 '성결' 개념이 인간의 도덕적 능력의 극대화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전적인 하나님의 능력으로 이뤄질 수 있는 '은총의 현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둘째로 그의 이러한 주장은 은총이 하나님의 사역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적으로 우리를 변화시키는 실제적 효과를 가진 성령의 역사임을 말한다.

그는 "이러한 웨슬리의 신학은 그의 신앙 체험으로부터 확증되고 신학사적 의미를 획득한 탁월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며 "이는 흔히 아는 그의 올더스게이트 체험이 아닌 '패더레인에서의 성령 체험'이 그의 신학에 구성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게 되는데, 강력한 성령체험을 통해 그는 성결의 메시지를 초기 기독교인들이 가졌던 종말론적 희망과 연결시켰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덕형 교수는 "결론적으로 웨슬리의 신학은 종말론적 희망을 성결이라는 내용으로 구체화한 탁월한 신학으로서, 20세기 복음주의 신학의 선구자적 역할을 한 위대한 신학적 유산"이라며 "더욱이 그것은 형식적 측면이 강한 몰트만과 달리 기독교적 희망의 내용을 복음의 확장으로 볼 수 있는 성결의 의미를 담아냈다는 데서 신학적 의의가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

유석성 총장은 이날 튀빙겐 지역 대표적 교회인 '슈티프트 키르헤(Stiftkirche)'에서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통역 없이 독일어로 설교한 자리에서 그는 "세계 각처에서 전쟁과 테러, 종교와 인종, 빈부간의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오늘날, 인류의 염원인 평화를 위한 기독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유 박사는 "기독교의 평화 개념은 소극적 개념인 '전쟁의 부재(Abwesenheit von Krieg)'와 적극적 개념인 '정의의 현존(Anwesenheit von Gerechtigkeit)'을 연결시키면서, 정의(正義)를 강조함으로써 적극적 평화개념을 우선시하는 '정의로운 평화(just peace)"라며 "기독교의 평화는 구약에서 사용된 히브리어로 온전하고 완전하며 안전하게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는 '샬롬(schalom)'이라는 말이 잘 나타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독교적 평화'를 위한 세 가지 원칙으로는 ①정의로운 평화 ②실현되어가는 과정으로서의 평화 ③소유가 아니라 공동의 길로서의 평화 등을 제시한 후, "동아시아 3국의 평화 없이는 세계 평화가 없을텐데, 한·중·일 3국은 지난 역사에 대해 바르게 인식하고, 상호 반성과 사죄를 통해 연대의식(solidarity)과 책임의식(responsibility)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5일 예나대학교에서 열린 화해연구소 행사에서는 유석성 총장이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 평화'라는 제목으로 주제강연을 전했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한민족의 염원이자 우리가 이뤄내야 할 역사와 시대적 사명이고, 신앙적 차원에서는 하나님의 계명이자 평화를 만들라는 예수님의 명령을 실천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유 총장은 "이에 저희 대학에서는 '평화통일을 위한 피스메이커'를 만드는 교육을 실시하고, 전 학생들에게 '평화와 통일'을 교양필수 과목으로 지정했다"며 "우리 한민족은 분단으로 민족 역량을 낭비하는 대결을 피하고, 민족 번영을 위하여 반드시 통일을 이뤄내 동아시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총장 일행은 독일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의 주요 유적지들을 방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