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목사의 ‘아버지의 독설’

남자로 살아가는 과정에서 그 마지막은 아버지일 것이다. 아버지가 되고, 아버지로 살아가는 것. 하지만 모든 남자들에게 있어서 아버지가 되는 것은 쉬워도 아버지로 살아가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김경수 목사의 ‘아버지의 독설’은 저자가 직접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아버지들에게 참다운 아버지의 모습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은 우선 ‘아버지란 어떤 존재인가’에서부터 시작한다. 인류 역사를 통해서 볼 때 부계사회를 형성한 이후 아버지는 식솔들을 거느리며 그들을 먹여 살려 왔고, 가족은 그런 아버지를 따랐다.

그러나 근대 사회로 넘어오면서부터 차츰 아버지의 영향력은 축소 되었다. 특히 남녀 평등사상, 개인주의의 팽배, 산업사회의 발달, 핵가족화 등이 아버지의 위치에 변화를 가져다 줌으로써 더 이상 어버지가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했다. 그러므로 아버지가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할 때는 아내나 자식들이 아버지의 권위에 도전하는 현상까지 빚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잃어버린 아버지의 정체성은 가족들이 아버지의 진정한 속 마음과, 그의 참 사랑을 알게 될 때 회복되어진다.

이 책은 그런 아버지의 참 모습이 담긴 <아버지> <가시고기> <철도원> 등의 소설들이 잃어버린 아버지의 정체성을 다시금 돌아보게 했음을 소개하고 있다.

IMF로 인해 아버지로서 겪어야 했을 남모를 고독과 외로움을 돌아보게 했던 <아버지>, 딸과 아내가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깃발을 흔들며 간이역을 지키는 쓸쓸한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 <철도원>, 아들을 위해 자기 몸의 일부를 떼어 주고 자신은 죽음을 택하는 애절한 아버지의 사랑을 그린 <가시고기>. 이 모든 소설들이 아버지를 상실한 이 시대에 아버지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했던 것들이다.

이 밖에도 저자는 우리가 잃어버린 아버지의 모습을 다양한 예들로 다시금 일깨워준다.

때론 모성보다 강한 부성이 있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보다 몇배는 진한 웃임이다. 울음은 10배는 더 진하다.

하지만 아버지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은, 아내에게나 자식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고 아버지는 가족으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그래서 진정한 어버지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아버지로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을 이 책은 소개하고 있다.

책임을 지는 아버지, 권위의 회복을 위해 순결을 지켜야 하는 아버지, 지도력을 회복하는 아버지, 사랑을 회복하는 아버지 등 구체적인 예들과 함께 아버지가 가져야 할 덕목들을 하나 하나 서술해 나간다.

이렇게 이 책은 우리가 아버지를 어떻게 잘못 생각하고 있으며 아버지에게 상처를 주는지, 또 아버지는 어떤 잘못을 가족들에게 저지르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이렇게 아버지의 모습을 써나가는 가운데 중간 중간 성경구절을 인용해 아버지의 모습과 하나님의 모습을 오버랩 시킨다는 것이다.

아버지를 떠난 아들이 도둑질로 인해 감옥에 갇히고 되고,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아들은 아버지에게 편지를 쓴다. 자신이 버스를 타고 집 앞 정류장을 지날 때 정류장 옆 나뭇가지에 노란 손수건을 묶어 놓으면 아버지가 자신을 용서한 줄 알겠다는 내용의 편지였다.

버스가 집 앞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정류장 옆 나뭇가지에는 노란 손수건이 많이 묶여 있었고, 아버지는 노란 깃발을 흔들고 있었다. 이것을 본 아들은 버스에서 내려 아버지와 껴안고 눈물을 흘린다. 바로 누가복음에 나오는 탕자의 비유다.

뿐만 아니라 자식이 아버지에게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러도 아버지는 자식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에서, 압살롬의 반역으로 왕좌에서 물러난 다윗이 다시 왕좌를 되찾았을 때 압살롭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대신 죽기를 바라며 죄를 회개하는 모습을 예로 들기도 한다.

저자 김경수 목사는 자식을 둔 아버지로서 진정한 아버지의 모습은 어떤 것이며, 그런 아버지가 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 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버지란 누구인지를 깨닫기 위해 이 책을 읽는 동안 만나게 되는 아버지에 대한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은 사랑을 잃어버린 각박한 이 시대에 아버지의 사랑, 나아가 하나님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해준다.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에 다음과 같은 말을 적어 놓았다.

“모든 죄는 다 용서받을 수 있어도 아버지에게 아버지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죄입니다”
마치 하나님을 알지만 하나님을 마음에 두기 싫어하는 인간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 책의 제목이 ‘아버지의 독설’이지만 책을 읽는 동안 ‘아버지’와 ‘독설’사이에는 ‘사랑의’라는 단어가 추가됨을 발견하게 된다. 참된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 아버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