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교회
▲‘남녀유별’을 상징하는 기역자(ㄱ)형 예배당의 금산교회 내부 모습. 설교자는 양쪽 모두를 바라볼 수 있어 ‘남녀유별 속 남녀평등’을 지향하고 있다. ⓒ홍성사 제공

2024년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예수님의 부활의 소망의 기쁨을 활짝 열게 하시어,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며 주님의 뜻을 이루는 한 해가 되게 인도하셨음에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요즘 한국교회가 심히 어려운 현실에 도달해 있어 마음이 무척 무겁고 아픕니다. 그간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되기는 했으나, 많은 교회들이 하나님께 정성껏 예배드리는 모습은 사라지고 한국교회를 책임지신 최고 지도자들은 명예에 의한 개인 이기주의로 빠져들어 한국교회를 어렵게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요즈음 한국교회를 책임진 지도자들이 옛날 섬김의 목회자들과 다르게 헌신적이거나 참된 교회를 이루고 자 하는 위치에서 벗어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혹시 우리가 이런 우(愚)를 범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봅니다.

어느 포수가 사냥하러 산으로 들어가는 중 원숭이가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깜짝 놀라 순간 그곳을 보니 표범이 원숭이를 습격하기에, 순간적으로 사냥총을 겨누고 발사해 표범을 격퇴시켰습니다. 원숭이는 발발 떨면서 숨을 몰아쉬며 포수 앞으로 와서 살려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것 같더니 포수에게 안깁니다.

포수는 사냥을 포기하고 원숭이를 집으로 데리고 와서 정성껏 잘 길렀습니다. 원숭이는 주인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충성을 다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이 매우 더운 어느 날 낮잠을 자고 있는데, 주인의 얼굴에 파리떼가 덮쳐 주인의 잠을 방해하고 있기에, 나뭇잎으로 주인의 얼굴에 부채질을 해주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부채질을 해도 파리는 떠날 줄 몰랐습니다.

마침 땅 밑을 내려다보니 넓적한 큰 돌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 큰 돌을 주워다 얼굴에 치면 파리가 다 떠나겠지 하며 있는 힘을 다해 주인 얼굴에 내리쳤습니다. 아뿔싸, 주인이 잠을 자다 말고 깜작 놀라 벌떡 일어나기는 했는데, 얼굴은 온통 피범벅이 되고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원숭이는 자기를 살려준 주인에 대한 고마움으로 선한 일을 한다는 것이, 그만 큰 피해를 주고 말았습니다.

그렇습니다. 한국교회가 하나님께 큰 영광을 드린다고 서로 나서서 큰 일을 하겠다고 합니다. 한국교회를 책임진 단체들의 대표회장님들이 있지만, 지금의 한국교회를 돌아보면 너무나도 한심한 위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교회 교인 수가 이만저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참 많은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습니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회인들은 교회를 싫어한다고 합니다. 왜 싫으냐고 물으니, 교회가 신뢰를 잃었다고 합니다. 정직해야 할 교회가 그렇지 않고, 참다운 교회의 모습을 잃은 것 같다고 말합니다.

이럴 때 기억할 만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넘치는 미담이 있습니다. 전라북도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김제 금산교회 조덕삼 장로 이야기입니다. 김제에서 큰 부자였던 조덕삼 씨 집에 이자익이라는 청년이 찾아와 한양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배고픔과 허기로 도저히 갈 수 없어, 이 댁에 머슴으로 써주시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청원했습니다.

김제에서 제일 큰 부자 양반 조덕삼 씨가 보아 하니 착실하고 정직해 보여, 그 집에 종으로 채용됐습니다. 이자익 청년은 조덕삼 씨의 마부를 맡아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 조덕삼 씨는 김제교회에 열심히 다니며 기독교인으로서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자익은 몇 해 동안 주인을 모시고 교회를 잘 다니며 허드렛일을 비롯해 최선을 다해 교회에 필요한 모든 일을 다했다고 합니다.

주인을 모시고 교회에 갈 때마다 헌신적으로 봉사하던 중, 장로 투표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조덕삼 씨가 장로 투표에 당선되리라 온 교인들이 생각하고 있는데 아뿔싸, 조덕삼 씨의 종 마부 이자익이 장로로 당선되는 큰일이 벌어졌습니다.

교회 목사님을 비롯해 온 교인들이 깜짝 놀라 ‘이거 큰일이 났구나’ 했습니다. 교회 재정을 비롯해 모든 것을 조덕삼 씨가 운영해 왔는데 큰일 중의 큰일이 벌어졌다며, 교회 전체가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때 하나님의 큰 사랑의 종 조덕삼 씨가 교회 앞 강단에 나가, 나를 돕고 일해온 이자익의 장로 당선을 축하하며 앞으로 교회를 위해 열심히 잘해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자신이 부려왔던 이자익의 장로 피택을 축하한 것입니다.

그후 조덕삼 씨도 장로로 피택돼 교회를 잘 이끄시게 됐다 합니다. 조덕삼 장로는 교회 일을 보던 중, 이자익 장로가 일을 명철하게 잘 하는 모습을 보고 이 장로에게 평양신학교에 가서 공부해 목회를 했으면 좋겠다고 제의하기도 했습니다. 조덕삼 장로는 “모든 경비는 내가 대겠으니 경비 문제는 걱정하지 말라”며 이자익 장로를 평양신학교로 보내 착실하게 신학공부를 마치게 했습니다.

마침 김제교회 담임목사가 다른 곳으로 임지를 옮기게 돼, 목사안수를 받은 이자익 목사를 자신이 있는 김제교회로 모셨습니다. 그 후 이자익 목사는 장로교 총회장을 3번이나 역임하는 큰 인물이 됐습니다.

이 시대에 이자익 같은 종교 지도자가 있었다면, 한국교회가 이토록 어려움에 허덕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이러한 참신하고 참된 믿음의 지도자가 없기에 어려운 현실을 맞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한국교회가 어려움의 틈을 타고 이단들은 교회를 침투해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경계하는 이단들은 도리어 포교를 열심히 하여 신도 수가 늘어나고 있다 하니 참 마음 아픕니다. 어찌하여 이런 역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 참 가슴이 아플 뿐이다.

이런 시국에도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다 잘하고 있다며 소리를 지릅니다. 한국교회가 어려워진 것은 서로 다 저놈 때문이라고 소리 높여 야단을 치고 있는데, 옆에서 지켜보는 필자는 바로 당신 때문인데, 참 어처구니없는 심정입니다.

어느 설문 조사에서 한국교회 신뢰도가 22%에 불과했습니다.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8%에 달했습니다. 보고서를 보며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올해는 꼭 성경으로 돌아가 한국교회를 회복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한국교회를 이끌어 가시는 각 교단 총회장님들과 단체장님들, 교회를 책임진 목사님과 장로님들께서는 하나님 나라를 바로 세우는데 최선을 다하며 앞장서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께 충성된 사명자가 되셔서, 충실한 일꾼의 자세로 늘 기도와 찬양으로 섬김의 사명자가 되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평단협 심영식 소강석
▲심영식 장로. ⓒ크투 DB

심영식 장로
한국기독교인연합회 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