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와 삶은 하나입니다
교리와 삶은 하나입니다

폴 트립 | 윤종석 역 | 디모데 | 516쪽 | 35,000원

건강한 신학은 반드시 실천을 목적으로 삼는다. 머리만 채워 교만하게 하는 지식은 쓸데없고, 사랑을 낳는 지식만이 영원한 가치를 갖는다.

유명한 사랑 장에서 사도 바울이 “내가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것도 아니요(고전 13:2)”라고 말한 것처럼.

하지만, 조직신학만큼은 예외로 분류되어 왔다. 성경이 다루는 하나님, 예수님, 죄, 구원, 성령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설명서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되어 왔다. 폴 트립의 <교리와 삶은 하나입니다>가 나오기까지.

물론 모든 조직신학 책이 아무런 실천 과제를 제시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조직신학을 가르치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리의 적용을 완전히 배제하고 오직 신학만을 논했다고 평가하는 것도 아니다. 폴 트립의 <교리와 삶은 하나입니다> 만큼 실천적인 조직신학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성경적 상담학자로서 항상 복음을 중심으로 사람의 문제를 다뤄왔던 뛰어난 저술가, 강연가로서 폴 트립은 체계적인 신학이 어떻게 가정, 교회, 직장, 자녀 양육, 부부생활 등에 적용되어야 할지 이 책을 통해 생생하게 제시한다.

저자 폴 트립은 이렇게 말했다: “교리의 주목적은 지식이 아니라 변화다. 지식은 성경 진리의 기능 중 하나다. 그리고 지식은 진리의 목표가 아니라 거기에 필요한 수단이다. 진리의 목표는 철저한 인격적 변화다. 하나님은 성경의 교리가 우리 위에 비처럼 내려 우리가 변화되는 것을 계획하셨다(20쪽).”

트립은 성경, 하나님, 하나님의 거룩하심, 주권, 전능하심, 창조, 인간, 죄, 칭의, 성화, 견인과 영화, 영원을 각각 다루는데(그래서 부제가 ‘삶을 바꾸는 12가지 기독교 핵심 교리’이다), 교리와 그 교리가 일생생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두 개 장으로 묶어 하나의 패키지로 설명한다.

예로 1장은 ‘성경에 대한 교리’이고 2장은 ‘일상생활 속의 성경’, 3장은 ‘하나님에 대한 교리’이고, 4장은 ‘일상생활 속의 하나님’, 이런 식으로 다룬다. 교리보다는 일상생활 속에 교리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설명했다.

교실에서 교재로 사용되는 조직신학 책들은 트립보다 더 세부적이고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는 편이다. 하지만 목회 현장에서 성도에게 꼭 필요한 조직신학 내용은 폴 트립의 <교리와 삶은 하나입니다>에서 충분히 다루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폴 트립
▲저자 폴 트립. ⓒ유튜브
폴 트립은 굉장히 솔직한 저자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진심으로 믿고 따르는 진리, 그리고 많은 실패의 경험까지 나누어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독자로 하여금 연약하고 불안정한 자신이 아니라 풍성하고 은혜로운 복음을 붙들게 한다.

그가 쓴 실천적인 조직신학 책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분명히 나타난다. 어떤 교리를 다루면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다고 밝히기도 하고, 성경이 말하는 교리를 실제 삶에 적용하는 데 실패할 때 일어난 문제와 바르게 적용했을 때 얻는 열매를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보여준다.

우리는 신학을 접할 때 추상적인 하늘의 진리를 현실적으로 이해하는 데 많은 노력을 쏟는다. 그러면서 놓치는 부분도 생기기 마련인데, 트립은 이 책을 통해 그 손실을 최소화로 줄여준다.

<교리와 삶은 하나입니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복음적이다. 보통의 조직신학 서적은 다루고 있는 주제에 집중해 체계적이고 세분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지만, 트립의 책은 모든 장에 복음적 요소가 빠짐없이 나온다.

성경은 구속사를 다루고, 하나님은 구원하시는 하나님이다. 그분의 거룩하심, 주권, 전능하심은 우리를 구원하시는 손길을 통해 강력하게 드러나고, 창조주를 떠난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인 죄를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통해 해결하시고 성령을 통해 영원히 말소하셨다.

일상생활에 적용되는 각각의 진리는 뚝뚝 떨어져 있는 파편적인 교리가 아니라 복음으로 통합된 교리이다. 독자는 트립이 다루는 12가지 핵심 교리의 다양한 적용 과제를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이 복음 안에서 어떤 의미와 실질적 교훈을 주는지 배울 수 있다.

이 책은 혼자 읽기보다 여럿이 함께 읽기에 좋다. 분량 면에서도 같이 읽는 것이 서로 격려하고 도전하기에 좋다(총 516쪽). 스터디 가이드가 따로 없는 것이 아쉽긴 한데, 각각의 교리를 배우고 서로 어떻게 삶의 각 영역에 적용했는지 나누는 것으로 충분히 유익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책 원래 제목은 ‘Do You Believe?’이다. 이 책은 독자가 정말 성경의 진리를 바르게 믿고 있는지, 그 진리가 독자의 삶에서 목적을 제대로 성취하여 변화된 인격을 낳고 있는지 점검하게 해준다.

이 책을 접하는 모든 독자가 입술과 삶으로 ‘내가 믿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그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가기를 원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