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기독 동아리 71%, 학생들 스스로 만들어… “희망 있다”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전무했던’ 기독 동아리 데이터, 더작은재단이 조사

가입 이유는 기도(예배), 찬양, 친목, 심리적 안정 순
약 7%가 기독 동아리 활동으로 기독교 신앙 갖게 돼
지역교회와 연계 비율 38% 수준… 이제라도 관심을

▲‘더작은재단(대표 오승환)’이 전국 고등학교 교사 320명과 기독동아리 활동 중인 고등학생 1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 근무 학교에 기독 동아리가 있다고 답한 이들은 29%였다. 사진은 한 고등학교의 동아리 활동 모습.

▲‘더작은재단(대표 오승환)’이 전국 고등학교 교사 320명과 기독동아리 활동 중인 고등학생 1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 근무 학교에 기독 동아리가 있다고 답한 이들은 29%였다. 사진은 한 고등학교의 동아리 활동 모습.

전국의 고등학교 중 기독 동아리가 있는 곳은 약 29% 수준으로 나타났다. 10곳 중 7곳은 학생이 주체가 돼 만들어졌으며, 학생들의 신앙과 건강한 일상생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로 기독교계 현황을 분석하는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는 학원선교단체 ‘더작은재단(대표 오승환)’에서 전국 고등학교 교사 320명과 기독동아리 활동 중인 고등학생 126명을 대상으로 7월 1일부터 20일까지 조사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중고교 기독동아리에 대한 데이터는 현재까지 거의 전무했다.

조사 결과 현 근무 학교에 기독 동아리가 있다고 답한 이들은 29%였다. 이 중 28%는 정식(정규)동아리, 72%는 자율동아리였으며, 특히 학생이 주체가 되어 설립한 동아리는 전체의 약 71% 수준이었다.

연구소는 “다음 세대 가운데 신앙을 갖지 않은, 신앙에서 벗어나려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학생들이 복음에 대한 확신이 굳건하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 것은 교회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는 결과”라고 했다.

학생들이 기독 동아리를 활동하는 이유는 ‘기도(예배)드리고 싶어서’가 가장 많은 49%였으며, 찬양/워십하고 싶어서(36%), 친구/선후배와 친목 도모(21%), 심리적 안정을 찾고 싶어서와 성경/신앙을 배우고 싶어서가 각각 21%였다.

동아리 소속 학생의 18%는 교회에 나가지 않는 이들로, ‘가나안’ 학생 혹은 심리적 안정과 호기심 등의 이유로 참여하는 점도 눈에 띄었다. 상당수가 원래 신앙을 가진 학생들이었지만 기독 동아리 활동으로 기독교를 믿게 된 학생도 7%였다.

연구소는 “다음세대의 교회 이탈이 증가하고 다음세대 전도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7%는 적지 않은 숫자로, 기독동아리 활동이 믿음을 갖게 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기독 동아리 담당교사들의 54%는 동아리 활성화를 위해 ‘제자훈련 및 성경공부/큐티’를 했다고 답했으며, 활동 프로그램 기획, 지역교회/선교기관과의 연결, 방과후 1:1 멘토링, 봉사활동, 찬양제 등 타 학교와의 연계활동 등에 대한 노력도 있었다.

▲전체 중 약 72%는 자율동아리였으며, 10개 중 8개의 자율동아리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중 약 72%는 자율동아리였으며, 10개 중 8개의 자율동아리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리 담당 지도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동아리원 모집’이 절반 이상으로 가장 많이 꼽혔다(56%). 그 다음으로는 ‘활동 프로그램 부족’, ‘교내의 부정적 인식’이 높게 나타났는데, 동아리원이나 프로그램 등 내부 요인 외에 ‘부정적 인식’이라는 외부 요인이 어려운 점 상위에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기독동아리 중 지역사회 교회와 연계되어 있는 비율은 38%로, 10곳 중 4곳 정도만이 연계 교회가 있었다. 연계 교회에서 지원받는 항목은 ‘사역자/목회자’ 지원 59%, ‘물품/후원금’ 49%, ‘활동 프로그램/가이드’ 43%, ‘모임 장소’ 36%, ‘기독 동아리 홍보’ 34% 등이었다.

기독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 10명 중 8명 이상이 기독동아리 활동이 신앙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으며, 신앙뿐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도움이 된다’는 비율 역시 85%로 높게 나타났다.

연구소는 “특히 신앙과 일상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비율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높아져, 고3 학생들이 기독동아리의 도움을 더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점이 유의미하다”고 했다.

연구소는 이번 조사와 관련 “대학에는 CCC 등 여러 대학생 선교단체가 활동하고 있으나, 고등학교에는 선교단체가 없는 상황에서 비체계적이고 비조직적인 기독 동아리가 선교단체의 기능과 역할을 하고 있다. 교회를 통한 고등학생 전도를 보완할 수 있는 통로로 기독 동아리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인근 교회로부터 지원받지 못하고 자생적으로 활동하는 기독 동아리에게 조금만 지원해 준다면 이들이 힘을 얻어 기독 동아리가 활기차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교회와 연계된 비율이 38%에 그치고 있어, 교회가 고교 기독 동아리에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갖기를 권고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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