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에 있는 워싱턴 국립 대성당.
▲워싱턴DC에 있는 워싱턴국립대성당. ⓒWikimedia Commons/Martin Künzel

미국성공회는 낙태를 금지한 켄터키주에서 열리는 2024년 전국의회를 반대하는 결의안을 거부했다.

최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열린 제80차 총회에서 성공회 평신도 의회는 지난 9일  결의안 D054를 찬성 377, 반대 408로 기각했다.

미국성공회 전국의회는 3년마다 열리며, 주교회의(House of Bishops)와 산하 교구들이 파송하는 성직자(사제와 부제)와 평신도 동수의 사제‧평신도원(House of Deputies)의 양원제로 회의가 진행되고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해당 결의안은 교단에 “2024년 제81회 총회를 ‘여성의 재생산 건강 관리를 포함한 건강 관리에 공평한 접근’을 약속한 장소에서 개최하는 것을 고려해 달라고 요구했다. 우리는 낙태권을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주장하기 위한 여성 투쟁에 필수적이라고 본다”고 했다.

결의안은 미국 ​​대법원이 (낙태 합법화 판례인) ‘로 대 웨이드’(Roe v. Wade)를 뒤집은 후, 대부분의 상황에서 낙태를 금지하는 트리거 조항이 있는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제81차 전국의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을 인용했다.

현재 켄터키의 두 낙태 제공업체가 주정부가 헌법을 위반한다며 정부를 고소함에 따라, 이 법은 현재 법원 명령을 통해 보류 중이다.

9일 올림피아교구의 마리아 곤잘레스 평신도 대리를 비롯해 참석자들은 결의안을 두고 약 1시간 동안 토론을 벌였다.

성공회뉴스서비스(ENS)에 따르면, 그녀는 “임신했거나 임신할 가능성이 있는 이들에게 재생산 의료,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대회의 참석을 요청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켄터키교구를 대표하는 바라라 메릭(Barbara Merrick) 목사는 “장소를 옮기는 것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의안에 반대했다. 머릭 목사는 “우리는 하원에서 불의한 법의 어둠을 밝힐 기회가 있다”며 “우리는 제81회 총회를 준비하기 위해 몇 년 동안 일해 왔다. 제81회 총회를 훌륭한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돈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24일 미 대법원은 ‘돕스 대 잭슨여성건강’ 사건에서 6대 3으로 미시시피주의 15주 낙태 금지법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헌법은 낙태권을 부여하지 않으며, 각 주에서 자체적으로 낙태법을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