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신앙의 자유는 보장되지만,
종교 활동의 자유는 제한된 상황
디아스포라 대상 ‘중국인 선교’를

한복협 2022년 2월
▲발표회 모습. ⓒ한복협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최이우 목사, 이하 한복협) 2월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기독교적 관점에서 본 중국과 중국교회’라는 주제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 화평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발표회는 중국에서 제24회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가운데 열려 관심을 모았다. 특히 중국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사회에서는 올림픽에 대해 외교적 보이콧을 실시했고, 국내에서도 교계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탈북민 강제북송과 기독교 박해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자국 선수들을 위해 경쟁 국가 선수들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탈락시키는 등 노골적인 편파판정까지 겹치면서, 전 세계적으로 중국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2부 발표회에서는 김윤희 목사(횃불트리니티대 총장) 사회로 마민호 교수(한동대)가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본 중국’을 발표했다.

마민호 교수는 “기본적으로 사회주의 종교관은 종교를 ‘왜곡된 의식형태’로 보고 있기 때문에, 종교소멸론에 입각하여 종교를 말살의 대상이 아닌 교화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중국에서는 종교 신앙의 자유는 보장되지만, 종교 활동의 자유는 당과 정부에 의해 제한된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에 대한 오해를 불식하고, 바른 이해를 통해 중국에 대한 현명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 교수는 “외교적으로 중국은 중화사상(中華思想)에 입각하여 동북아와 세계질서에서 부국강병을 통한 패권국 지위를 원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대륙과 해양 세력의 격전지인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에서 대두한 강대국 세력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정세가 요동쳐 왔다”며 “역사적으로 한반도가 중국에 적대적이거나 중국의 적대 세력과 결속된 경우를 제외하면, 중국은 한반도에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중국은 우리의 자주적 국민성과 현명한 외교적 대응으로 인해, 한반도를 복속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21세기를 들어 대륙 세력으로서 새로운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패권에 대한 의도를 가지면서, 한반도 정세는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며 “대륙세력인 중국 대외정책의 기본은 중국 중심의 동북아와 세계 패권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해양세력인 ‘탈아입구(脫亞入歐)’와 ‘대동아공영’을 꿈꾼 일본으로 인해, 한반도는 여전히 대륙과 해양 세력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박해
▲중국 한 교회 앞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 ⓒ오픈도어
마민호 교수는 “역사적으로 한반도는 오랫동안 대륙 세력인 중국의 영향 하에 있었으나, 1840년 아편전쟁과 1898년 청일전쟁에서 중국이 패하면서 해양 세력인 일본의 영향력에 놓였다”며 “1945년 2차대전 종전으로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되면서 남쪽은 새로운 해양 세력인 미국, 북쪽은 새로운 대륙 세력인 소련에 의해 분점됐다. 1953년 한국전쟁 종전으로 북쪽은 다시 대륙 세력인 중국, 남쪽은 미국의 영향으로 분점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마 교수는 “G2로 부상한 중국이 ‘도광양회(韜光養晦)’ 정책에서 ‘대국굴기(大國崛起)’ 정책으로 선회, 동북아 패권 확보를 위해 한반도 전체에 대한 영향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관계가 경색됐으나, 중국은 여전히 한반도 전체에 대한 영향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동북아를 넘어 일대일로(一帶一路)로 세계의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로, 미중간 경제전쟁을 넘어 외교·안보 등 전면적 갈등관계가 심화되고 있다 ”며 “전통적 혈맹인 북한에 대한 영향력 외에 남한에 대해 경제·외교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핵심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국제정치적 영향력은 중국 교회 위상과 선교 중국(宣敎 中國) 가능성과도 연결되고 있다”고 전했다.

마민호 교수는 “역사적으로 중국은 다양한 사상과 종교가 존재했지만, 황제를 중심으로 정치가 종교를 통제(以政控宗, 이정공종)해 왔다. 기독교는 이미 당나라 때 경교라는 이름으로 처음 전래됐다”며 “그러나 개화기 제국주의 침략 과정에서 기독교 선교사들이 협력한 일 때문에, 중국인들에게는 기독교에 대한 배척의식이 존재한다”고 했다.

마 교수는 “사회주의는 종교를 왜곡된 의식 형태의 반영, 즉 아편으로 보기에 사회가 개화되고 인간이 교화되면 종교는 스스로 소멸한다는 입장”이라며 “이정공종의 전통과 사회주의 종교관에 입각해, 종교를 정치에 유리하게 통제하고 교화하려는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종교가 정치에 유리할 때는 관용하고 불리할 때는 강경하게 통제하는 강온 이중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문화대혁명의 기독교 탄압이 오히려 중국 지하교회 부흥으로 이어졌다. 개혁개방도 경제 건설을 위한 서방 제국주의 기술과 자본 도입이었지만, 서방 기독교 국가와 관계를 맺으면서 선교의 문이 열리는 기회도 됐다”며 “등소평이 개혁개방을 추진하면서 기독교에 대한 관용정책을 실시해, 이 시기 중국 선교가 상당히 활발하게 진행됐고, 중국 교회에도 상당한 부흥이 일어났다. 현재 중국 기독교 인구는 비공식적이지만 최대 1억 5천에서 2억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한복협 2022년 2월
▲마민호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한복협
자유민주주의 대만 복음화율 6%,
사회주의 중국 복음화율 10-15%
가정교회 선교 중국의 중요 자원
中 선교사 퇴출, 선교사 재배치로

마민호 교수는 “중국의 기독교 통제 방법은 ‘동이타(動而打)’, 활발하게 활동하는 자들을 본보기로 통제하는 것이다. 실제로 열심 있는 가정교회 지도자들이나 선교사들을 통제하고 추방해 왔다”며 “2017년 시진핑은 경제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보고, 종교에 대한 강경 통제정책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부차적 문제였던 종교가 주요 모순 반열에 올라가면서, 종교에 대한 대대적 통제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마 교수는 “시진핑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종교 관념들을 사회주의 이념을 훼손하는 정치적 위협으로 인식했다. 특히 불균형적으로 성장한 기독교를 사회안정과 정권 안전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간주한다”며 “시진핑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종교 중국화(宗敎 中國化)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종교가 사회주의 이념과 일치해야 하고, 공산당의 지도력에 따라야 한다는 정치적 공작이다. 한 마디로 ‘종교의 사회주의화’로서 기독교는 △중국 정치체제를 인정하고 해외 세력과 결탁하지 말 것 △중국 사회체제에 적극 적응할 것 △신념을 중국 문화 아래 표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진핑은 기독교 중국화 5개년 계획을 실시해 교의(敎義)와 교규(敎規)에 대한 통제, 신학사상의 중국화(정치화), 사회주의 핵심 가치와 교의 일치, 성경 재변역과 주석 작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독교 중국화의 가장 큰 걸림돌인 가정교회에 대한 통제가 강화돼 많은 지도자들이 체포되고, 교회 건물 철거와 십자가 파괴 등이 일어나고 있으며, 삼자교회(三自敎會)에 대한 정치적 간섭도 강화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후 그는 “중국과 공산당의 종교 통제 정책에도, 하나님은 중국 복음화를 위한 계획을 이루고 계신다. 자유민주주의 대만의 복음화율(6%)과 사회주의 중국의 복음화율(10-15% 추정)을 비교해 보라”며 “기독교에 대한 엄청난 통제와 박해에도 중국은 세계 최대의 기독교 국가로 성장했고, 중국 가정교회와 지도자들은 선교 중국의 중요 자원으로 준비되고 있다. 이미 많은 가정교회들이 선교 중국의 사명을 갖고 활동 중”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박해
▲중국 내 한 교회 간판과 십자가가 부서져 있는 모습. ⓒ오픈도어
마민호 교수는 “현재 시진핑의 선교 통제와 코로나19로 많은 선교사들이 비자발적 철수를 했지만, 이 역시 ‘하나의 문을 닫으시면 다른 문을 여시는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있으므로, 전략과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며 “중국의 선교사 비자발적 퇴출은 한국 선교사 재배치라는 오랜 과제를 해결할 기회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제 중국 선교라는 지역 개념에서 유사 그룹(affinty group) 개념으로 전략적 대상을 바꿔, 전 세계에 흩어진 ‘중국인 디아스포라’를 대상으로 한 ‘중국인 선교’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며 “중국 선교에서 중국 국내 교회와 해외 교회의 전략적 역할 분담을 고민할 때다. 해외 교회는 신학 교육과 선교 훈련, 특수분야 사역 등을 담당하면 좋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직접 선교의 한계를 ‘사이버 선교’에 대한 전략적 노력으로 극복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한 다양한 온라인 채널과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며 “‘중국 선교에서 선교 중국’으로 방향 전환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중국 교회를 세계 선교를 위한 파트너십으로 인정하고 협력하는 적극적 자세가 요구된다”고 했다.

끝으로 “국제정치적으로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위기의 시대로 볼 수 있으나, 오히려 한국의 국력이나 국제정치적 역할을 적극적으로 바라보고 현명한 선택을 한다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한중 관계에서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의 상호 변증법적 관계가 중요하기에, 우리는 변하는 것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마 교수는 “이를 위해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있는 ‘중국통’들을 양성하고, 정부와 민간 차원의 다양한 채널을 구축하고 관계를 확대해야 한다”며 “기독교 관점에서도 시진핑의 종교 중국화 정책으로 인한 교회 탄압과 선교 통제로 중국 선교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상황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관점에서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대한 기대와 소망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기독교 국가로 부상한 중국 교회에 대한 기대와함께, 한국교회는 중국 삼자교회·가정교회 등과 활발하고 다양한 형태의 교류와 협력에 힘써야 한다”며 “중국 선교를 넘어, 선교 중국의 파트너로써 중국 교회를 지원하고 협력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그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편견이 적고, 문화적으로 개방적인 MZ 세대들의 교류와 협력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냉철하게 현실도 바라봐야 하지만, 중국 교회와 선교 중국을 위해 기대와 소망으로 보지 못하는 것들의 실상과 증거를 위해 함께 기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함태경 본부장(CGN)이 ‘시진핑(习近平) 시대의 중국교회의 길’을 발제했다. 앞선 1부 예배에서는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가 설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