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원 편지
▲교도소에 복역 중인 신창원 씨가 최근 ‘밥퍼’ 다일복지재단과 서울시의 법적 다툼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의 편지를 보내왔다. ⓒ최일도 목사 제공
신창원 편지
▲해당 편지 내용. ⓒ최일도 목사 제공
‘밥퍼’ 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가 ‘희대의 탈옥수’로 알려진 신창원이 최근 옥중에서 보내온 편지를 공개했다.

최 목사에 따르면, 신 씨는 다일공동체가 서울시와 청량리 무료급식 본부 증축 문제로 법적 다툼을 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인 17일 이 편지를 보내 왔다.

최 목사는 “의지할 곳 없는 가난한 영혼들, 민초들의 이야길 마음에 새기며 참사랑의 섬김과 나눔을 다짐하는 공동체 가족들은, 어제 서울시 공무원 J선생님의 감동적인 편지와 함께 또 한 통의 다일을 응원하는 편지를 받고는 모두가 잠시 목이 메었다”고 했다.

그는 “담 안에서 온 편지인데 많은 국민들이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신창원 형제다. 저하고는 벌써 서로 20여 년을 편지를 주고받아 서로의 사정과 마음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다 알고 있는데, 서울시가 밥퍼 최일도를 고발했다는 충격적 뉴스를 교도소에서 접하고 편지를 보내 왔는데 오늘 공동체 형제들이 그 편지를 읽다가 너무도 감동적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했다.

이어 “제발 오늘 마음 나누기 글에 올려 달라는 공동체 형제들의 간청에, 많은 생각과 고민 끝에 올리기로 했다”며 “현재 어디서 무엇을 하고 어떤 신분이든지 간에 ‘밥퍼, 서울시가 고발’이란 뉴스를 접하고는 한마음이 된 것이다. 빈부귀천과 종교유무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말이다”라고 했다.

최 목사가 23일 공개한 편지에서 신 씨는 국비로 센터를 건설해 줘도 부족한 상황에 시청의 조치에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보듬어 주는 것은 인지상정이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심어주신 본능”이라며 “국민들도 한 마음으로 목사님을 응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픈 손가락들이 더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하는 것을 바라시지 않으시기에, 목사님께서 기도하고 계시는 것 이상으로 채워주실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최 목사는 “바로 이것이 민심이다. 여론이 민심을 제대로 반영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길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은 서울시가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이었고 ‘밥퍼, 힘내세요!’였다”고 했다.

이어 “지난 금요일 오세훈 시장님 면담 이후 서울시는 바로 고발을 취하했다. 그리고 서울시는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적극 지원을 한다는 약속까지 했다”며 “하지만 저희 다일공동체는 단 한 푼도 지원받지 않겠다고 오시장님과 실무자들에게 이미 말씀드렸다. 지금까지 30년 넘는 세월을 모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십시일반 한마음 되어 뜻과 정성을 모두어 여기까지 왔는데, 앞으로 시에서 지원하면 이 뜻과 정성은 변할 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수감 중 자살기도로 중태에 빠지기도 했던 신 씨는, 복역 중 ‘재소자들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신웅 장로를 통해 복음을 접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