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후보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오른쪽)가 6일 충복 옥천에서 열린 (사)전국17개광역시도226개시군구기독교총연합회 전국 임원회에 참석해 간증한 뒤 기도하고 있다. 그 왼쪽은 연합회 이사장 임영문 목사. ⓒ송경호 기자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기독교계 모임에 참석해 자신의 신앙과 정치적 소신을 전했다. 특히 차별금지법, 예배 자유 등에 대한 입장도 분명히 했다.

죽을 병에서 기적처럼 치료된 아버지의 서원
“자녀 중 하나는 하나님께, 하나는 평화 위해”

6일 충복 옥천에서 열린 (사)전국17개광역시도226개시군구기독교총연합회 전국 임원회에 참석한 원 후보는 “제 아버지는 제주 중문교회(예장 통합) 원응두 장로님”이라며 “젊으셨을 때 죽을 병에 걸렸다 주님을 영접하고 기적적으로 치료된 후 ‘자녀 중 하나는 하나님께, 하나는 인류 평화를 위해 바치겠다’는 좀 거창한 서원기도를 하셨다. 서른 살에 장로가 되신 해 저를 낳으셨고, 총 2남 4녀 중 제 형님은 고향에서 개척교회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아버지는 지금도 공항에 노방전도를 가시고, 늘 자녀들에게 ‘재산은 못 물려주지만 신앙만큼은 절대 버리지 말라’고 말씀하신다”며 “전 이미 아버지께 약속을 드렸기에, 아버지께 물려받은 신앙을 평생 가업으로 갖고 갈 수밖에 없다”이라고 전했다.

원 후보는 “저는 평생 네 번의 큰 영광과 함께, 그걸 내려놓는 기회가 있었다”며 “첫 번째는 전국 수석으로 서울대 입학 후 사회 정의에 관심이 많아 20대를 민주화에 몸을 바쳤고, 대학 졸업도 어렵게 했다. 어찌 보면 미래가 보장된 전국 수석의 자리를 내려놓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두 번째로 사법시험을 1등으로 합격했고, 이후 검사가 되어 검찰 신우회 활동도 열심히 했는데, ‘검사를 계속한다고 우리 사회를 다 좋아지게 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에 다 내려놓고 정치를 하게 되었다”며 “그 때 친구들은 다 민주당으로 갔는데, 하나님께서 저에게 ‘기독교로 인해 대한민국이 많은 복을 받았는데, 보수가 썩지 않도록 하라’고 말씀하셔서 저는 보수 정당으로 가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2000년도에 서울 양천구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되었는데, 3선을 하다 보니 국회의원으로서 안주하게 되더라”며 “다시 바닥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불출마를 선언하고 제주도지사에 출마했다. 제주도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보수 정당이 당선된 적이 없는 곳이지만 2014년에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2018년 민주당 바람을 이기고 재선됐고, 미래지향적으로 열심을 다했다”고 전했다.

그는 제주도지사 시절 한라산신제 초헌관(제관 중 처음 술잔을 올리는 이) 역할을 종교적 신념으로 거부해 논란이 됐던 일화도 전했다. 그는 “이를 두고 조언도 구하고 정말 기도도 많이 했다”며 “절을 하지 않아서 떨어지고 절을 해서 되는 자리가 도지사라면, 그건 자기 자리를 위한 것이기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핍박도 많이 받았지만, 온 천하에 원희룡은 어떤 사람인지 다 알리게 되어 오히려 편해진 면이 있다”고 했다.

대통령 당선 여부 떠나 소명대로 헌신할 것
“우리가 하나님 편 서자”는 링컨 말 가슴에

원희룡 후보
▲이날 참석자들은 모임 이후에도 원희룡 후보(가운데)와 사회 현안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눴다. ⓒ송경호 기자
이어 “한 달 전, 도지사직을 다시 내려놓고 이제 20대 대통령 선거에 도전한다”며 “지지율로 자만하거나 낙담하지 않겠다. 대통령으로 쓰임받을지, 후보로만 쓰임받을지, 후보들의 페이스메이커로 쓰임받을지 모르지만, 저의 소명에 모든 걸 바쳐 헌신하고 기독교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앞길을 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검사, 국회의원, 도지사를 지내며 마음속에 새겼던 것은 ‘하나님께 우리 편이 되어 달라고 하지 말고 우리가 하나님 편에 서도록 기도하라’는 링컨의 말”이라며 “중요한 순간 내가 하나님 편에 서 있는가 기도하면, 제가 하고자 하는 길의 반대 방향으로 가야 할 때가 있다. 그렇게 갈 때 길들이 열렸던 것 같았다”고 했다.

희생양 정치 방역에 분노… 종교 자유는 헌법에
차별금지법, 기독교 가치를 차별로 프레임 씌워

한편 원 후보는 예배 제한, 차별금지법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답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 정부가 백신 확보 등 방역 실패를 두고 희생양을 삼아 원인을 전가하고 자기들은 빠져나가는 희생양 정치 방역을 하는 점에 분노한다”며 “종교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돼 있다. 교회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등 국민들이 이 정도 협조했으면, 이젠 국가가 국민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전했다.

차별금지법(평등법)에 대해선 “법이 제정되면 이를 악용해 교회 등을 대상으로 수많은 소송이 발생할 것이라 본다”며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해 우리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귀를 기울이는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차별행위이고 범죄행위인 것처럼 프레임을 씌운다. 모든 사람을 차별없이 사랑하고, 차별없이 평등하게 구원코자 하는 기독교의 신앙과 가치관이 정당하게 대우받아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