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독립선언, 자유 빼앗긴 이들에 대한 해방과 희망의 선언
오늘도 유효… 환경, 사회, 인권 감수성 등 재해석되고 실천

2·8독립선언 100주년기념 학술심포지엄 및 국민 대토론회
▲2년 전 2·8 독립선언 10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 모습. ⓒ크투 DB
3․1 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던 2․8 독립선언 유관기관이자 그 정신을 기념하고 실천해온 서울YMCA(이사장 김인복), 한국독립유공자협회(고문 김영관, 승병일), 재일본한국YMCA(이사장 정순엽) 등은 2․8 독립선언 102주년을 맞아 오늘 한국사회에서 구현돼야 할 공동과제를 선별하고, 이를 실천해가고자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한국 사회와 온 세계가 코로나19라는 유례 없는 감염병으로 어두운 밤 같은 고통과 격변을 경험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기념식을 넘어, 시대 상황에 맞는 2․8 독립선언 정신 재해석과 실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우리의 소중한 유산인 2․8 독립선언 정신을 환경, 사회, 여성과 남성을 넘어 사람에 대한 감수성, 청년과 청소년의 삶, 시민의식 등 측면에서 녹여내고 삶의 현장에서 구현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8 독립선언 정신을 미래세대를 세워가고 통일 후 한국 사회의 평화를 준비하는 활동과 연관시켜 ‘2․8 독립선언 정신 재해석 및 실천위원회’를 구성해 추진한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는 ‘쉬운 말과 다양한 언어로 2․8 독립선언서를 풀이해서 보급’ 함은 물론, 독립선언과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 소개 영상을 보급해 역사 인식을 공유할 계획이다. 나아가 현존하는 21인의 독립유공자들과 서울YMCA 청소년들을 연결해 독립유공자들의 생애와 유지를 기록해 사료화하고, 세대 간에 교류 운동을 추진한다.

더불어 동아시아가 함께하는 ‘한반도 통일,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한·중·일 3개국 YMCA와 시민사회, 종교계가 참여하는 민간 차원의 평화 연대운동을 추진하고, ‘동아시아 평화 그물망’을 구축한다. 다음은 선언문 전문.

2․8독립선언 제 102주년 맞이
서울YMCA, 한국유공자협회, 재일본한국YMCA 공동선언

먼저 조국광복을 위해 신명을 바치신 2․8 독립선언 선열님들께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올립니다.

오늘은 지금으로부터 102년 전 1919년 2월 8일 엄혹한 일제 식민통치 하에서 피 끓는 젊은 청년들이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주장하며 의연히 일어나 2․8독립선언을 한지 10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 뜻깊은 날에 그날의 가슴 벅찬 감격과 의미를 되새기는 기념식과 그 유지를 기리는 활동을 해가야 하겠지만, 한국사회와 온 세계는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감염병으로 어두운 밤과 같은 고통과 격변을 경험하고 있기에 안타깝습니다.

마치 지난 100여 년 전 나라 잃은 슬픔 속에서 막막했던 청년들이 대한민국의 자주독립을 선언하며 느꼈을 쓰림과 아픔이 이와 비견될 수 있을지 돌아보게 됩니다.

2․8 독립선언은 1919년 2월 8일, 일본 동경 재일본한국YMCA에서 수백 명의 재일 유학생들이 함께 모여 대한민국이 주권 국가임을 선언하고, ‘조선청년독립단’을 발족시킴으로써 3․1만세운동을 넘어 항일독립운동과 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역사적인 독립헌장이었습니다.

나아가 중국 5․4 운동과 인도 독립운동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렇듯 2․8 독립선언은 단순히 한인 청년 학도들만의 쾌거가 아니라 동아시아는 물론 온 인류에 고하는 독립선언이요, 인류가 누려야 하는 보편적인 가치 즉, 억눌리고 고통당하며, 압제당하고 자유를 빼앗긴 이들에 대한 해방과 희망의 선언이었습니다.

존경하는 애국 시민 여러분,

오늘 우리가 2․8 독립선언을 기리는 것은 선열들의 독립정신을 계승하고 그 정신을 디딤돌 삼아 밝은 미래를 열기 위함입니다. 2․8 독립선언에서 천명한 정의와 세계정세에 대한 선열들의 혜안은 현시대 상황을 극복하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의 시대 상황은 인류가 함께 평화공존을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하는 시점이고, 한편 새롭게 전개될 시대를 살아내기 위해 기억하고 전망해야 할 중차대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102년 전 외쳤던 청년 학도들의 독립선언은 오늘 현재에도 유효하며, 오늘이야말로 절실한 외침이거니와 재해석되고 실천돼야 할 사상이라고 봅니다.

온 인류가 강대국들의 패권경쟁과 코로나19 감염병을 통해 고통당하며 각자도생의 길을 걸어야만 할 것 같은 이 시기에, 오히려 자국의 민주시민의식과 자주독립을 지향하면서도 억눌린 사람들을 보살피고 인류 공동체의 보편적 가치를 구현해 내면서,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하는 가치를 일궈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바로 오늘 2․8 독립선언문과 그 정신을 통해 우린 그 가치들을 읽어 낼 수 있습니다. 나아가 한국사회와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독립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이며, 또한 우리 가정과 일터 그리고 온 사회 속에서 2․8 독립선언 정신이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가야 하겠습니다.

즉 환경적 측면에서, 사회적 측면에서, 여성과 남성을 넘어 사람에 대한 감수성 측면에서, 청년과 청소년의 삶 측면에서, 시민의식 측면에서 우리는 2․8 독립선언 정신이 주는 통찰을 어떻게 실천해 가야 할지 찾아내야겠습니다. 이제 이것은 마땅히 우리 삶 속에서 실현되어야만 합니다.

이를 위해 오늘 우리는 ‘2․8 독립선언 재해석 및 실천’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통해 시민사회 전반에서 적용될 2․8 독립선언 정신을 찾아내고 실천과제를 발굴해 갈 것을 선언합니다.

미래 세대를 위해 ‘쉬운 말과 다양한 언어로 2․8 독립선언서를 풀이해서 보급’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2․8 독립선언과 독립운동 유적지 답사’와 더불어 코로나19 상황과 온라인시대를 감안하여 ‘2․8 독립선언과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 소개 영상을 보급’ 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현존하시는 스물한 분의 ‘독립유공자들과 YMCA 청소년들을 연결하여 독립유공자들의 생애와 유지를 기록’해 사료화하고, 세대 간에 교류 운동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동아시아가 함께하는 ‘한반도 통일’ 전후를 준비하기 위해 한․중․일 YMCA와 시민사회, 종교계가 참여하는 민간 차원의 평화연대 운동을 추진하고, ‘동아시아 평화 그물망’ 구축을 선언 하고자 합니다.

화해와 협력이 남북 간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기에, ‘불행했던’ 과거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 중국 사이에도 평화는 회복되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공동 선언하는 성명 내용이 사회 곳곳에 반드시 구현되도록 간절히 기도하며, 각계의 연대와 도움을 구하는 바입니다.

2021년 2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