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섭섭하지만 새 각오… 더 하나되지 못해 아쉬워
예배가 차별받고, 교인들이 지도자들에 서운함 있어
교회가 약해지면 잘못된 문화 들어와서 모두가 손해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 ⓒ크투 DB

권태진 목사(군포제일교회 담임)가 최근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권 목사는 지난 2년간 한교연 대표회장으로 섬기면서 기독교계의 연합과 대사회적 책임 수행을 위해 노력해 왔다. 크리스천투데이는 그가 임기를 마치기 하루 전 인터뷰를 통해 퇴임 소감 및 한국교회와 사회에 남기고 싶은 말을 들어 봤고, 이를 2회에 걸쳐 게재한다. 다음은 권 목사와의 일문일답.

-한교연 대표회장 임기를 마치시는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한 마디로 시원섭섭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은, 지금까지 경험에 의하면 하나님은 종을 쉬게 하는 법이 없더라고요. 42년 목회하면서 이게 끝나면 다음 일을 시키고, 계속 일을 시켜주셨으니 이번에 대표가 끝나면 하나님이 뭘 맡기실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새로운 각오를 가지고 그동안 하지 못한 것들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재임 중 성과와 아쉬운 점을 자평하신다면.

“다른 분은 1년 하는데 전 2년 했지요. 참 열심히 나름대로 했는데, 큰 열매는 없지만 한 가지 보람이라면, 모든 사람의 생각을 담아 더불어 가려고 했던 그 생각이 괜찮았다 생각해요. 한교연 분위기가 좋거든요. 한교연을 하면서 많은 걸 얻고 많은 걸 보았습니다. 서울역 노숙자 식사하는 곳에서 같이 국을 먹으며 올 한 해를 시작했고, 백사마을에 가서 연탄을 배달하면서 일반 목회자들이 겪지 못한 새로운 것을 많이 느꼈어요. 또 정부 정책도 다른 사람보다 좀 많이 깨달았고, 많은 동역자를 얻고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났어요. 하나님께서 그릇을 크게 하셨다는 생각에 감사하고, 부족한 게 있었다면 더 하나되지 못한 것이라 생각을 해요.”

-코로나19로 인한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 한국교회와 사회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지금 교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세계 모든 사람들이 고민하고 고생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코로나 사건이 있은 후에 우리 교회나 크리스천들이 더 고통스러운 것이 공권력이나 정부로부터 차별이에요. 예를 들면 지금 코로나 2.5단계가 되면 대면 예배 금지하는데, 지금 우리가 백화점이나 관공서가 이런 곳은 잘 가고 있거든요. 그런데 주일 한 번 모여 드리는 예배를 막고 있다. ‘꼭 이렇게 해야 되느냐?’, ‘이건 종교단체에 대한 하나의 박해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니 더 괴롭죠. 코로나 문제는 우리에게 이중고입니다. 학원 하는 분들의 고생도 있지만, 교회 와서 예배 못 드리게 하는 것에 대한 것 때문에 이중고 삼중고를 기독교인들이 당하고 있다 봅니다.

또 하나는 교인들이 우리 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서운함이 있어요. 교회를 보호하라고 총회장, 대표회장 시켰는데, 진정 교회를 위하지 않고 있다는 거죠. 아이들이 매 맞고 왔는데 때린 아이보고 미안하다 (말하라고) 그러면 안 되잖아요. 내 아이가 피해 받았으면 위로하고, 때린 아이에 대한 나무람이 있어야 되는데, 오히려 박해하는 사람들을 향해 죄송하다 그러고 교회의 피해에 대해서는 전혀 안 돌아보는 지도자들에 대한 분노가 교계에 상당히 많이 있어요. 그건 서운함이죠. 자녀들이 어머니에 대해서 서운함이 있는 것 같이, 그렇게 되는 거예요. 한국교회를 보호해야 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밖에서 교회가 잘못했다고 이런 식으로 얘기하니까 교회는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대표로 세운 이들이 너무 정치권에 굴종하고 있다. 우리를 대변해서 항의도 하고 지켜줘야 되는데, 오히려 너무 굴종하다 보니 성도들이 자존심이 많이 상해 있다.’ 이렇게 지금 보는 거죠. 그리고 뭐, 예배 인원을 늘려 달라 뭐 해 달라 그거 얘기할 필요가 없잖아요. 교회는 교회로서 한국교회 전체가 예배드리고 종교의 자유를 누려야 되는데, 그 종교의 자유까지라도 구걸하는 그런 연약함을 보이는 지도자에 대한 분노가 우리 생각 이상으로 성도들에게 많이 있죠. 그걸 보면 안타깝습니다.”

-한국교회를 향한 박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단순하죠. 교회는 교회 일 하고 정부는 정부 일 하게 하는 겁니다. 주기철 목사님의 논문집을 읽다 하나 얻은 단어가 생각이 나요. 주 목사님이 설교를 하러 나왔는데, 일본의 순사, 경찰이 오늘 설교하지 말라고 하는 겁니다. 설교를 들으면 사람들의 신앙이 좋아지니. 그런데 주 목사님은 ‘나는 하나님으로부터 설교하라는 명령을 받은 목사, 주의 종이다. 그러니까 나는 당신의 명령을 따를 수 없고,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서 설교한다’고 얘기했어요. 그런데 일본 순사가 ‘그러면 나는 체포하겠소’라고 얘기하니까, ‘나는 설교하는 게 내 사명이고 당신은 체포하는 게 사명이라면 알아서 하라’ 해서 설교한 후에 체포됐다는 글이 있어요.

그런 것처럼 교회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예배를 드리는 거예요. 뭐 벌금 낸다 뭐 한다, 그건 나라가 그렇게 하면 그렇게 받아야 되죠. 너무 두려워하다 보니까 자꾸 눈치 보는 거죠. 우리 교회도 예외는 아니에요. 성도들 보면 많이 조심하고, 코로나보다도 더 겁내는 사람도 있어요. 정부의 벌금 내는 것에 대해 더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만약에 우리가 이렇게 세상을 두려워하면 순교자는 안 나오잖아요. 피하면 안 나오죠. 그렇다면 교회가 어떻게 세워지겠어요? 우리 구약성경에서 보면 신앙생활을 하고 뭔가 변화가 올 때는 꼭 박해가 따라왔거든요. 다니엘이 사자굴에 들어갔다가 살아나왔을 때, 다니엘의 정적들이 사자굴에 들어가고 왕이 하나님을 높이잖아요. 이런 희생적인 것이 없으면 박해자들을 이길 수 있는 힘이 없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제 우리 교회도 나라를 사랑하면 신앙을 지켜야죠. 원수를 이기려면 신앙을 지키고 생명을 내놓을 각오를 해야 한다. 이게 우리 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진리에요. 세상의 권력은 언제든지 피를 흘리면서 권력을 잡아요. 공산주의자들 보세요. 기독교는 피를 흘리면서 지켜냈어요. 예수님도, 스데반도 그렇고. 그런데 너무 고난을 두려워하다 보니까 이렇게 천만이나 되는 성도들이 너무 무기력해요. 오늘날 목사님들도 그렇고 저도 모든 게 그래요. 한국 6만 교회 모두가 다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한 마음으로 심령의 매임을 받아 가야 나라도 살리고 교회도 살리고 자유도 지켜내고 모든 사람을 보호할 수 있어요. 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나라 사랑을 얘기하셨는데, 어떻게 나라를 사랑하면 될까요.

“나라 사랑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전쟁도 많은 방법이 있어요. 성경은 영적 전쟁이라 해요. 공중 권세 잡은 악의 세력을 제압하려면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으라고 해요. 악의 세력이 코로나, 악한 사람, 모든 걸 동원해서 사람을 괴롭혀요. 이 악의 세력을 물리쳐야 되는데, 영의 싸움이니 기도,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물리쳐야죠. 이게 우리 크리스천들이 보는 전쟁의 제 1단계예요.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이 아말렉과 전쟁을 할 때 모세는 지팡이를 들고 산으로 기도하러 갔죠. 그리고 여호수아는 전쟁하는 장소로 갔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 성경을 읽어 보면 모세의 손이 올라가면 여호수아가 이겼고, 모세의 손이 내려오면 아말렉이 이겼더라 그렇게 나와요. 우리 기독교인들이 이런 걸 알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이 기도 운동, 회개 운동이에요.

그래서 한교연이 제일 먼저 여러 기도원에서 기도 운동하고, 그 다음에 본질 회복 운동을 하고, 부흥 강사를 조직했습니다. 결국 나라를 일으키려면 신앙, 하나님과의 관계, 교회 본질을 회복해야 돼요. 하나님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다 좌우하시는 분인 것을 우리는 알고 있기에, 한국교회는 다른 불신자들하고 애국하는 방법의 차이 때문에 갈등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라 사랑 기도 운동에 어떤 기대를 하고 계신가요?

“지금 결과가 당장 보이는 건 없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가 비대면 예배만 고집하지 말고 예배를 드리면 좋겠어요. 비대면으로 설교, 메시지는 들을 수 있어요. 그러나 예배드리는 것은 좀 힘들어요. 모여서 교제하고 배우고 설교 듣고 또 연보하고, 성찬도 해야 하는데, 집에서 설교만 듣는 게 온전한 예배로 볼 수 없잖아요. 이것이 계속되면 예배에 대한 것이 흐려지고 이 광경을 보는 아이들이 교회를 안 가게 된단 말이에요. 그럼 교회가 약해집니다.

교회가 약해진다는 게 교회만 손해가 아니잖아요. 불신 문화가 오게 되고 공산주의 문화가 들어오게 되고, 물질이 지배하는 나라가 돼 버립니다. 물질이 지배하면 짐승처럼 살 수밖에 없죠. 교회가 있으니 하나님 말씀으로 ‘생명은 천하보다 귀하다’라는 가치관이 생겨나는데, 교회가 없으면 완전히 잘못돼 버립니다. 자유가 발전한 나라는 꼭 교회를 통해서 자유가 생겨나잖아요. 미국이 자유를 지키는 것도 교회와 청교도가 시작했기 때문에 가능하잖아요. 오늘 우리나라가 잘살게 된 것도 건국이념이 기독교기 때문이죠. 애국은 신앙생활 잘하는 것이라 봅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