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된 남성은 페이스북 해킹 당했다고 주장
마을에서 쫓겨나 폭력과 공동체의 압박 직면

이집트 콥트 교회, 기독교,
▲이집트 카이로에 위치한 세인트 피터 교회의 모습. ⓒ오픈도어즈 제공

한 기독교인 남성이 자신의 페이스북 댓글에 이슬람을 폄하하는 내용을 남겼다는 루머로 인해, 무슬림 마을 주민들이 이집트 민야주에 있는 콥트 기독교인들의 집과 가게를 공격했다.

인디펜던트 가톨릭뉴스(ICN)는 최근 이슬람 단체 및 그와 가까운 무리들이 돌과 화염병을 이용해 알 바르샤의 콥트 정교회 공동체를 공격해 한 노인 여성이 집에서 화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교회 소유의 버스도 불에 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을 반대하는 글을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혐의로 기소된 해당 남성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가 해킹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화가 난 마을 주민들은 콥트교 단식의 시작을 기념하던 아보세핀 교회(the church of Abou Sefin)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다고 영국에 위치한 세계기독연대(Christian Sodality Worldwide, CSW)가 보도했다.

이 같은 공격이 발생한 직후, 민야 총독 오사마 알 카디(Osama Al Qadi) 장군은 긴장 완화를 위해 마을 지도자들 회의를 소집했다고 ICN은 보도했다. 또 이슬람 성직자들이 모스크에서 공존과 관용을 증진해 달라고 촉구했다고 한다.

ICN은 “이 같은 호소에도 불구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슬림과 콥트 기독교인들 사이에 반대와 충돌을 조장이 계속 확산되면서, 새로운 종파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스코트 바워(Scot Bower) CSW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사건은 철저히 수사돼야 한다”며 “이 지역에서 빈번한 폭력 사태를 일으키는 종파 간 불협 화음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적대 관계도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워 CEO는 “이집트 당국이 시민들의 참여와 교육을 통해 종교의 다양성과 시민권의 평등을 증진하기 위해, 인권단체와 긍정적으로 교류할 것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이집트는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미국 오픈도어즈가 매년 공개하는 기독교 박해국 순위에서 16위를 기록했다.

오픈도어즈는 보고서에서 “많은 이집트 기독교인들은 신앙을 실천하는 데 있어 상당한 장애물에 직면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폭력적인 공격도 존재하지만, 이집트 성도들에게 부담을 주는 더 조용하고 미묘한 형태의 억압도 있다. 특히 이집트는 북부 농촌 지역의 경우, 기독교인들은 마을에서 쫓겨나 극심한 가정 폭력을 비롯한 여러 가지 폭력과 공동체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이슬람교에서 개종한 기독교인들에게 더욱 두드러진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 있는 단체인 콥틱연대(Coptic Solidarity)에 따르면, 2014년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이 집권한 후, 언론·집회·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잘 드러나고 있다.

타흐리르 중동정책연구소 에이미 팔라스(Amy Fallas) 소장은 올해 초 “이집트의 교회 건축 허가, 차별적 관행, 폭력 등과 관련한 정치적 반대, 언론인 수감, 언론 검열 등은 거의 논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