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 17일 포럼 ‘코로나19 시대 참된 예배와 한국교회의 나아갈 길’에서 ‘시민단체 입장에서의 예배’에 대해 의사로서 발표한 이명진 소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의 원고 요약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이명진 소장
▲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 ⓒ크투 DB

앞서 정장복 교수님의 발제와 박정곤 목사님, 송평인 논설위원님의 귀한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보건 의학적 관점에서 예배를 위협하고 있는 정부의 예배제한 조치의 부당성과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1. 먼저 예배가 성도에게 어떤 의미인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예배는 성도에게 있어 산소와 같습니다.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 영혼은 메말라 죽게 됩니다. 희생이 없이 편리함만 남은 예배는 따뜻한 냄비 속에 서서히 죽어가는 처지가 되게 합니다. 예배는 은혜에 보답하는 자리 일 뿐 아니라 자녀들에게 말씀을 통해 영의 양식을 공급해 주시는 축복의 시간입니다.

일찍이 A. W. 토저 목사는 경건이 무너진 예배를 향해 <예배인가 쇼인가?> 라며 날카로운 지적을 했습니다. 예배는 보고 들으며 감상하는 자리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드리고 참여하는 자리입니다.

경건이 무너진 예배, 조명과 감상적인 음악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예배, 회개와 감사의 고백이 없는 예배, 말씀이 무너진 예배, 편리함만 있는 예배…, 모두 주님의 마음을 슬프게 하는 가증스러운 행위일 뿐입니다. 하나님 앞에 흐트러짐이 없는 예배, 하나님이 받으시기에 합당한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2. 코로나19에 대한 이해와 교회가 입은 피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염병은 심리학의 단계에서 시작해서 수학의 단계를 거쳐, 의학의 단계에서 극복된다고 합니다.

초기 전염병에 대한 정보가 없어 사람이 죽어 나갈 때 심리적으로 극심한 공포를 겪게 됩니다. 모든 생활이 정지되고 제한됩니다. 심리학의 단계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병에 대한 전염경로와 감염자에 대한 역학을 파악해 가며 심리학에서 수학의 단계로 넘어갑니다. 수학의 단계는 병에 대해 알게 된 의학 지식과 축적된 경험, 통계적 수치를 바탕으로 안전수칙을 만들고 이를 활용하여 제한된 생활을 회복해 갑니다.

마지막 의학의 단계는 백신과 치료약이 개발되거나, 일명 집단면역이 도달한 때입니다. 이미 일부 국가에서는 90%의 효과를 보이는 백신이 개발되어 의학의 단계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마스크의 효과와 의료진들의 헌신과 뛰어난 의학 수준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잘 대응해 왔습니다. 문제는 코로나19 대응방법을 지금처럼 계속 끌고 가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경제와 교육과 일상생활이 붕괴되고 교회 예배를 제한당하는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모든 경제가 얼어붙고 상인들이 문을 닫고 회사들이 줄줄이 인원을 감축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은 학생들의 학업 격차를 더 크게 벌려놓고 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는 국민을 우울과 고독감에 깊이 빠지게 하고 있습니다. 의료 현장의 전문가뿐 아니라 알만한 식자층은 현재 정부가 주도하는 감염병 대책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의학적 지식에 기초한 예방과 방역이 아니라, 공포 분위기를 이용한 초보적 대처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하여, 쳐다만 보거나 근처만 지나가도 감염이 되어 죽는 것으로 착각하는 착시현상에 빠지게 하고 있습니다.

내가 생활하는 집단의 사람들은 무균 상태이고 타인이 활동하는 영역에는 균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는 근거 없는 착각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페스트가 창궐하던 중세시대에 많은 사람이 마녀사냥으로 무고한 희생과 죽임을 당했습니다. 전형적인 심리학 단계의 현상입니다. 이런 무지한 일들이 현 시대에서 재현되어서는 안 됩니다.

1) 코로나19에 대한 분석

지난 10개월간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분석해 볼 때 한국은 수학의 단계에 진입해 있습니다. 이제는 10개월간 쌓인 코로나의 특성과 수학적 통계를 바탕으로 맞춤형 대응방법으로 수정해야 합니다.

2020년 11월 11일 현재 우리나라는 총 27,799명이 확진되었고 487명이 사망했습니다. 치명률은 1.75%(치명률=사망자 수/확진자 수 x100 )로 7월 말 2.11%에서 1.7%대로 떨어졌습니다.

확진된 사람의 치료률은 98.25%을 보이고 있습니다. 확진자 수는 20대(20-29세)가 5,357명으로 가장 많지만 사망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반면 80세 이상의 확진자는 1,212명이지만 사망자가 246명에 달해 20.3% 치명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체사망자의 50.31%입니다.

70대는 157명이 사망하여 전체 사망자의 32.24%를 차지하고 있으며, 치명률은 70대가 7.01%, 60대 1.27%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50대 이하의 확진자 수는 19,950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71.77%를 차지하지만 사망자 수는 28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치명률은 더 급격히 떨어져 50대 0.44%, 40대 0.11%, 30대 0.06%이고 29세 이하에서는 사망자가 전무합니다. 이 통계는 확진자만을 가지고 분석한 통계(확진자 치사율 Case fatality rate )이기에, 실제 무증상 감염자와 검사를 하지 않는 사람을 포함(감염자 치사율, Infection fatality rate)하면 치사률은 더 떨어질 것입니다.

2020년 11월 11일 현재 위중환자는 49명입니다. 이들을 담당할 감염병 전담병원은 871개 병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에 근거한 초보적 대응방법에서 벗어나 수학적 통계에 근거하여 중증환자 발생과 치료에 집중하는 방법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현재 무증상 감염자는 자신이 모르는 사이 회복되고 있고, 50대 이하에서는 가벼운 감기증세을 보이거나 심한 경우 수일 정도 독감증상을 호소하는 정도에서 회복되고 있습니다.

확진자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중증환자가 얼마나 되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정부는 전문가들의 의견과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나이에 맞춘 맞춤형 대응방법을 제시해야 합니다. 20대 이하에서 사망자가 없고 중증의 확진자가 거의 없기에, 학교 등교를 독감 유행 기준에 준해서 재개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합니다.

교회언론회 예배 포럼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맨 왼쪽이 이명진 소장. ⓒ이대웅 기자
2) 교회 예배를 제한하는 행정조치의 부당성

첫째, 행정명령의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미 10개월간 실생활 속의 경험을 토대로 볼 때 소위 3밀(밀폐, 밀집, 밀접)환경은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잦은 환기로 극복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직장과 관공서 등에서 다닥다닥 붙은 거리를 두고도 코로나 확진자가 많지 않은 것은 2미터 거리두기가 아닌 마스크 효과였습니다. 마스크 착용은 생명을 지키는 가장 안전한 보호 장구가 되었습니다.

5월 중순과 8월 중순의 확진자 증가는 정부가 시행한 공휴일 지정에 의한 유흥지 방문과 활동 증가에 따른 다중접촉에 의해 발생한 것입니다.

관공서와 직장에서 마스크를 쓰고 근무할 때, 교회도 마스크를 쓰고 예배를 드립니다. 관공서와 직장에서 주 5일 8시간동안 근무할 때 교회는 1주일 한 두 번 모여 1시간 남짓 예배를 드립니다.

상식적으로 어느 경우가 감염될 시간과 기회가 더 큰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예배를 왜 금지하는지 객관적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둘째, 행정명령의 공평성 문제입니다.

모든 법은 사회적 위치나 종교, 학력, 정파를 초월하여 공정하고 같은 적용을 해야 합니다. 외국의 경우 모든 단체와 행사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기독교만 콕 찍어서 적용하는 부당한 적용은 상상 할 수 없습니다. 동일한 안전수칙을 모든 단체에 똑같이 적용하는 것이 정의로운 것입니다.

국민의 평등권을 훼손하는 부당한 행정명령은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을 훼손하는 중대한 범법 행위입니다. 이제 근거가 부족한 방역지침이나 공평성이 결여된 행정명령 남발을 중단해야 합니다. 또한 교회와 교단은 정부에게 근거와 공평성이 결여된 예배제한 조치에 대해 엄중한 지적과 사과를 요구해야 합니다.

질병예방 방법도 인권 침해가 되지 않도록 선을 넘지 말아야 합니다. 질병 예방을 빌미로 정부가 함부로 개인정보를 다루고 있습니다. 윤리적으로나 법적으로 분명히 짚어야 할 부분입니다.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 통계와 과학에 근거한 접근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래야 숨을 쉬고 교육이 이루어지고, 예배를 드리고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습니다.

3. 교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1) 코로나19(COVID 19)의 실체는 신학과 신앙의 문제입니다

일부 크리스천 지도자는 코로나19(COVID19)의 원인이 문명의 발달만 추구한 교만한 인간들이 만든 인재(人災)라고 분석했습니다. 언뜻 들으면 맞는 말 같지만, 크리스천이 가져야 할 바른 인식은 아닙니다.

코로나19의 실체는 신학과 신앙의 문제입니다. 예배가 위협받는 극한 상황을 통해, 햇빛에 비친 먼지처럼 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무늬만 크리스천인지 드러나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2) 감독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공예배를 드리지 못할 때 발생하는 문제는 성도들의 경건이 무너진다는 점입니다. 비대면 예배를 드리는 접속자 수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예배를 시작할 때와 마칠 때 접촉자 수 변동을 보면 비대면 예배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나쁜 짐승들이 양떼를 해치려고 다가올 때, 선한 목자는 목숨을 걸고 양들을 지킵니다. 감독자(목사, 장로)들은 주님의 몸된 교회를 위해 세상 사람들의 눈치를 보거나 비난을 피하려고 비겁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됩니다.

감독자의 비굴한 모습에 보고 양들은 겁을 먹고 뿔뿔이 흩어져 버립니다. 흩어진 양들은 사나운 짐승의 먹이가 되고 맙니다. 감독자들의 신중하지 못한 결정은 성도들의 경건을 무너뜨리고 신앙의 싹을 죽여 버립니다.

3) 참여하는 예배를 드리려면 불편하고 귀찮더라도 교회 소독과 안전수칙을 잘 지켜야 합니다

그래야 저질 정치인들의 횡포를 막아낼 수 있습니다. 마음이 있으면 대안과 지혜를 주십니다. 예배 장소가 좁으면 안전거리를 지키기 위해, 한 번 드릴 예배를 인원을 나누어 두 번 드리면 됩니다.

예배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사태가 악화되어 관공서가 문을 닫고 대중교통 이용을 중단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예배를 지켜가야 합니다.

4) 경건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코로나는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신앙과 경건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코로나보다 더 두렵고 무서운 시험이 끊이지 않고 우리를 괴롭힐 것입니다. 참된 예배자로 서기 위해 믿음의 결기를 보여야 할 때입니다.

단 한 번의 예배를 드리더라도 생의 마지막 예배를 드린다는 마음으로,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하는 예배자가 되어야 합니다. 모든 신앙 공동체가 육체의 건강뿐 아니라 예배를 통해 영혼이 회복되길 기도합니다.

이명진
명이비인후과 원장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