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 통한 화해와 은혜의 프로토콜’ 거절
전통주의, 중도주의, 진보주의 모두 질책
UMC 탈퇴하고 교단 자산 권리 포기 대신,
2,500만 달러 받고 새로운 교단 창립 예정

미국연합감리교 총회
▲과거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열린 미국연합감리교 총회의 모습. ⓒ미국연합감리교

미국연합감리교(The United Methodist Church, UMC) 소속 아프리카 국가 출신 주교들 일부가 독자 노선을 택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뱁티스트프레스(Baptist Press)에 따르면, 최근 짐바브웨 에벤 니와티와(Eben Nhiwatiwa) 주교 등은 “아프리카 연합감리교의 미래는 우리가 선택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UMC 글로벌 사역 총회 선교 신학자인 데이비드 W. 스콧(David W. Scott) 박사는 아프리카 교회 지도자들의 새로운 입장이 종파 분열을 막으려는 UMC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박사는 “수십 년간 교단 내 전통주의적 입장을 가진 교회들은 보수적인 성 개념을 지지하는 아프리카 UMC와의 연합을 공고히 해왔다. 그러나 최근 10년 전부터, 미국 교단은 회원수가 감소한 반면 아프리카 교단은 더욱 성장하면서, 전통주의 연합 간에도 분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성명은 ‘분리를 통한 화해와 은혜의 프로토콜’이 제시한 선택을 거절한 것이며, 미국의 전통주의자, 중도주의자, 진보주의자 모두를 질책한 것”으로 해석했다.

또 “(아프리카) 주교들이 각자의 길을 정하겠다는 입장을 단언한 것”이라며 “교단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의미”라고도 했다.

스콧 박사는 “UMC의 현 상황은 미국의 전통주의자들과 중도주의자 및 진보 세력 간 양방향 갈등이 아니라, (소그룹의 다른 관점이 추가된) 3자 갈등으로 봐야 한다”고 정리했다.

한편 UMC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동성결혼과 동성애자의 성직 허용을 둘러싼 보수와 진보 세력 간 대립이 이어졌고, 2009년 우호적 결별을 위한 ‘화해와 은혜의 의정서’가 채택됐다.

이에 따르면, 보수 성향의 교회들은 UMC를 탈퇴하고 교단 자산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대신, 2,500만 달러를 받고 새로운 교단을 창립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보수 성향의 ‘웨슬리언 언약협회‘(Wesleyan Covenant Association, WCA)는 교단의 친동성애 세력과 공존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독립을 준비해 왔다.

그러나 계획안을 주도했던 시에라리온 감독 존 얌바수(John K. Yambasu) 주교가 지난 8월 16일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코로나로 총회마저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의정서는 1년 동안 유명무실해졌다.

스콧 박사는 이와 관련, “아프리카 연합감리교 지도자들은 성에 대한 입장 때문에라도 새로운 전통주의 교단에 가입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