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 관계” 못써
동성결혼 반대 입장 표현 못하도록 제한도
전통 결혼 찬성 userbox에 “동성애 혐오”

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가 플랫폼에서 동성결혼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현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위키피디아 공동설립자 래리 생어(Larry Sanger)가 사이트의 중립 정책이 죽었다고 비판한 지 몇 달 만에 나온 결정이다.

위키피디아에서 기사를 작성하고 편집하는 이들은 ‘userbox’에 더 이상 자신의 신앙과 관련된 프로필을 포함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이 사용자는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의 관계라고 믿습니다”라고 언급한 userbox를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브레이트바르트(Breitbart)는 “이번 결정은 최근 논의에서 주로 진보적인 편집자들이 ‘이 같은 입장은 차별적일 뿐 아니라 사이트의 정책에 반한다’고 주장한 후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애덤 쿠어든(Adam Cuerden) 편집자는 userbox에서 ‘혐오 또는 차별’ 콘텐츠를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인용, 한 개의 userbox가 ‘명백히 동성애 혐오적’이라며 이를 삭제하자고 제안했다. 곧 그는 전통적 결혼에 찬성하는 다른 사용자들의 userbox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연구소(The Christian Institute)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사이트 운영자 ‘애드 오리엔템’(Ad Orientem)이 사임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결정이 프로젝트의 중립성 약속과 분명히 모순된다고 지적하고, 전통적 결혼 지지자들을 향한 적대적 발언을 규탄했다.

그는 “그들은 다른 이들의 견해를 ‘수용할 수 있는 생각의 범위에서 벗어난 것’으로 비난하는 추한 경향을 보이며, 전 세계 대다수의 사람들과 세계 주요 종교인들이 지닌 견해도 개의치 않는다”고 비판했다.

지난 5월, 위키피디아 공동창업자 생어는 이 사이트의 ‘NPOV’, 즉 중립적인 관점이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위키피디아의 원래 정책은 잊힌 지 오래됐고, 위키피디아는 더 이상 효율적인 중립 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다시 쓰인 정책은 있으나 ‘언론인들은 소위 ‘허위 균형’을 피해야 한다’는, 완전히 사라진 유언비어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위 균형’을 피해야 한다는 생각은 원래의 중립 정책과 정면으로 모순된다”고 밝혔다.

생어는 이에 대한 예시로 위키피디아에 나타난 예수 관련 내용을 언급하며, “역사적 예수에 대한 탐구가 복음서의 역사적 신뢰성과 성경에 묘사된 예수가 역사적 예수를 얼마나 가깝게 드러내고 있는지에 관해 큰 불확실성을 낳았다고 다시 한 번 주장할 뿐”이라고 했다.

그는 “(위키피디아의) 다른 곳에서는 ‘복음서가 예수님의 삶에 대한 독립적이거나 일관된 기록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독교인이 복음서의 역사적 신뢰성을 믿는다는 점에서 중립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글이 귀속이나 자격 요건 없이 단순히 ‘이것은 중요한 불확실성의 문제’라고 주장한다면 이는 편향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른 측면에서 이 내용은 예수에 대한 ‘자유로운’ 학문적 논의로 묘사될 수 있는데, 특히 다양한 어려움과 논쟁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그 문제들의 전통적·정통적 견해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다”면서 “그래서 ‘학술’일 수 있지만, 우리가 위키피디아에서 정의한 본래 의미에서의 학술은 아니며, 중립적인 것도 아니”라고 했다.